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조폐공사 파업유도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김태식) 기관보고에서는 당시 기획예산위(현 기획예산처)가 조기통폐합을 주도하면서 사실상 파업유도에 간여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자민련 조영재 의원은 “기획예산위가 지난해 7월과 9월 조폐공사에 공문을 보내 사실상 옥천조폐창의 조기 통폐합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당시 기획예산위 박종구 공공관리단장 명의의 공문을 제시하면서 “7월 5일자 공문에서 ’99년말까지 집행간부(옥천조폐창장) 1명을 감축하고 2000년까지 465명을 감축’토록 권고한 뒤 같은해 9월26일자 공문에서는 2000년까지 7월보다 인원이 늘어난 928명을 감축토록 최종 지시함으로써 사실상 올해까지 조폐창 통폐합을 앞당기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재천 의원도 강희복 전 조폐공사 사장의 출장명령서를 근거로 “2차 공기업민영화 및 경영혁신계획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해 8월20일을 전후로 강 전사장이 기획예산위를 직접 방문하는 등 기획예산위가 파업유도 개입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은 “옥천창과 경산창의 조기통합 추진계획은 조폐공사 경영진의 자체 판단에 의해 지난해 10월2일 발표됐고, 우리는 같은 달 5∼8일경 사후 인지했다”며 조기통폐합과 기획예산위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민련 이건개 의원은 “공기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는 기획예산위가 조폐창 조기통폐합 발표를 사후에 인지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따졌다.

특히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지난해 11월 열린 공기업구조조정점검 2차 회의에 이례적으로 김태동 당시 정책기획수석과 현정택 당시 기획조정비서관 등이 참석했다”며 “이는 가장 강성노조라고 인식돼 오던 조폐공사 노조를 본보기로 와해시키려는 대통령의 최종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청와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또한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15일 진념 장관이 강희복 사장을 만나 ‘계획대로 밀어부쳐’라고 말한 점 △올 6.25 노정합의에서 ‘임 단협이 구조조정 우선한다’고 합의했음에도 불구, 7월7일 구조조정을 당초 방침대로 추진하라고 지시내린 점 △초법적 에산지침으로 임단협을 초토화하고 노동법을 무시한 점 등 기획예산위의 파업유도 개입 5가지 의혹을 제 기했다.

* 진념 장관 증인 채택 실랑이

이와 함께 의원들은 법적 근거가 없는 임의기구인 공안사범합동수사본부(공안합수부)에 기획예산위 관계자가 참여한 사실을 제기하면서 파업유도 공작에 개입한 증거 아니냐며 추궁했다. 한나라당 김재천 의원은 “지난해 9월18일 조폐공사 직장폐쇄 기간 중 대검찰청 공안기획관실에서 열렸던 ‘공안사범 합동수사본부 실무협의회’에 기획예산위 대표로 박개성 팀장이 참석 한 것으로도 기획예산위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의혹이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은 “기획예산위가 마련한 옥천창과 경산창의 통합안 은 파업을 유도할 목적이 전혀없이 마련한 것이 인정된다”며 조기통폐합을 파업유도와 연결시키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면서도 “기획예산위가 법적 근거가 없는 공안합수부에 참여하게 된 경위가 뭐냐”고 파업관련성 여부를 물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기업 구조조정 총책임자인 진념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박광태 의원 등 국민회의 의원들은 “이미 채택된 증인만으로도 입증해야 할 의혹들이 많다”며 맞섰다.

* ‘조폐공 공격적 직장폐쇄 면죄부 부여’ 노동부 책임론 거론

이어 진행된 노동부에 보고에서 의원들은 지난해 9월1∼4일간 노조의 시한부 파업에 맞서 공사가 9월3∼23일까지 장기간 직장폐쇄를 했음에도 노동부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며 추궁했다.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노동부는 ‘노조가 쟁의행위를 하기 전에 실시된 직장폐쇄만 처벌가능하다’며 사실상 공격적 직장폐쇄에 면죄부를 줬다”고 따졌고,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은 ‘공격적 직장폐쇄’를 중단시킬 수 있는 관련법 보완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상룡 노동부장관은 보고에서 “공사측에 대해서는 직장폐쇄 조치가 해제돼야 함을 설득하고 노조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조업복귀 의사표명 등 직장폐쇄 해제 분위기 조성에 협조를 요청해 9월23일 직장폐쇄가 해제됐다”며 행정지도 과정을 설명했다.

한편 특위는 24일 조폐공사와 경찰청, 25일 검찰청을 상대로 기관보고를 들은 뒤 26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청문회를 열고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 진형구 당시 대검공안부장, 강희복 전 조폐공사 사장 등 증인 27명과 참고인 13명을 상대로 신문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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