8·15 통일대축전 뒤끝이 좋지 않다.
참가자 체포·연행 문제로 관련 재야단체들의 농성이 계속되고 각종 성명서와 공개서한이 이어지면서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북간의 화합이라는 대축전의 취지는 간데 없고 남한내 정부와 민간 또는 재야간의 극심한 대립과 충돌만 남겨진 느낌이다.
농성자나 성명발표자들의 주장은 국가보안법 철폐와 구속자 석방 및 민간 통일운동 탄압 중지로 요약된다.
이런 시끄러운 형국만 놓고 보면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해결의 실마리는 있는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통일대축전을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원천봉쇄한데 이어 관련자들을 구속한 정부의 처사가 잘못됐다거나 이적단체로 규정된 단체들이 대회를 개최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식의 쾌도난마식 판가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사법당국의 판단을 근거로 ‘이적단체’들의 행동을 막았고 재야 단체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와 양심에 따른 통일운동을 실천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상의 근원을 되짚어 보면 난국을 초래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
그것은 다름아닌 범민련과 한총련이 존재한다는 것과 구 정권이 대선을 몇 개월 앞둔 지난 97년 6월 국보법에 근거한 이적(利敵) 규정으로 이들의 존재를 부인한 것이다.
체포와 구금, 연행 등 당국의 줄기찬 ‘법집행’ 에도 불구하고 범민련과 한총련이 계속 존재하는 이유가 이들의 분별력 부족이나 북한의 사주 때문인지 다시 한 번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또 남북한 당국자들이 때로 만면의 희색을 띠며 손을 잡고 얼싸 안는 상황에서 일부 통일운동 단체들만 북한을 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변할 수 있는지 심사숙고해볼 일이다.
정치권에서조차 국가보안법 개정 논의가 한창인 상황이다. [ 강진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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