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독자 여러분. 나는 컬럼비아 대학교의 정치가 더 이상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다 광범위한 투쟁의 전선 중 하나가 아닌 때가 오기를 바란다. 나는 우리가 대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주장과 반박의 얽힘을 풀어내는 일이 시급한 지적 과업으로 보이지 않는 시점에 도달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그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이런 취지에서 나는 아래에 컬럼비아 로스쿨 동료인 데이비드 포즌(David Pozen)이 쓴 최근의 탁월한 글을 그대로 옮긴다. 이 글은 원래 반드시 읽어야 할 ‘Balkinization 블로그’에 처음 게시되었다.
출처: Unsplash, Daniel Chicchon
<열 번째 요구?> - 데이비드 포즌(David Pozen)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벌어진 최근의 극적인 사건—카트리나 암스트롱(Katrina Armstrong) 임시 총장의 “사임”—은 학계와 미국 민주주의 전체에 중대한 함의를 던진다. 이 사건을 면밀히 분석하면, 오늘날 대학교들이 백악관의 의중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지 여부라는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 * *
직전 사건들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3월 7일, 네 개의 연방 기관이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인 괴롭힘에 대해 학교가 계속해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이유로 컬럼비아 대학교에 제공되던 약 4억 달러 규모의 연방 보조금 및 계약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3월 13일, 이들 중 세 기관이 암스트롱 총장에게 아홉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하면서, 이것이 “컬럼비아 대학교와 미 연방 정부 간의 재정적 관계에 대한 공식 협상의 전제조건”이 되며, 이를 3월 20일까지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요구사항들은 최근 몇 주간 컬럼비아의 교수진 및 졸업생 단체들이 학교 측이 유대인 및 이스라엘계 학생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 배포한 목록들과 매우 유사했다.
3월 13일부터 20일까지, 컬럼비아 내부와 외부의 수많은 인사들이 대학이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적인 재정 압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그 사이 행정부는 이러한 압박에 더해 국가 폭력을 결합시켜, 컬럼비아 혹은 바너드에서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는 비시민권자 최소 4명을 체포 및 추방 대상으로 지목했다. 요구서가 도착한 다음 날, 트럼프의 부검찰총장은 대학교(그리고 암묵적으로 그 고위 지도부)가 “불법 체류 외국인을 캠퍼스 내에서 은닉하고 보호한 혐의로” 형사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의 기한 연장을 확보한 후, 암스트롱 총장과 컬럼비아 이사회는 3월 21일 대학의 공식 답변을 발표했다. 이 답변은 정부가 제시한 아홉 가지 요구사항의 수정된 버전에 동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암스트롱과 이사회는 이 조치들이 이미 “진행 중”이며 “컬럼비아의 기본 사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별일 아니라는 투였다! (그리고 실은 아직 어떤 합의도 아니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왜냐하면 이 조치들은 어디까지나 “향후 협상을 위한 전제조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언론과 평론가들은 컬럼비아의 대응을 트럼프에 대한 굴복으로 해석했으며, 이는 고등교육의 미래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 주말, 암스트롱은 대학 전반의 교수들과 만나 자신들의 직접적인 의견 수렴 없이 내려진 논란의 결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의 중 하나의 녹취록이 컬럼비아 졸업생 바리 와이스(Bari Weiss)가 설립한 언론사 <자유언론>(The Free Press)에 유출되었다. 와이스는 컬럼비아의 중동·남아시아·아프리카학 교수진이 가진 반이스라엘 정치 성향을 비판하면서 유명해진 인물이다. 3월 25일, <자유언론>은 “컬럼비아 총장이 트럼프 행정부에는 이렇게 말하고, 비공개석상에서는 저렇게 말했다”라는 제목으로 해당 유출에 대한 보도를 게재했다.
보도 내용만으로는 암스트롱의 발언이 대학 측의 공식 입장과 실제로 모순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학은 처음부터 정책 변화가 기존 계획과 부합하는 소규모 조치일 뿐이라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 발언은 그 입장 내부의 모순을 부각시켰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보도는 반(反)학생시위 지지자들 사이에서 스캔들로 받아들여졌다. 대학의 자율성과 표현의 자유가 치명적으로 희생되지 않았다고 교수진을 설득하려 했던 암스트롱은, 오히려 “이중적인 사람”, “엄청난 거짓말쟁이”로 불리게 되었다.
3월 28일 밤, 컬럼비아 이사회는 대학 전체를 충격에 빠뜨리며 암스트롱이 “대학의 어빙 메디컬 센터로 복귀한다”고 발표했고, “이사회 공동의장 클레어 시프먼(Claire Shipman)을 즉시 임시 총장으로 임명하며, 이사회가 차기 총장을 선임할 때까지 그 직무를 맡는다”고 밝혔다. 곧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반유대주의 대응 합동 태스크포스’는 “이번 주 우려스러운 폭로를 고려할 때 특히, 오늘 컬럼비아 이사회가 내린 조치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서 말한 “폭로”는, <저유언론>에 공유된 비공개 교수 회의의 녹취록 외에는 달리 해석할 만한 것이 없다.
