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기의 노동운동은 미타결 쟁점사항이었던 노동자의 ‘경영참가’ 또는 ‘종업

원 지주제’를 실현시키기도 한다. 대신산업, 백상타올, 범아상사, 대덕정밀 등

은 노동자들이 기업인수를, 대흥기계 등은 경영참가를 하고 있다.

노동자 기업인수는 파산지경에 몰렸거나 과도한 차입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기

업을 종업원들이 인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회사의 다수 지분을 확보하는

것으로, 인수재원은 퇴직연금에다 노동자 스스로 임금삭감을 통해 마련한다.

가령 삼성과 현대중공업에 중장비 부품을 제작, 납품하고 있는 경남 김해의 T

사 직원 39명은 서로를 ‘사장님’으로 부른다. “직원 모두가 사장의 입장에서 일

을 하다보니 즐거움 속에 생산성도 높은 것 같다”고 말하는 이러한 사업장은 전

국에 줄잡아 70여 곳.

생산현장의 민주화, 숙련 지향의 노동화로 생산성을 최대로 끌어 올려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이러한 모습에 대해 노동자기업인수지원센터의 김성

오 대표는 “근로자들이 생계유지 차원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하는 데다 기

존 경영자보다 현장을 더 잘 알아 문제해결을 쉽게 할 수 있어 성공하는 것 같

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노동자의 자본가화, 이것이 바람직한 노동의 인간화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노동조합이 단결력과 주도력으로 착취율을 상승시킬 수는 있어도 이윤은 순수하

게 분배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 은행 등 금융자본이 큰 지분을 갖고 있는

한편 경쟁을 위한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황이 심화되어 갈수록 이러한

문제해결 방식은 더 큰 시련을 받게 될 것이다.

<노동네트워크 주간뉴스, 9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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