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운다면 우리는 반드시 살 수 있을 것이다”, “최후
의 혈전을 맞이하기 위한 비장한 각오로 마음의 준비를 합시다” 등의 슬로건이
현장을 몰아치고 있다. 대우자동차판매노동조합(대우자판)의 상경총파업을 위한
결의가 그것이다.
대우자판은 전국에서 부당노동행위가 가장 많은 사업장 중의 하나로 악명이
높다. 학생 운동권을 노무관계자로 영입해서 노동현장을 타격한다는 김우중 회
장의 공세적 맞불작전은 그동안 약발이 먹혔다. 이윽고 사측은 경영상 이유로
노동조합을 철저하게 파괴하기로 작정을 했다. ▲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1,029
명에 대한 무급휴직(돈 안 드는 정리해고) 강행 ▲ 연봉제로 가기 위한 임금체
계변경 ▲ 1인당 년간 400만 원의 복리후생 비용 삭감 등 눈뜨고 목 베어가겠다
는 안을 제출한 것이다.
노조는 이에 맞서 3차례에 걸친 단계적 하루 파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사측은
현대자동차 사태를 통해 힘으로 밀어붙이면 이긴다는 것을 배웠다. 15일 노동법
에서도 금지하고 있는 공격적 직장폐쇄 조치를 취한 것이다.
21일 노조는 ‘상경총파업’이라는 최후의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처
자식이 울고 있다’로 시작하는 노조 유인물에서 알 수 있듯 조합원들의 위기의
식과 분노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원했다. 그러자 사측은 돌연 전향적인
태도의 변화를 보였다. ‘무급휴직, 파견발령, 직장폐쇄’ 등을 철회한 것이다.
이에 노조는 일단 상경총파업을 유보하였다.
그러나 대립의 쟁점은 선명하다. ‘임금삭감과 능력급으로의 전환, 복지후생비
삭감, 해고자 복직’ 등 결코 타협할 수 없는 현안문제는 첩첩산중이다. 사측은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이라는 양날의 칼 중 정리해고를 뒤로 미룬 채 우선 임금삭
감을 통한 현장 제압에 들어가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21일 “무급휴직 등이 철회되기는 했으나 이제 원점에서 출발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게 확신하
고 있다. 투쟁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아무 것도 쟁취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사측도 이 점을 똑똑히 확신한다. 22일 금속산업연맹 사무실 앞에서 사측의 노
무관리자들이 항의방문 투쟁을 계획했던 전대미문의 집회신고서처럼. <노동네트
워크 주간뉴스, 9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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