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체트] 피노체트 인도 결정 환호·눈물 엇갈려

8일 영국 법원에 의해 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스페인 송환 결정이 내려지자 영국과 칠레, 스페인에서는 환호와 눈물이 엇갈렸다.

피노체트 인도 결정 전후의 양국 분위기와 반응에 대한 영국 BBC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칠레에서는 수천명의 피노체트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새벽 5시50분부터 TV를 켜고 그의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재판 관련 특별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피노체트의 반대자들과 실종자 가족들은 피노체트의 송환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밤새 재판부의 결정을 기다리다 예상대로 판결이 내려지자 환호성을 질렀다·이들은 이날 밤 산티아고 시내에서 ‘축하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중심가에서도 피노체트 정권에 의한 희생자 가족들이 모여들어 트랜지스터 라디오로 송환 결정에 대한 보도를 듣고 환호와 박수 갈채를 보내며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한 공개적 논평을 삼가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스페인 정부는 피노체트의 인도 문제로 칠레와의 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BBC는 전했다.

막상 칠레에서는 피노체트의 체포와 재판이 어두웠던 과거의 진실을 마주 대하는데 이미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이 방송은 설명했다. 지난 8월 인권 변호사들과 군부 지도자들은 과거의 실종자 문제에 대한 조사에 합의했는데 이는 피노체트의 체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것.

BBC는 또다른 한편으로 피노체트의 인도를 둘러싼 논란이 칠레의 혼란과 대립을 부채질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피노체트를 “영국의 유일한 정치범”으로 지칭한 마가렛 대처 전 총리의 석방 촉구에 그의 지지자들이 크게 고무되기도 했지만 송환결정이 내려진 후열정적인 송환 반대시위의 조짐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편 국제 인권 단체들은 피노체트의 스페인 송환결정을 반겼다. 국제사면위원회의 제프리 빈드먼은 “이번 판결의 효과는 고문을 자행한 자들이 숨을 곳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이번 판결에 대해 “인권 침해의 희생자 편에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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