* * *
정치적 감각이나 해석학적 기술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이 일련의 사건들에서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일은 어렵지 않다. 비록 지금까지 아무도 그 점을 노골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암스트롱 총장은 자발적으로 사임하지 않았다. 그는 캠퍼스 내에서 반유대주의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어 특정한 비전에 충분히 헌신하지 않는 인물로 여겨졌기 때문에 강제로 물러나야 했다.
내가 아는 한, 암스트롱은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의 어떠한 사전 발언도 하지 않았다. 이사회 성명과 암스트롱이 동시에 발표한 성명 중 어느 쪽에도 그가 실제로 자발적으로 사임했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가 “컬럼비아 이사회가 취한 조치”를 칭찬한 표현은, 암스트롱을 교체하겠다는 결정이 이사회에 의해 내려졌다는 점을 명백히 시사한다. 또한 암스트롱의 사임 보도가 가장 먼저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매체는 최근 컬럼비아에 관한 여러 건의 기사를 동일한 기자의 서명 아래 보도했으며, 그 보도들은 연방 자금 회복을 위해 컬럼비아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길 바라는 듯한 익명의 대학 소식통에 의존하고 있다.
그렇다면 첫 번째로 제기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도대체 누가 암스트롱을 강제로 물러나게 했는가? 어쩌면 이사회가 유출된 회의록에 너무 충격을 받아 그에 대한 신뢰를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설명은 회의록의 모호한 내용, 불과 며칠 전까지 이사회가 암스트롱에게 보여준 강력한 지지, 그리고 그의 사임을 거의 즉시 환영한 반유대주의 대응 합동 태스크포스의 반응을 고려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 이사회가 연방 자금 수령 자격의 또 다른 조건으로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암스트롱 해임을 압박받았다는 해석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 이는 대학이 법적으로 그 자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다.
이러한 조건은 아마도 정부 관리들과 컬럼비아 이사회 간의 비공식 대화 속에서 명시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전달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설령 그런 대화가 전혀 없었다 해도, 이 시점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주 초에 <자유언론> 보도에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이사들이 불법적으로 제시된 요구일지라도 그것을 충족시키겠다는 전략에 헌신함으로써, 그들은 이제 컬럼비아 총장의 리더십 역량이 미국 대통령 개인의 호불호에서 분리될 수 없다는 전략적 논리에 자신들을 귀속시켰다.
* * *
트럼프 행정부가 실질적으로 컬럼비아 총장을 내쫓았다는 인식은 더 많은 질문들을 불러일으킨다. 몇 가지만 들어보자. 이 열 번째 요구는 컬럼비아 이사회에 어떻게 전달되었는가? 교육부 장관 린다 맥마흔(Linda McMahon)은 암스트롱을 상당히 지지해 왔기 때문에, 그가 백악관에 의해 소외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가 대학 정책을 설정하고 있는가?
혹은, 암스트롱 해임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와 컬럼비아 내부 인사들 간의 공동 작업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이 내부 인사들은 사적인 경로를 통해 정부에 정보와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처음 제시한 요구사항의 실질적인 내용이 컬럼비아 내부에서 나온 것임을 떠올려보라. 만약 이것이 가장 그럴듯한 해석이라면, 우리는 지금 다음 두 요소의 결합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1) 자기충원적 20여 명의 인물들로 구성된 컬럼비아 이사회의 급진적으로 비민주적인 형식 권력, 그리고 (2) 최소한 이 사안에 있어 백악관과 입장을 같이 하는 소수 대학 내부 인사들의 급진적으로 비민주적인 정치 권력.
“열 번째 요구”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은 미래지향적이다. 트럼프 행정부, 대학 이사회, 영향력 있는 내부 인사들, 주요 기부자들 사이에서 컬럼비아의 차기 총장은 어떤 방식으로 선출될 것인가? 이 결정에 대해 다른 누군가가 실질적인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인가?
설령 형식적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포함하는 선출 절차가 마련된다고 해도, 결국 최종 결정은 백악관이 내리게 되는 것 아닌가? 아니면 백악관이 특정 인물을 지명하지는 않더라도, 어떤 인물은 수용할 수 있다고, 어떤 인물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신호를 보내게 될까? 그 기준은 백악관이 선호하는 캠퍼스 발언 규제 접근 방식과의 정합성 여부가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가능성은 최근의 학생 시위, 가자지구 전쟁, 컬럼비아가 취해야 할 개혁에 대한 입장과 무관하게, 학문적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이들에게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지엽적인 세부사항을 제쳐두고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학문 정책이 향하고 있는 방향에 대해 우려하는 모든 사람들은 여기서 막 일어난 일을 주목해야 하며, 적어도 두 가지 질문을 더 던져야 한다. 만약 이것이 컬럼비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그럴듯한 묘사라면, 이제 미국 전역의 대학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용 가능한 인물을 총장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연방 자금의 대재앙적 삭감을 감수해야 하는 지점에 도달한 것인가? 그리고 이것이 고등교육에 대한 권위주의적 장악에 대한 그럴듯한 묘사라면, 대학 지도자들은 언제쯤 이 사태를 막기 위해 개별적으로, 그리고 집단적으로 저항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인가?
[출처] Chartbook 367 The Tenth Demand - more essential reading from David Pozen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
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