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수억 명의 생명줄인 갠지스강이 기록된 역사상 전례 없는 속도로 말라가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기후 변화, 변동하는 몬순(계절풍), 끊임없는 수자원 채취와 댐 건설이 이 거대한 강을 붕괴 직전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이는 지역 전반의 식량, 물, 생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출처 : Unsplash, Johannes Ebert
수 세기 동안 갠지스강과 그 지류들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를 떠받쳐왔다. 히말라야에서 벵골만까지 이어지는 이 강 유역은 6억 5천만 명 이상을 지탱하며, 인도 담수의 4분의 1과 식량, 그리고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 강의 감소 속도는 이제까지 관측된 어떤 시기보다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세계 여러 대하(大河)에서 우려스러운 변화를 관찰해 왔지만, 갠지스강은 그 속도와 규모 면에서 유례가 없다.
새로운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1,300년에 걸친 하천 유량 기록을 재구성해, 갠지스강 유역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기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음을 밝혀냈다. 그리고 이 가뭄은 자연적인 기후 변동 범위를 훨씬 벗어나 있다.
과거에는 연중 내내 선박 운항이 가능했던 강 구간들이 이제는 여름철이면 통행할 수 없어졌다. 한때 벵골과 비하르에서 바라나시와 알라하바드까지 자유롭게 오가던 대형 선박들은 이제 물길이 막혀 좌초되고 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수 주 동안 논밭에 물을 대던 관개수로는 이제 훨씬 일찍 말라버린다. 수십 년 동안 가정의 식수를 지켜주던 일부 우물조차 이제는 물이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다.
세계 기후 모델은 이러한 급격한 건조화를 예측하지 못했다. 이는 심각한 사실을 보여준다. 인간의 압력과 환경적 요인이 우리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방식으로 결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이 관개수로로 전환되고, 농업을 위해 지하수가 퍼 올려졌으며, 강 유역을 따라 산업이 급속히 확산했다. 1,000개가 넘는 댐과 보(洑)가 건설되어 강의 흐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게다가 지구가 더워지면서 갠지스강을 먹여 살리는 몬순(계절풍)도 점점 더 불규칙해지고 있다. 그 결과, 이 강은 스스로를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빙하가 녹고, 강이 사라진다
갠지스강의 발원지인 히말라야 고지대에서는 강가트리 빙하(Gangotri glacier)가 불과 20년 만에 거의 1킬로미터나 후퇴했다. 이 패턴은 히말라야 전역에서 반복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온도가 상승하면서 빙하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녹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빙하 호수에서 갑작스러운 홍수를 일으키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기 동안 하류로 흘러드는 물의 양이 급격히 줄어든다.
이 빙하들은 흔히 ‘아시아의 물탑(water towers of Asia)’이라 불린다. 그러나 이 물탑이 줄어들면서 갠지스강과 그 지류들의 여름철 유량도 함께 감소하고 있다.
인간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무분별한 지하수 남용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갠지스-브라마푸트라 유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지하수가 고갈되는 지역 중 하나로, 매년 수위가 15~20밀리미터씩 낮아지고 있다. 이 지하수의 상당 부분은 이미 비소(arsenic)와 불소(fluoride)에 오염되어 있어 인간의 건강과 농업 모두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인간의 토목공학적 개입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인도의 파라카 보(Farakka Barrage)와 같은 사업은 방글라데시로 유입되는 건기 수량을 줄여 토양 염분을 높이고, 세계 최대의 맹그로브 숲인 순다르반스(Sundarbans)를 위협하고 있다. 단기적인 경제 이익을 우선시한 결정들이 강의 생태적 건강을 해치고 있다.
방글라데시 북부와 서벵골 전역에서 작은 강들이 이미 여름철에 말라버리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지역 공동체가 농작물과 가축을 위한 물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작은 지류들의 소멸은, 갠지스강 자체가 계속해서 쇠퇴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더 큰 규모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예고하는 징조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향후 수십 년 안에 유역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갠지스를 구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긴급하고도 체계적인 공동 대응이다. 임시방편적 해결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강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하수의 지속 불가능한 남용을 줄여 공급이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람과 생태계 모두를 위해 강에 충분한 수량을 유지하는 ‘환경 유량(environmental flow)’을 보장해야 한다. 더불어, 기후 모델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 관개, 댐 건설 등 인간 활동과 몬순의 변동성을 함께 통합해 수자원 정책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국경을 넘는 협력도 필수다.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은 데이터 공유, 댐 관리, 기후 변화 대응 계획에서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국제 사회는 갠지스강과 같은 강을 세계적 우선 과제로 다뤄야 하며, 이를 위한 자금 지원과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버넌스가 포용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과학자와 정책결정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도 강 복원 노력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갠지스는 단순한 강이 아니다. 그것은 생명의 원천이며, 신성한 상징이자 남아시아 문명의 초석이다. 그러나 지금 갠지스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말라가고 있으며, 아무런 대응 없이 방치할 경우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경고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 행동해야 한다. 갠지스가 계속 흐르도록 지켜야 한다. 그것은 단지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서다.
[출처] The Ganges River is drying faster than ever – here’s what it means for the region and the world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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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헤부브 사하나(Mehebub Sahana)는 맨체스터대학교 지리학과 러버훌름 초기 경력 연구원(Leverhulme Early Career Fellow)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