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버스 사업장중 유일하게 민주노총 사업장인 한성여객노동조합(위원장 황충구)이 지난 18일 새벽 4시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해 파업 10일째를 넘기고 있다. 한성여객은 15, 15-1, 20, 20-3, 34, 34-1, 333, 407, 410, 720-1 등 10개 노선을 보유한 서울시내버스로 2002년 9월 노조의 상급단체 변경을 위한 대의원대회 장소에 구사대가 난입해 난동을 일으킨 바 있으며,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을 막기 위해 조장우 사장은 대량해고로 노동조합을 탄압하기도 했다.
한성여객 황충구 위원장은 "조장우 사장은 상급기관을
변경하였다는 이유로 용역깡패와 구사대를 동원하여 조합원들을 폭력으로 제압하려 하고, 갖은 불법행위로 노조를 탄압했다"며 "우리는 더 이상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220명 조합원들이 총파업 투쟁의 길로 일어섰다"고 밝혔다.노동조합은 지난 1월 한국노총 자동차노련에서 민주노총 서울본부로 상급단체를 변경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해고된 조합원 9명의 원직복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임단협 체결 등 4대 요구를 내걸고 준법투쟁을 해 왔다. 한성여객노조는 지난 4일 전체 조합원 223명 중 217명이 참여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7.2%의 높은 찬성률로 파업투쟁을 결의하고 16일 조정기간이 끝난 후 18일 새벽에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조합은 "한성여객은 노동조합의 임단협 교섭 요구에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며 무려 6개월간 13차의 교섭을 진행하는 동안 얼굴한번 내비친 적 없으며 온갖 부당노동행위와 노조파괴공작에만 열을 올렸다"고 밝혔다.
사측은 계열사를 통해 대체운행 투입등 부당 노동행위를 하고 있으며 몇 일전에는 구사대가 파업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34번 차고지에서 버스 두 대를 빼내려다 조합원들에게 들키자 조합원들을 차로 밀어 교통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노조파괴 공작에도 불구하고 한성여객 파업은 굳건하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박항용 조직 부장은 "여러 사람들이 사측 에서 고용한 폭력배를 몰아내고 해방감을 느끼고 있어 파업투쟁 1주일이 지났음에도 폭발적인 대오를 유지하고 있다"며 "처음 해보는 투쟁이라 파업 경험도 부족하고 노동조합활동도 익숙하지는 않지만 사측에 짓눌려 있던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한성여객 파업에는 사측의 공작에 의해 노조를 탈퇴한 사람들과 사측이 고용한 구사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은 차고지를 점거하고 조합원들은 버스안에서 생활하며 투쟁중이다.

경영진 서울 북부지역 노선 독점, 시민불편 노동강도증가
한성여객 조장우 사장은 삼화상운, 흥안운수등 3개 업체의 소유주로 노원지역을 지나는 버스노선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렇게 노선을 실질적인 독점하게 되자 노선을 축소하거나 수익노선만 운행이 가능해 졌다. 한성여객이 운행하는 15번 버스의 경우 서울시에 30대를 승인 받아 절반 가량만 운행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총 210대를 허가 받아서 절반 정도만 운행하며 기사 채용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에 참가중인 한 조합원은 "원래는 5분마다 배차를 시켜야 하나 20분마다 배차를 시키는 상황이지만 사측은 문제가 생기면 벌금으로 메꾸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지경이라 노동강도는 말도 할 수 없다. 식사시간은 5분에서 10분 정도 밖에 없다. 대기인원은 3명. 밥먹는 도중에도 불러서 "밥을 어디로 쳐 먹느냐"며 배차를 시킨다고 한다. 15번 순환버스를 운전하는 조합원들은 "전에는 대기조가 5명이었는데 예비차를 투입시켜 어떤 날은 1명만 대기하고 있어 차고지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뒷 차를 받아서 나가는 일도 다반사"며 "인력은 모자라고 노는 차는 많으니 쉴 수가 없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니 버스 노동자들은 제시간에 맞춰 차고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과속운전과 난폭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시민들 역시 인가된 차량의 절반 수준으로 운행하는 통에 배차간격이 늘어나 피해를 보고 있다.

*버스안에서 조별로 생활하며 파업농성중이지만 1주일이 지나도 파업장을 이탈하는 사람은 거의 드물정도로 조합원들의 열기가 뜨겁다
서울 시내 버스 사업장 노조민주화 투쟁 서막
그간 버스사업장은 회사가 개개인을 압박할 수단을 갖고 있거나, 대부분 위원장이 전권을 행사해 노조 민주화 투쟁을 할 경우 조합에서 탈퇴시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노조가 사측에 비우호적이면 폭력배를 고용하는 경우도 많다. 한성여객도 폭력배를 회사직원으로 채용해 위원장을 폭행하기도 하고 3월에는 조합원들을 협박해 탈퇴서를 받아 노조비를 공제하지 않기도 했다.
따라서 한성여객 파업투쟁은 향후 서울지역 버스노동조합 민주화 투쟁의 촉발이 될 전망이다. 버스 노민추의 한 관계자는 "그간 서울지역에서 버스 노조 민주화 추진위원회가 많은 투쟁을 해왔지만 사측의 탄압으로 세를 확산시키지 못했다"며 "이번 한성여객 투쟁에는 노조 민주화 투쟁을 진행중인 많은 서울지역 버스 사업장들이 희망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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