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 대구에서 6~8일 21세기 민주적 세계경제질서를 모색하는 ‘대구라운드 세계대회’(www.taeguround.org)가 열린다.
경북대와 대구은행 연수원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주최쪽인 ‘대구라운드 한국위원회’(위원장 김영호 경북대 교수)가 강조하고 있듯이 △세계외채 해결 △투기자본 규제 △세계경제정의 구현 등을 추구하는 국제시민운동의 하나다. 이를 위해 대회는 민주적 국제금융질서를 모색하는 대표적 국제연대운동인 ‘주빌리2000’(외채탕감국제운동)과 ‘아탁’(금융거래과세연합) 등의 성과와 한계를 검토한 뒤, 대회 마지막 날인 8일 2000년 운동목표가 담긴 ‘시민행동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빌리2000’(www.jubilee2000uk.org)은 ‘제3세계 채무국의 상환불가능한 부채를,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2000년까지 완전탕감하자’는 운동. 지난 6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G-8(서방 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재무장관) 회담에서 700억 달러의 외채탕감 결정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번 대구대회에서는 남·북반구 국가 시민단체들의 연대에 기반을 두고 펼쳐진 이 운동에 비판이 가해질 전망이다. 패트릭 본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위츠대 교수는 미리 보낸 발제문에서 G-8회담이 제3세계 외채탕감의 조건으로 혹독한 미국식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내세운 점을 문제삼고 “지금까지의 주빌리2000운동은 깨졌다”며 “남남연대를 새로 구축해 외채문제 해결의 활로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언론매체와 노동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아탁’(www.Attac.org)은, 노벨 경제학상(81년)을 받은 제임스 토빈 미국 예일대 교수가 제안한 ‘토빈세’(외환 시장의 모든 거래에 0.1% 안팎의 세금을 매기자는 것)를 통해 시장안정과 동시에 제3세계의 빈곤 탈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자는 운동이다. 대회 개막일인 6일 제안자인 토빈 교수의 메시지가 발표될 예정이고, ‘아탁’을 주도하고 있는 이그나치오 라모네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 사장이 8일 폐회연설을 하게 된다.
유엔 비정부기구 담당 해미시 젠킨스는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국제금융체제를 민주화해 민중지향적인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관점이 아니라 인권 차원에서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체제의 재편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밤 열릴 ‘금융노동자의 밤’ 행사에서는 전국금융노련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 제소’건과 관련해 국제연대 방안이 모색될 예정이다.
대회에는 이밖에 말레이시아의 마틴 코어 제3세계 네트워크 의장과 일본 최대 시민단체 PARC의 기타자와 요코 회장, 프랑스 경제학회장인 드 베르니스, 국립필리핀대학의 월든 벨로 등 세계의 석학과 운동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대회 첫날인 6일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메시지도 발표된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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