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의료원 민간위탁 반대한다! ■■■

1999년 10월 8일 경기도는 수원의료원의 지난 3년의 누적적자 해소 방

안으로 민간위탁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수원의료원 노동자들은 ‘공공

의료 사수와 민간위탁 저지를 위한 수원의료원 비상대책위’를 구성하

고, 11월 2일부터 수원의료원 정문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

다.

경기도는 지방공사의료원의 위탁운영 추진 배경으로 ‘민간의료기관에

비하여 경쟁력이 떨어질 뿐아니라, 주민들의 대학종합병원 선호 경향에

따라 경영적자 누적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경영개선 방안으

로 적자 의료원을 우선 위탁운영 추진코자 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의료의 공공성에 대해 얼마나 무책임한가를 보

여주고 있다.

첫째, 정부는 국공립의료기관을 ‘돈벌이가 되는 병원’으로 만들려 한

다.

정부는 ‘경쟁력 없음’과 ‘경영적자 누적’ 해소를 위해 민간위탁 운영

을 하려고 한다. ‘경쟁 가능성’을 기준으로 따져볼 때 민간이 더 잘 수

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민간’이 더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돈벌이

가 잘 되는 치료적 의료 서비스의 제공과 경제적 효율성에 기반 한 조

직관리를 말하는 것이다.

정부는 애초부터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제공, 수익성

이 떨어지는 예방의료 서비스의 제공, 국민건강의 보호와 증진에 필수

적인 각종 보건 사업의 기획과 집행 등과 같은 의료의 공공성에 대해서

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로지 경제적 효율성만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1999년 1월에서 6월까지 수원시내 100병상 이상 병원중 수원의료원이

차지하는 의료보호 비율은 46.3%(1,108건), 행려자 비율은 93.4%(71건)

이다. 수원의료원은 노인, 정신장애인, 신체장애인, 정신질환자, 행려

환자, 생활보호대상자, 영세지역주민을 위해 값싼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자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이 적자분은 저

소득계층을 배제하고 ‘돈벌이’만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위탁 운영이 아

니라 국가의 재정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민간위탁의 또 다른 이유로 공공의료기관의 의료보장이 민간의료에

비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우수하지 못하다는 것을 들고 있다. 경기도

는 경영적자의 누적 원인으로 ‘주민들의 대학종합병원 선호 경향’이라

고 하며, 이를 반영하여 대학병원 또는 종합병원급에서 수탁기관을 선

정한다고 한다.

이것은 지역적으로 의료기관의 불균등한 분포, 민간 의료기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비용 부담, 질적 수준의 저하, 전달 체계의 미비,

시설 및 장비의 낙후 등으로 주민들의 국공립의료기관에 대한 접근도를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민들의 ‘대형종합병원 선호 경향’

의 이유를 밝히지 않고 주민들에게 원인을 돌리고 있다.

국공립의료기관의 의료보장은 민간의료에 비해 질적, 양적으로 우수

하여야 하며, 그 자체적으로 의료전달체계를 가져 1·2·3차의 연계가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자기부담을 최소화하여 어느 누구든지 국공

립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데 제한이 없어야 한다.

둘째, 정부는 지방공사의료원을 비롯한 공공의료기관들의 역할과 위

상을 지극히 제한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정부가 ‘경제적 채산성’만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사회적 취약 계층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은 방기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공공의

료기관의 경영압박을 완화하면서 공적인 기능수행을 가능하게 할 수 있

는 어떠한 재정적, 정책적 지원도 이루어진 적이 없다. 정부는 공공의

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공공의료기관의 대대적인 개편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앙 및 지방행

정조직 개편의 일환이며, 이에 따라 지방공사의료원, 목포결핵병원 등

의 민간위탁 방안(행정자치부), 국립대학병원 효율화와 인력감축(교육

부), 원자력병원(과기처), 보훈병원(보훈처)의 개편이 진행중이다. 이

러한 움직임은 부처간 협의 없이 각개약진 식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수익성’이라는 잣대를 폭력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의 구조조정은 단순히 몇몇 행정기관의 구조조정 문제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현 정부가 우리 나라 보건의료의 문제를 ‘무질

서한 시장 경쟁’이라고 파악한 데서 드러나듯이, 정부의 의도는 무질서

한 경쟁을 ‘질서 있는 경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즉, 국가가 일반 대

중에 대한 복지의 제공이라는 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

을 위해 더 유리한 축적조건을 창출하는 역할로 변화하자는 것을 의미

한다.

결과는 뻔하다. 공공의료기관의 민간위탁이나 민영화는 수익성 보장

을 위한 서비스 가격의 인상, 비보험서비스의 확대 등으로 이어져, 결

국 저소득 계층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경제적 접근성을 떨어뜨려 의료의

형평성을 더욱 훼손시키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건강할 권리’를 사

회적으로 보장받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작년 국립목포결핵병원 민간위탁 반대투쟁으로 일단 민간위탁

을 유예시킨 경험이 있다. 민중운동, 노동운동, 사회운동의 연대와 참

여를 통해 투쟁하지 않으면 자본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창조적으로 누

릴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할 권리’를 송두리째 내줄

수밖에 없다.

‘공공의료 사수와 민간위탁 저지를 위한 수원의료원 비상대책위’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함께 싸워 나가야 할 것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