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철이 노조 대의원선거에 개입해 특정 후보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노조원을 대상으로 보수 성향의 `다물단’ 조직을 따로 구성하기 위해 4000여만원을 지원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박창일 인천 연안동천주교회 주임신부(인천지역 공안탄압 의혹 진상규명 시민조사단장)는 2일 “믿을 수 있는 제보자한테서 인천제철 인사부가 작성한 것으로 표시된 10여개의 노조 관련 컴퓨터 파일을 입수했다”며 인천제철의 부당노동행위를 보여주는 내부 문건 자료를 공개했다.
지난 1월26일 작성한 `99 대의원 출마권유 여부’란 제목의 문건은 노조 대의원선거 출마자의 신상명세와 성향(보수 또는 강성)을 표로 작성하고, 57개 전체 선거구 가운데 12곳의 지원 대상자 이름을 표시하고 있다. 선거 결과를 분석한 다른 문건은 “계파별 대표자를 선정해 수시모임을 유도하고 (위원장 구속에 따른) 위원장 재선거에 대비해 합종연횡을 추진한다”고 대책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98년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작성한 또다른 문건은 선거 전략으로 △영향력있는 건전한 정신 소유자의 출마를 적극 유도 △각 계파의 출마를 독려하되 문제인물은 철저히 낙선 △현 대의원 중 보수성향 인물 출마 유도 △문제 대의원 불출마 유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 문건은 또 임단협 교섭 등 안건 심의에 대응하기 위한 네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이 시나리오는 발의자와 동의자, 배후지원자 등을 지정해 이들의 발언 내용까지“과거대로 (상급단체 위임 대신) 조합 자체에서 교섭을 하는 것이 적당”“대의원들 간에도 의견을 토론할 수 있도록 정회시간 필요” 등으로 적어 놓고 있다. 또 “경기 악화로 금년 임단협이 매우 어려울 것이다. 금년은 임금·복지의 인상보다는 고용 안정을 우선적으로 풀어 야 한다”는 결론까지 제시했다.
이와 함께 내부문건에는 올해초부터 조합원 대상으로 `다물단’ 조직을 구성하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인사팀을 주관부서로 한 이 계획은 발기인대회, 창간대회 등의 세부 일정까지 짜여 있으며, 회사 지원예산 4265만원을 책정해 놓았다. 다물단은 보수 성향의 `다물민족연구소’가 전국의 주요 기업체에서 파업 등을 막기위해 조직해온 것으로서 옛 정권에선 안기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조합원 2500여명 규모인 인천제철 노조는 96년 문상기 현 위원장이 당선된 뒤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바꿨으며, 지난해 7월 파업을 벌여 문 위원장이 구속되는 등 마찰을 빚었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는 이 문건이 공개됨에 따라 회사를 부당 노동행위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노윤호 인천제철 인사팀 차장은 “다물단은 회사에서 지원하려고 검토하다 노조의 반발이 있어 계획을 중단했다”며 “선거대책은 인사팀의 검토안일 뿐이며, 대의원대회 각본은 노조 각 계파의 동향을 미리 파악해 정리한 것이지 회사가 짠 계획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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