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늄 수송선박 둘러싼 스캔들

「주간녹색좌파」 9/29 짐 그린

영국핵연료주식회사가 올해 말 일본으로의 선박수송을 계획하고 있는 핵연료에 관한 안전조항을 어김으로써 스캔들이 일어나고 있다.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가 폭로한 바에 따르면, 영국핵연료주식회사(BNFL, 이하 BNFL)는 우라늄/플루토늄 혼합 산화 연료(MOX; 우라늄보다 훨씬 위험한 물질이다, 이하 MOX)에 대한 11차례의 실험과 관련된 기록이 왜곡되었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나중에 BNFL사는 자사 직원들이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점검을 하지 않는 대신 이전 샘플에서 데이터를 이용한 사례가 적어도 두 배나 된다고 밝혔다. BNFL사는 세 명의 직원을 정직조치했다.

BNFL사로서는 곤란한 시기에 이와 같은 스캔들이 터진 셈이다. MOX를 수송하는 두 척의 선박이 이제 막 유럽에서 일본으로의 두 달 간의 여행을 마쳤기 때문이다. 이 MOX 중 일부는 BNFL사의 셀라필드 공장에서 생산되었고 나머지는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생산되었다.

일본의 경우, MOX의 최초 선적시에 철저한 점검이 요구된다. 지난 9월 15일 후쿠이현의 핵안전 관련 관료인 후쿠이 심분은 최초 선적분에 대한 검사가 “일본에서 수행될 수 없기 때문에 선박들이 핵연료를 유럽으로 되싣고 가도록 요구하는 게 필요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였다.

일본의 통상장관과 안전당국은 MOX의 사용을 허용하기 전에 최초 선적분의 품질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였다.

영국과 일본 정부의 관료 및 핵연료 기업들의 대표자들은 결국 MOX의 최초 1회분의 사용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긴장 기류가 흐르고 있다. BNFL사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간사이전력(KEPC)은 영국으로 조사관을 보내 셀라필드의 품질관리에 관한 독자적인 조사에 착수하였다. 영국핵시설조사원(BNII) 또한 이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다.

BNFL사는 셀라필드에서 “시연(demonstration)” MOX 생산공장을 가동중이다. 회사측은 MOX 생산능력을 연간 120톤 수준으로 확대함으로써 현재의 전세계 생산능력을 상당 수준으로 증가시키고자 하고 있다. 금번 스캔들이 BNFL사의 확장계획을 위험에 빠트릴지는 불분명하지만, 토니 블레어의 영국 정부는 핵산업에 대한 믿음직하고 무비판적인 지지자이다.

프랑스의 핵산업 또한 MOX의 사용을 확대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환경장관이자 녹색당 당수인 도미니끄 부와네는 지난 해 네 곳의 원자로에서

MOX 사용을 허가하는 두 개의 법령에 서명한 바 있다.

BNFL사의 스캔들은 작년 일본에서 벌어진 유사한 사건과 닮은꼴이다. 작년 12월 일본의 한 핵기술 관련 기업은 소모된 원자로 연료와 MOX 등 핵물질을 수송하는 데 필요한 박스를 확보하기 위해 BNFL에 공급되는 물질의 안전성에 관한 데이터를 왜곡했음을 인정하였다. 네 개의 핵시설 기업은 안전성에 관한 조사가 있을 때까지 박스의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적 항의

최초 1회분의 MOX를 운반하는 두 척의 선박 중 하나는 9월 22일에 일본에 도착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일군의 시위대가 이를 환영하기 위해 모여들었지만 선박은 기상조건이 나빠 정박하지 못했다.

이들 플루토늄 선박은 안전 문제와 선박이 통과하는 국가들에 대한 일차 경고 누락, 국제적 책임 분담의 부적절성 등을 둘러싸고 국제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본, 프랑스, 영국 정부에 이의를 제기한 나라들로는 아일랜드, 남아공, 뉴질랜드, 모리셔스, 피지, 남태평양제국회의, 남한, 카리비아국가연합 등이 있다.

한국에서 제기된 대중적인 반대 때문에 MOX를 실은 선박 중 한 척이 대한해협을 통과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카리비아 국가들의 지속적인 이의제기는 파나마운하로 MOX 선박이 통과하는 것을 막았다.

일본으로의 첫 번째 선적에는 60여기의 핵무기를 만드는 데 충분한 플루토늄이 담겨있었고 국제적인 반대가 이 교역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몇 년간 이의 수십 배에 달하는 추가 수송이 이루어질 계획이다.

그린피스가 입수한 기밀 문서들을 보면 1990년대 초반 이래 미국 정부가 도쿄 주재 대사관을 통해 일본의 플루토늄 계획이 동북아 지역의 핵무기 확산 위험을 증대시킨다는 경고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1993년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워렌 크리스토퍼에게 보내진 주일 미대사관 관리의 전보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자신 대규모적인 플루토늄 재활용 프로그램에 착수할 경우 일본은 남한을 비롯한 나라들이 재가공 프로그램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까? 일본이 엄청난 플루토늄과 최첨단 로켓 기술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이 지역의 불안이 커지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문제제기는 반핵 환경운동가들이 수년간 제기해왔지만 무시되거나 왜곡되기만 했을 뿐이다.

