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0일 3당3역회의에서 이뤄진 선거법 협상진전 상황을 토대로 주말을 이용, 총무접촉을 비롯한 각종 공식·비공식 채널을 동원해 선거구제 이견조율에 나섬에 따라 내주초 타결방향이 잡힐지 주목된다.
특히 국민회의 박상천, 한나라당 이부영 총무는 최근 `핫라인’전화번호까지 교환한 것으로 알려져 최대 쟁점인 선거구제에 관한 양쪽의 타협의지를 엿보게 했다.
이에 따라 협상대표들인 여야 총무들은 앞으로 접촉결과를 수시로 각당 지도부에 보고하고 다시 절충에 나서는 등 일단 정기국회 회기내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국민회의 고위당직자회의는 11일 박 총무의 전날 협상 결과 보고에 “수고했다”고 격려하는 등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한나라당도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반응이 무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민련은 뚜렷하게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 등 중선거구제의 사실상 포기에 따른 내부입장 정리에 진통을 겪고 있음을 반영했다.
선거법 협상에 관한 여야 입장과 타결전망을 쟁점별로 정리해 본다.
◇ 선거구제=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중선거구제’ 당론을 사실상 철회하고 광역시 이상 7대 도시에 대해선 중선거구제를, 그외 지역에 대해선 소선거구제를 적용하는도·농 복합선거구제를 타협안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공동여당의 복합선거구제 타협안이 결국은 자신들의 주장인 소선거구제에 대한 수용 불가피 입장을 밑자락에 깐 것이라고 보고 확답을 받을 때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자세다.
반면 공동여당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 대한 야당의 양보가 확실해질 때까지는`히든 카드’를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동여당의 복합선거구제안은 전국정당화라는 명분상의 목표와 현실적인 지역정서를 감안한 자민련의 영남권 의원 배려성격이 강한데다 한나라당이 표의 등가성 문제에 따른 위헌소지를 제기하고 있어 여야 접점이 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또 중선거구가 적용될 부산, 대구, 울산의 지역구가 모두 39개인데 비해 광주, 대전은 13개뿐이어서 야당에 불리하다고 판단해 수용불가 입장이 확고해 결국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고리로 현행 소선거구제로 낙착될 가능성이 높다.
◇ 비례대표제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한나라당은 현행 전국구제를 각각 주장하고 있다.
공동여당은 이미 중선거구제 당론을 접은 만큼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 대해선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도 겉으로는 여전히 기존 당론에 대한 고수입장을 강조하고 있으나 여당의 요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선까지는 다가섰다.
그러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는 야당이 `+α’라고 표현한 1인2투표제, 권역·전국단위, 지역구·비례대표 동시등록 허용여부 등 부대 쟁점들이 있다.
우선 공동여당은 `정당명부식’이 되려면 유권자 한사람이 지역구후보와 비례대표후보 각각에 1표씩 투표하는 1인2투표제가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처럼 지역구후보표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은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다른 나라에도 전례가 없고, 헌법정신에도 어긋나며, 지역구 투표가 정당에 대한 선호도 보다는 개인적 인연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현실면에서도 비례대표제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1인2표제로 할 경우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합당되지 않은 채 연합공천을 하면 자신들은 공동여당의 연고지인 호남·충청지역에 파고들 여지가 없는 반면, 자신들의 연고지인 영남에선 여당이 차지할 몫이 커진다고 보고 현행 전국구 제도를 주장하고 있다.
공동여당은 이에대해 권역별 상한선을 둠으로써 어느 한쪽이 싹쓸이 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며 야당을 설득하고 있으나 야당은 오히려 “현재 여당내 영남의원들이17명인데 권역별로 할 경우 이를 다 소화할 수 없는만큼 현행 전국구제도로 하는 것이 여당에게도 좋을 것”이라며 역설득을 하고 있다.
또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전국정당화 명목으로 전국을 6개 권역과 2개 특별권역(강원·제주)으로 나눠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야당은 전국단위 단일명부를 고집하고 있다.
다만 야당은 권역별로 하더라도 5개 권역으로 더 크게 나누자는 입장을 이미 비공식적으로 밝히는 등 권역별 의석배분 방식에 대한 수용 의사는 비교적 큼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공동여당은 과거 서독 콜 총리 등의 예를 들며 국가차원의 저명한 정치인이 지역구에서 떨어지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될 수 있도록 지역구와 비례대표후보에 동시등록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한때 주장했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도 동시등록은 곧 지역구에서 낙선을 의미하므로 별 실효가 없다는 반론도 커 크게 미련을 두지 않는 눈치다.
야당은 이 제도를 받아줘도 손해는 없지만 나눠먹기라는 국민여론 때문에 반대하는데다 여당이 곧 이 주장을 철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쟁점목록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 지역구 인구기준
인구하한선에 대해서는 인구증가를 반영, 현행 7만5천명에서 8만5천명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데에 여야가 공감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공동여당은 하한선과 상한선간 인구편차를 현재의 관행대로 4대 1로 하자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4대 1은 헌법재판소가 허용한 최대편차이므로 그 선안에서 가능한 접근시키는 게 옳다며 3.5대 1을 주장하고 있다.
여야의 이러한 입장 차이는 그러나 각각 연고지의 지역구 의석 감축수나, 비례대표 의석 증가수 등과 관련된 이해득실 계산을 바탕에 깔고 있다.
여당안대로 8만5천명에 4대 1로 하면, 상한선이 34만명이 돼 지역구 의석이 현재보다 최대 24석까지 줄어든다.
의원정수가 299명으로 유지된다고 전제할 때 비례대표가 현재 46석에서 70석으로 늘어나는 이점이 여당에 있다.
반면 한나라당안대로 3.5대 1로 하면 상한선이 29만7500명이어서 지역구 감소폭이 15석 안팎이 된다.
이는 비례대표 의석을 통해 영남권에 가능한 많이 진출하려는 여권의 의도를 꺾는 것이자, 야당의 텃밭인 영남, 특히 부산에서 상한선 34만일 때 없어질 선거구를 구하는 소득도 있다.
따라서 지역구 인구기준 편차는 다른 쟁점사항과 주고 받기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과 관련, 공동여당은 의원정수를 270명으로 줄인다는 전제하에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기 위해 지역구대 비례대표 의석을 2대 1(180대 90)로 하자는 게 원안이었으나, 야당의 현행 의원정수(299명) 유지에 내심 공감하면서 비례대표 의석을 46석에서 70석 정도로 늘리는 안을 생각하고 있다.
야당은 현행대로 하자는 게 원안이나 인구기준 조정에 따라 없어지는 지역구수의일부를 비례대표로 돌릴 수 있다는 복안이어서 이 비율 역시 철저한 실리계산에 따른 주고받기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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