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의 전산분야 자회사인 조흥시스템은 98년 7월 25일 회사 폐업소식을

접하고 7월 31일 회사가 전격 폐업되면서 노동자 전원이 해고된 상황이다.

조흥은행의 내부 전산망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 업무로 조흥은행이 100% 출자

해 90년 설립된 조흥시스템은 그동안 조흥은행의 하청만을 받아서 안정적으로

꾸려온 회사였다.

그러나 97년 금융감독위원회의 외자유치, 타 은행 인수합병, 경영진 교체, 인

원 축소 등의 경영개선 권고를 받은 후 7개의 자회사 중 조흥은행이 100% 출자

하여 마음대로 자를 수 있는 2개의 자회사를 아무 원칙 없이 폐업시킨 것이다.

현재 조흥은행은 현대종금, 강원은행과 합병하기로 한 상태이다.

서인형 노조 위원장은 41명밖에 안되는 조합원이지만 투쟁의 대오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담담하게 말하였다.

서 위원장은 “조흥시스템의 폐업 책임은 전적으로 조흥은행에 있으며 조흥은

행의 부실을 만만한 자회사에 돌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조흥시스템은

조흥은행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다. 모든 경영진의 인사는 조흥은

행이 하였고, 업무도 100% 조흥은행의 업무만을 봐왔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합원들은 “상황이 좋을 때는 갖은 전횡을 일삼더니 상황이 안좋

아지니까 헌신짝처럼 노동자를 버리는 사태를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하고 있

다.

더군다나 설립 후 폐업때까지 임금체불 한 번 없었고 발표 전날에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이런 폐업이 있을 수 있느냐며 되묻기도 하였다. 즉 협상도 한 번

못해보고 자구노력도 없는 말도 안되는 폐업이라는 것이다.

현재 노조는 퇴직금을 받고 정리하라는 조흥은행의 제안을 거절한 상태이다.

서 위원장은 이에 대하여 “우리는 거지도 아니고 강도도 아니다. 노동을 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고 싶을 뿐이다.”라는 노동자다운 말을 하였다.

물론 싸움이 버겁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상황이 길어지면서 조합원 모두가 생

활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상대할 회사가 없어진 상태에서 조흥은행과의 싸움도

만만치는 않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폐업전 조흥은행이 약속한 ‘조흥은행 전산시

스템만 개발해 주면 자구적인 경영을 보장해주겠다’는 약속에 희망을 걸고 있

다. 물론 은행측은 과거는 묻지 말라며 회피하고 있지만….

노조의 현재 계획은 조합원들이 출자하여 자주관리 회사를 세운 후, 그 회사

에 5년 동안만 조흥은행이 폐업 전처럼 수주를 달라는 것이다. 자구노력으로 회

사를 안정화시키겠다는 그 바램이 99년에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조

흥시스템의 노동자는 오늘도 묵묵히 싸워나가고 있다.

〈노동네트워크 주간뉴스, 9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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