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이후 서안지구에서 1,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이 숨지며 팔레스타인인들은 “죽음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10월, 이스라엘의 방해 시도에도 불구하고 베이타(Beita) 주민들은 외국인 활동가들과 함께 올리브 수확철 동안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정착민들의 폭력 속에서도 자발 카마스(Jabal Qamas)에서 일부 올리브를 수확했다. 출처: Eye on Palestine
지난 2년 동안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21건의 사건에서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고 인권단체 비첼렘(B’Tselem)이 밝혔다. 이 단체는 이 같은 상황을 점령지인 서안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 청소 캠페인”이라고 규정했다.
비첼렘은 2023년 10월 7일 이후로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공습을 포함한 “점점 더 무분별하고 관대한 발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스라엘 군은 “수천 명의 정착민”에게 무기를 제공했으며, 이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상대로 거의 매일 벌이는 유혈 공격을 사실상 묵인해 왔다.
비첼렘은 월요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2023년 10월 이후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사건이 21건이나 있었지만 “단 한 명의 가해자도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첼렘의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스라엘 군과 정착민들은 서안지구에서 1,004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했으며, 이 중에는 217명의 미성년자도 포함되어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 군이 약 7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했으며, 그 중 최소 2만 명이 아동이었다. 또 다른 1만 명은 실종되었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첼렘의 국장 율리 노박(Yuli Novak)은 “우리는 팔레스타인 생명이 완전히 방기되는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안지구의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인종 청소 정책을 억제하거나 멈출 수 있는 내부적 또는 외부적 장치가 없어서 앞으로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노박은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면책”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요일, 이스라엘 군은 나블루스(Nablus) 근처에서 벌인 급습 작전 중 압둘 라우프 이슈타예(Abdul Raouf Ishtayeh)를 총으로 쏴 살해했다. 하루 전에는 이스라엘 정착민들과 군인들이 라말라(Ramallah) 동쪽에 있는 디르 자리르(Deir Jarir) 마을을 습격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향해 총을 쏘았고, 이 과정에서 20세 청년 바라 카이리 알리 말리(Bara Khairy Ali Maali)가 숨졌다.
비첼렘은 “이런 전면적인 면책 하에서 무장한 정착민들은 매일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하고, 주택과 농지, 작물을 불태우며, 재산을 약탈하고 주민들을 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공격이 매일 수십 건씩 발생하고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영상으로 촬영되고 잘 기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사법 당국은 거의 조사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
서안지구에서 정착민 폭력이 최고조에 달했다 | MEE 해설
"떠날 수 없고, 남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이다"
안전상의 이유로 익명을 요청한 툴카르름(Tulkarm) 거주자는 미들 이스트 아이(Middle East Eye)와의 인터뷰에서, 서안지구의 상황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점점 더 고통스러워지고 있다고 말하며, 많은 사람들이 공포와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사는 지역은 최근 이스라엘의 각종 제한 조치, 체포, 폭력적인 급습 작전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2년 동안 검문소 수가 계속 늘었고, 10월 7일 이후 지금은 707개에 달해 시민들의 이동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여러 도시의 진입로와 출구에 철문을 설치해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군은 여러 난민촌을 점거했고, 그 결과 주민들이 강제로 쫓겨났다.
툴카르름 거주자는, 이런 강제 이주는 세금 수입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제때 전달되지 않으면서 발생한 “심각한 재정 위기”로 인해 더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공무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최소한의 생필품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안전도 없고 안정적인 수입도 없다.”
현지 주민들이 공격에 대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묻자, 그는 “선택지는 없다. 그저 땅 위에서 꿋꿋하게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감정으로 말하자면,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며, 신께서 순교자들을 받아주시고 그들에게 평화를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남거나, 남거나.”
또한 그는, “가족들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도 슬퍼할 여유조차 없고, 매일 겪는 고통 속에서 다른 선택을 고민할 여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점령군이 점령된 서안지구 라말라(Ramallah) 북서쪽과 나블루스(Nablus) 서쪽 지역에서 농지를 파괴하고 올리브나무를 뿌리째 뽑았다."
West Bank | Settlers, accompanied by police dogs, attack olive pickers in Wadi al-Hajj Issa, south of the town of Aqraba, southeast of Nablus. pic.twitter.com/XKWIKZaV84
— Eye on Palestine (@EyeonPalestine) November 2, 2025
‘빈번하고 조직된’ 정착민 폭력
팔레스타인 식민 저항·장벽 위원회(CWRC)의 아미르 다우드(Ameer Dawood)는 지난 2년 동안 정착민 폭력이 “충격적이고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대되었다고 평가했다.
CWRC 팀이 최근 문서로 만든 공격 사례들에는 방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물리적 폭행, 국제 자원봉사자 폭행, 과수원 및 농업 시설 파괴 등이 포함되어 있다.
다우드는 CWRC 정보 및 보고 책임자로서 MEE에 “이런 행위들은 지난 1년 동안 더 격화된 폭력의 일관된 패턴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정착민들이 농부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피해를 주고 심리적으로도 큰 고통을 안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공격을 저지르는 정착민들은 갈수록 더 큰 면책감을 갖고 행동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보안군의 보호 아래 또는 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최근의 정책 변화가 정착민 주도의 단체들에 안보 및 토지 관리에 대한 더 큰 권한을 부여했고, 이에 따라 극단주의 세력들이 더욱 힘을 얻고 있으며 폭력 행위가 거의 책임을 지지 않고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우드는 법의 집행이나 극단주의 정착민 단체에 부여된 권한을 억제하는 즉각적인 개입이 없으면, 이 같은 “폭력의 패턴”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면, 이런 공격은 더 자주, 더 조직적으로, 더 위험한 방식으로 벌어질 것이고, 이는 농촌 공동체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며 서안지구 전역의 인도적·정치적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다.”
그는 이런 폭력의 확대를 “우발적인 것”으로 봐선 안 되며, 오히려 “정착민 폭력을 가능하게 하고 정상화해 온 구조적 결정들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출처] B’Tselem: Settlers unpunished for 21 killings in West Bank ‘ethnic cleansing' | Middle East Eye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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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라 알아담(Mera Aladam)은 미들이스트아이(Middle East Eye)의 기자다. 미들이스트아이는 영국에 본사를 둔 중동·북아프리카·이슬람권 관련 뉴스 전문 온라인 미디어 사이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