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출범한다던 노사정위원회의 본질이 스스로 폭
로되고 있다. 지난 2월 합의한 90개 합의사항 중 추진 주체가 ‘기업’인 16개 항
목이 전혀 이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행토록 강제할 힘도 없다는 게 바로 그
것.
기업이 이행해야 할 합의사항은 재벌개혁과 물가안정, 직업훈련 확충, 고용안
정 노력, 임금 안정 등 노동자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이지만, 노사정위
최영기 수석간사위원은 “이행이 기업자율에 맡겨진 만큼 이를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다”며 여론의 힘에 호소해 볼 수밖에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2월 노사정위에서 정리해고 도입 부분은 그대로 반영되었는데 이와 관련해 노
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할 수 있는 차원은 없다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 앞서 합의
사항은 노사정간 신뢰의 문제라고 호들갑을 떨던 정부의 이른바 ‘중립자적 역
할’이란 실제로 자본의 노동 유연화를 촉진하기 위한 철저한 대변자였음을 시인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으로 노사정위는 ‘조삼모사 위원회’에서 ‘오리발
위원회’로 본색을 드러내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강제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실행하지 않을 경우 상호
불신만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노사정위 운영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결국 ‘노’동자는 다 죽이고, ‘사’장만 살리고, ‘정’부는 모른
체 하는 노사정위원회를 노동자들은 이제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노동네트워크
주간뉴스, 98/10/24>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