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와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당 통합에 공식 합의했다. 이로써 양당은 지난 2003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갈라 선 지 4년여 만에 '통합민주당'(가칭)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이불을 덮게 됐다.
민주당, 신당 '공동대표-단독등록'안 수용
양당은 이미 대선 시기에 지리멸렬한 통합 협상을 진행하다 무산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범여권 전멸'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치러진 이번 협상은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박상천 대표는 지난 달 22일 신당 측에 통합 협상을 최초 공식 제안한 바 있다. 불과 20여일 만에 양당 대표의 통합 합의가 나온 셈이다.
지난 4일까지만 하더라도 양당은 공동대표 법적 등록 문제를 놓고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양당 대표 회동에서 박상천 대표가 신당 측의 '공동대표-단독등록' 요구를 전격 수용하면서 협상은 급진전됐다.
박 대표와 민주당은 4일까지만 하더라도 "모든 것을 다 양보했다"며 "공동대표를 하면서 한 쪽만 등록하겠다는 것은 허울은 공동대표지만 실질적으로는 1인 단독대표이기 때문에 사실상 민주당은 궤멸당하는 형국이 된다"고 반발해왔다.
민주당이 스스로 '궤멸'이라고 표현했던 통합안을 수용한 것은 역설적으로 당내 '총선 궤멸' 위기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박상천 "총선 다가오는데, 오래 논의할 수 없어 양보했다"
박 대표는 이날 '공동대표-단독등록'안 수용과 관련해 "총선은 다가오는데 공동대표 법적등록 문제 가지고 오래 논의할 수 없어서 민주당이 양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합을 민주당이 상당한 손해를 보면서 관철한 이유는 민주개혁세력이 뭉치지도 않고 국민들께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양측의 합의문에서도 그대로 묻어났다. 양당 대표는 '통합과 쇄신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통해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개헌선 넘는 국회의석까지 장악할 경우 민주정치의 요소인 복수정당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며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가 오고, 권력남용과 부패를 막을 수 없고 소외계층 보호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양당은 이날 곧바로 통합실무단을 구성하는 한편, 조속한 시일 내에 선관위 등록 절차를 밟기로 했다. 합의문에 구체적인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선관위에는 손학규 대표 1인이 등록될 예정이다. 법적 등록 문제와는 별도로 지도부는 양당대표로 구성된 '공동대표 합의제' 형태로 운영하고, 최고위원회는 심의기구로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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