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과 직장의보 노조가 의보통합 반대 서명자수를 터무니없이 부풀리게 된 속사정은 무엇일까.

직장의보 노조는 올 봄 국민연금 파동 때 `직장인이 봉인가’라는 문제의식에 대한 국민들의 호응이 좋게 나타나자 의료보험을 통합하면 직장인 의보료가 크게 오른다는 주장을 내세워 의보통합 반대 여론몰이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6월 한국노총의 지원 아래 `사회보험개혁 범국민대책회의’를 결성한 뒤 통합보험료 부과 모의실험 결과를 부풀려 선전한 데 이어, 급기야 의보통합 반대서명자 수를 과장하는 `무리수’를 두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과 인의협·건약 등 의료단체, 경실련 등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건강권 확보를 위한 범국민연대'(건강연대)쪽은 “예정대로 의보통합을 실시해야 한다”며 “특정집단이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면 안된다”고 주장한다.

즉 한국노총과 직장의보 노조가 자신들의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소득 단일기준에 의해 보험료를 차등부과함으로써 소득재분배 효과를 거두려는 의보통합의 대의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직장의보 노조는 지난해 초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노사정위원회가 의보통합 원칙에 합의한 뒤 곧바로 결성되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140개 직장 또는 지역별로 결성돼 조합원은 모두 2700여명이다. 이들은 정부의 방침대로 의보통합이 실현되면 덩치가 더 큰 지역의보 노조에 흡수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한다. 또 통합 과정에서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의보 노조쪽은 또 2조5천억원에 이르는 적립금을 정부가 통합을 명분으로 지역의보의 재정적자 메우기 등 다른 곳에 전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강하게 갖고 있다. 정부가 직장-지역의보의 재정운영을 앞으로 2년간 분리한다고 밝혔음에도 불신이 가라앉은 것은 아닌 셈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최근 직장의보 노조의 의보통합 반대를 “노조원들의 고용문제”라고 진단하며 이들의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공동투쟁할 뜻을 밝혀 눈길을 끈다. `고용불안 해소’를 고리로 한국노총과 협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안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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