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9일 대통령 직속 여성특위는 올 하반기 대졸 여성의 취업 경쟁률을

7.6대 1로 전망했다. 구직자는 총 15만 명인데 일자리는 1만7천5백군데. 그러나

여성특위는 여대생의 취업준비가 빈약하다며 ‘준비된’ 졸업의 필요성을 강조하

는 데 그쳤다. 더 심각한 것은 김태홍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의 발언에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98년과 2000년에 졸업하는 여성 대졸인력의 거의 대부

분은 비경제활동 상태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그것이다.

또한 취업인구 중 여성가구주는 대략 1백만 명으로써 이들 중 실직한 여성가

장의 처지는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에 따르면, 이들은

“당장 끼니걱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몸이 아파도 돈이 없어 그냥 참

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30대 이상 연령층인 이들의 재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이다.”

이에 6월 19일 발족된 여성실업대책본부는 “정부는 여성실업에 대한 어떠한

정책도 내놓고 있지 못하다”며 “여성노동자 대다수가 실직 상태라는 심각성을

되새겨 정부에 여성실업정책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리해고의 1순위가 여성인 이 시대! 여성이 있어야 할 곳은 ‘부엌, 아이, 교

회’ 등 3C라고 선전하는 성별분업 이데올로기 속에서 위기의 경제는 위기의 가

정을 부른다. 가장 심각한 피해자가 여성인 것은 당연. 그러나 여성 실업자 대

책은 존재하는가? 그리고 여성 실업자 운동은 존재하는가?

최초의 여성 실업자 운동은 ‘여성 실업자 구직등록 운동’이다. 여성 실업자의

규모를 전체적으로 보여주면서 정부를 압력, 여성 실업자 스스로 자신의 주체성

을 지속적으로 추구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게 취지이다.

지금의 여성 실업자 운동은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실행하는 ‘실직여성 겨울나

기’로 좁혀진다. 이 사업은 부양가족이 있는 실직여성가장 1만 명에게 매달 14

만원(68kg 쌀값 또는 석유 한 드럼)에 해당하는 쿠폰을 지원하는 형태이다. 최

악의 빈곤에 처해 있는 여성 실업자의 굶주림에 대한 사회부조활동인 것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여성 실업자 721명을 통해 공공취업알선기관 실태를 조

사한 결과 구직등록을 한 후 한 번도 구인연결을 받지 못했다고 대답한 응답자

는 54.6%에 달했다. 연락이 없던 이유는 일자리가 없거나 기혼이기 때문인 것으

로 드러났다. 또 구인연락이 온 회사도 임금이 너무 낮거나 장시간 노동으로 인

해 기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하여 구직등록을 한 후 3개월이 지난 여성 실업자들은 절반 이상이 취

업 불가능으로 인해 재등록을 안한 것으로 응답했다. 이것이 여성 실업자가 처

한 현실이다. 그럼, 여성 실업자들은 무엇을 먹고살라는 말인가?

불행하게도 여성단체들을 믿기에는 그들은 너무 무능력하다. 여성 실업자 운

동을 여성운동으로 국한하는 운동형태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여성과 남성의

통일된 실업자 운동이 그래서 더욱 절실하다.

<노동네트워크 주간뉴스, 9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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