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학살로 15만 명 난민 발생
리차드 로이드/데이비드 어스본 인디펜던트 9/7
인도네시아 군이 무장시키고 명령하는 민병대가 동티모르 지역에서 폭력을 행사하며 활개를 치면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학살되고 15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와 같은 폭력의 악화로 인해 유엔에서는 보기 드문 신속한 반응이 보여지고 있다. 어제 밤 뉴욕에서 열린 긴급회담 이후 유엔 안보리는, 회원국들로 구성된 긴급파견단을 자카르타와 (가능하다면)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로 파견하여 인도네시아 정부가 질서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5개 국가 정도가 오늘 밤 자카르타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설에 의하면 영국 대사 제레미 그린스톡경이 “파견가능”하다고 하지만 그가 가게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은 동티모르인들이 자신들이 표를 던진 결과가 이행되는 것을 보도록 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지지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유엔의 역사를 볼 때 안보리가 문제발생 지역에 긴급하게 개입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지난 10년 간 이러한 일은 단 두 번 이루어졌는데 한번은 1993년 보스니아였고 다른 한번은 1994년 앙골라 사태였다.
이러한 결정은 딜리의 상황이 시급해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인권그룹들의 보고에 의하면 딜리에서는 민병대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동티모르 독립을 지지하고 있다고 추정되는 사람들을 끌어내어 그 중 77명을 살해했다고 한다. 어제 밤에는 자동화기와 수류탄을 보유한 민병대원들이 노벨상 수상자인 카를로스 벨로 주교의 가택(여기에는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인 3천 명의 난민이 피신해 있었다)을 습격하였다.
자카르타 주재 포르투갈 외교관인 아나 고메스는 포르투갈 라디오와의 회견을 통해 “(인도네시아) 군이 조종하는 대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널려있다”고 주장하였다. “어림잡아 1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어제 밤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은 유엔 직원과 오스트레일리아인들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엔 관료들은 총성이 울리면서 포위되었던 유엔 본부를 폐쇄할 것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본부 시설 바깥에서 수류탄이 폭발하자 직원들은 책상 밑으로 피신한 바 있다.
유엔 인권담당 직원들에 따르면 15만 명의 동티모르인들이 학교, 교회, 공공건물 등으로 피신한 것으로 보이며 딜리에서만 이 숫자가 2만 5천명에 이른다고 한다. 천 5백 명 정도의 여성과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피신해있던 학교에서 총성이 울린 후 유엔의 보호를 요청하였다.
어제는 백 명 이상의 언론인과 선거참관인들이 전세기를 통해 딜리를 탈출했으며 그 중 20명은 경찰측이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없음을 알게 된 후 유엔 건물로 합류하였다.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은 “너무나도 놀랍고 당황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자국 보안군으로 질서회복을 유지할 수 없다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제사회의 지원을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병대의 습격과 인도네시아 군경의 방관 이외에도 사람들이 숨을 곳을 찾아 떠나면서 딜리는 사막과 같이 되어버렸다. 도시 어느 곳에서나 불타는 건물에서 나오는 연기가 보이며 전소된 한 교회에서는 여덟 구의 시체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수아이에 소재한 유엔 사무소는 폭도들이 가택을 불지르고 적어도 두 명의 시민을 밀림용 칼로 살해한 이후 폐쇄되었다. 여기에 근무하는 55명의 직원이 앞다퉈 헬리콥터에 오르는 과정에서 민병대의 발포가 있기도 하였다. 유엔 관료들은 2천 4백 명의 난민이 피신해있는 이 지역 교회에서 또다른 대학살이 있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였다. 군사령관인 위란토 장군과 알리 알라타스 외무장관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정부측 인사들이 딜리를 잠시 방문한 후에는 절망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알라타스는 유엔 관료들이 78.5%가 독립에 찬성한 지난 월요일의 투표를 조작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는 또한 유엔이 독립파 게릴라부대인 팔란틸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위란토 장군은 벨로 주교와의 회담에서 자신은 민병대측에 공격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미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하였다. 중재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9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바 있는 벨로 주교는 자신의 가택에 대한 공격 이전에도 이미 절망상태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마지막 남은 희망 중 하나는 팔란틸의 지도자인 구스마오를 즉시 석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동티모르에서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현재 자카르타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있지만 인도네시아 당국은 수일 내로 이를 해제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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