미대사관 관리들은 또한 일본의 플루토늄 프로그램의 경제 논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이는 일차적으로 군사적 열망에 의한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이러한 추측은 일본 고위 정치가들이 핵무기 계획을 주창함으로써 그 근거가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핵탄두 로비에는 중요한 정치적 장애물들이 존재한다. 정치, 군사 엘리트층 내부의 다수 의견은 일본이 현재 두 세계 모두에서 최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몇 달, 심지어 몇 주 안에 핵무기를 제조, 인도할 수 있을 만큼의 전문가와 장비, 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고 정직하게 주장할 수 있다.

일본 정부의 한 고위 핵관련 고문은 8월 12일자 [주간 핵공학(Nucleonics Week)]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은 “실질적인 핵무기 보유 국가”라고 말하였다.(시드니의 핵연구 원자로를 교체하려는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의 계획 이면에는 이와 유사한 논리가 숨어 있다.)

지난 수십년간 서구 정부들은 플루토늄 입수나 이미 사용한 연료로부터 플루토늄을 분리해내는 기술의 개발과 관련된 핵 프로그램을 추진하려는 남한과 북한의 노력에 대해 격렬하게 반대해왔다.

그러나 유럽에서의 수요 붕괴로 위협받고 있는 플루토늄 산업은 남한 당국이 직접적인 핵무기 물질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하는 서구의 오랜 정책을 무시한채 남한과의 계약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북한의 핵 계획과 중국과 타이완 사이의 긴장 등을 고려하면 동북아시아가 다음 세기에 뜨거운 핵 위험 지역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플루토늄 분말통이 이미 동북아시아 지역에 쌓여가고 있다. 클린턴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선별적 핵확산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지옥 같은 광경이 펼쳐질 게 틀림없다. 소위 평화적인 목적이 무엇이건간에 어떤 나라도 플루토늄을 사용해선 안된다. 일본은 아시아에서의 핵 대결로 가고 있는 작금의 경향을 종식시키고 자신의 부당하고도 위험한 플루토늄 프로그램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숀 버니는 주장하였다.

플루토늄 거래에 관계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종종 MOX에 함유된 것과 같은 “원자로 수준의” 플루토늄은 핵무기에 사용될 수 없다는 거짓말을 퍼뜨리곤 한다. 이는 원자로 수준의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실험들이 성공한 사실과는 모순된다. 무기 생산에 원자로 수준의 플루토늄을 이용하는 능력은 오스트레일리아 안전청(ASO)과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 미국 동력자원부가 이미 인정한 바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공모

오스트레일리아의 정부들은 과거에나 현재에나 플루토늄 거래의 공모자였다. 하워드 정부는 MOX 연료물질로 가공되어 일본으로 수송된 플루토늄의 일부가 오스트레일리아산 우라늄의 일본 원자로에서의 방사에 의해 생산되었음을 이미 인정한 바 있다. 자유당과 노동당 정부들은 유럽, 일본과의 오스트레일리아산 플루토늄의 거래를 승인해왔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의 공모는 정부가 우라늄 광산 기업들에 영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작년에 외무부가 정부의 플루토늄 이전 승인의 확장을 발표함으로써 암시되었다. “유럽연합은 오스트레일리아산 우라늄을 구매하는 나라들을 위한 핵연료 서비스의 주요 공급자이며 일본은 우리나라 우라늄 수출의 핵심시장이다.”

오스트레일리아 핵과학기술기구(ANSTO)는 미국과 영국으로 선적하기를 원하는 핵폐기물 비축량을 갖고 있다. 1993년 남태평양제국회의 오스트레일리아 대표단에서 유출된 한 메모는 정부가 핵폐기물을 수출하려는 계획 아래 이 지역을 통한 핵 수송을 묵인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하워드 정부는 국내 핵관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플루토늄 거래의 위험을 눈감고 있다. 정부는 원자로 수준의 플루토늄는 핵무기에 이용될 수 없다는 허구만을 앵무새처럼 되뇌인다. 정부는 또한 플루토늄 거래의 안전성과 관련된 위험을 경시하고 있으며 안전 점검을 누락시키고 작년에는 일본에서 올해는 영국에서 기록을 왜곡했음에도 앞으로도 자신의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진 맥솔리는 [연쇄반응(Chain Reaction)] 1996년 7월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핵산업에서 오스트레일리아가 차지하는 역할이 이 나라의 국제적 지위를 향상시킨다고 생각할 만큼 순진하고 냉소적이며 무지한 이들이 존재한다. 이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 이 나라는 핵무기 보유국가들, 그리고 지구를 오염시키는 나라들과 나란한 위치에 있는 것이며 범죄적 행위를 돕고 부추긴 혐의로 고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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