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의 쟁점이 유급 전임자수 상한선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14일 노사정위원회 등에 따르면, 노조전임자 임금 관련 중재안 가운데 특히 `유급 전임자의 상한선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한 대목에 대해 노-사 모두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기본적으로 `노조전임자 문제는 노-사 자율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면서도 유급 전임자 상한선 설정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동계는 특히 정부 일각에서 조합원 200~300명 이하인 노조에는 전임자를 두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상한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사용자쪽도 “전임자 상한선을 두면 현재 전임자가 없거나 상한선보다 적은 노조들까지 전임자를 상한선에 맞추게 된다”는 이유로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부와 노사정위는 핵심쟁점인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가 유급 전임자수 상한선에 대한 절충을 통해 타결될 수도 있다고 보고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사용자쪽은 노사정위 중재안에 강력히 반발하며 이번 국회 회기내 법 개정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전임자수 상한선을 두면서 이들에 대한 임금지급을 노-사 자율로 하도록 하면 협상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현재 고려하는 상한선은 일본과 비슷한 조합원 500명당 전임자 1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선 상한선을 이번 협상에서 구체적으로 설정하려 들면 논란이 오래갈 것으로 보고, 일단 노사정위 중재안대로 법 개정을 한 뒤 노-사-정 3주체가 공동으로 현행 노조전임자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수준을 나중에 정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노동부 통계로는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노조 전임자는 조합원 212명당 1명 꼴이며, 반전임자까지 포함하면 171명당 1명 꼴인데, 노동계는 과장된 통계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전임자수 상한선 문제가 쟁점화하면서 노조전임자 임금을 둘러싼 논란의 본질이 감춰질 우려가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노조전임자 임금문제를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노-사간 자율교섭 사항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행 문제조항을 폐기하라는 것이 노동계 요구의 핵심이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기섭 기자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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