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이주노동자 부당해고·임금갈취·인권침해 의혹

“2년 계약하고 6개월 만에 사직 강요”

삼성중공업이 조선업 호황기를 맞아 확대 고용한 E7-3 비자 이주노동자들에게 부당해고와 임금갈취인권침해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24일 발표한 자료에서 삼성중공업이 초호황 조선업의 인력난을 메우기 위해 이주노동자 고용을 늘렸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강압적 해고기준임금 미지급차별적 대우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삼성중공업

“2년 계약하고 6개월 만에 사직서 강요떠나면 빚만 남는다

노조는 지난 11월 13삼성중공업이 직접 고용한 E7-3 비자 노동자 3명에게 사직서를 쓰라고 강요했고이들은 계약 2년 중 6~7개월을 일한 뒤 사실상 해고됐다고 밝혔다.

A씨는 노조와의 상담 과정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관리자가 사직서를 쓰라고 반복적으로 요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들은 해고 다음 날 김해 이슬람사원을 찾은 뒤 연락이 끊겼으며노조는 “E7-3 비자는 사업장 이동이 불가능해 스스로 퇴사하면 본국 송환 외에 선택지가 없다거액의 송출 비용을 갚기 위해 미등록 체류자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7-3 비자는 대부분 민간 송출업체를 통해 입국하며노동자들은 통상 1,000~1,500만 원을 부담한다노조는 6개월 만에 스스로 사직한다는 것은 이 빚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기준임금 미달 지급·식비 공제 논란…먹지도 않은 밥값 18만 원씩

임금 문제도 제기됐다삼성중공업은 E7-3 비자 근로자 9명의 통상임금을 계산하면서 고정연장근로수당(고정 OT)을 기본급에 포함했다법무부 기준에 따르면 E7-3 비자 발급 요건은 전년도 국민총소득(GNI)의 80% 이상의 통상임금 지급이다.

그러나 고정 OT는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없으며이에 따라 노동자들은 7개월 동안 매월 63만 1,800원의 임금을 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삼성중공업은 뒤늦게 계약서를 수정했지만기준임금이 올라간 만큼 매월 18만 원의 식비 공제를 도입해 사실상 임금을 다시 삭감했다.

노동자들은 아침·저녁은 모두 집에서 먹었고, 점심도 도시락을 싸 온 날이 많았다며 먹지도 않은 밥값을 매달 18만 원씩 떼였다고 진술했다노조는 정주노동자에게는 없는 추가 식비 공제는 국적 차별이며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옐로카드·레드카드로 공개 망신…이주노동자에게만 적용

노조는 삼성중공업이 이주노동자에게만 옐로카드·레드카드’ 제도를 도입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현장 관리자들은 작업 중 안전수칙 위반품질 문제근태 문제 등을 이유로 공개적인 장소에서 카드를 제시하며레드카드를 받은 노동자에게는 잔업·특근 배제를 페널티로 부여했다.

한 이주노동자는 카드를 들고 이름을 부르는 순간 주변 모든 사람들이 쳐다본다모욕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삼성중공업은 의사소통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노조는 정주노동자에게는 하지 않는 모욕적 통제 방식이 국적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7월,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에서 근로자들의 온열 질환 예방과 안전 확보를 위해 수박 화채 제공, 냉방 장비 운영, 휴식 시간 확대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며 ‘시원해요, 감사합니다!’ 캠페인을 진행했다. 출처: 삼성중공업

강제노동 의혹…“40시간 못 채우면 질책·특근 배제

노조는 월 40시간 연장근로를 사실상 강제했다고 주장했다이주노동자들은 1시간 모자라도 압박과 질책이 이어졌다고 진술했다.

녹취록에서 관리자는 노동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너는 오버타임 40시간을 못 채웠어여기 30명 중 너희 네 명만 안 채웠거든.”

“40시간 못 채우면 특근 안 시키려고 했어기록 다 있어.”

노동자가 아파서 못 나간 날도 있고시간이 모자랄까 봐 대전에 있다가 새벽에 내려온 적도 있다고 답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노조는 연장근로를 못 채웠다는 이유로 출근 압박특근 배제 등을 반복한 것은 강제노동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산재 은폐 정황 제기…큰 부상 아니면 산재 처리 안 해줘

노조는 이주노동자들로부터 일하다 다쳐도 큰 사고가 아니면 산재 처리를 하지 못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고 밝혔다또 사내 의료시설이 아닌 외부 병원에서만 치료받도록 지시했다는 주장도 나왔으며노조는 조직적인 산재 은폐가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조선업 호황으로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5,660억 원에 달한다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부당해고임금갈취인권침해는 초호황 조선업의 이면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또 삼성중공업은 즉시 모든 불법과 인권침해를 중단하고 피해 노동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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