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는 4월 2일에 대규모 세금 인상(관세)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의 “귀여운(cute)” 세금 패키지가 정확히 무엇일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만약 그가 약속한 내용대로라면,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퍼센트 세금, 중국산 수입품에 20퍼센트 세금, 알루미늄·철강·구리 수입품에 25퍼센트 세금이 부과되고, EU와 일본산 수입품에 대한 깜짝 세금이 더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연간 2천억 달러에서 4천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이 금액은 가구당 1,500달러에서 3,000달러에 해당한다. 이 액수를 통상 세금 논의에서 그렇듯 10년간 누적 금액으로 계산하면, 도널드 트럼프가 2주 안에 국민들에게 부과하려는 증세는 1조 5천억 달러에서 3조 달러에 이른다.
정확히 어떤 안이 나올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세금 인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클린턴과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30년간 시행한 세금 인상이 주로 상위 1퍼센트를 겨냥했던 반면, 트럼프의 세금 인상은 주로 보통 노동자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다.
그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다. 수입세는 소비세이며, 특히 재화 소비에 대한 세금이다.
트럼프와 그의 억만장자 친구들은 자신들의 소득을 모두 소비하지 않는다. 반면 연간 6만 달러를 버는 평범한 노동자는 소득 대부분을 소비한다. 게다가 중간 소득층 노동자들은 소비 지출 중 더 많은 비율을 물건 구매에 사용하며, 음식이나 의류 같은 품목에 더 많은 지출을 한다. 반대로 고소득층은 레스토랑, 헬스클럽 회원권, 휴가 같은 서비스에 더 많은 지출을 한다.
이 말은, 트럼프가 지금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 선전하고 있는 4월 2일이 보통 노동자들에게 있어 가장 큰 세금 폭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공화당은 이제 반세금 정당에서 대규모 증세를 자축하는 정당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출처: Unsplash, Kyle Cleveland
트럼프는 이번 세금이 미국의 산업 기반을 재건할 것이라는 얼빠진 변명을 내놓고 있지만, 그의 급여를 받지 않는 사람 중에 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현재 미국 산업은 특히 이웃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중심으로 무역 파트너들과 철저히 통합되어 있다. 트럼프의 세금은 산업을 돕기보다는 비용만 올리고 산업을 해칠 가능성이 더 크다. 트럼프는 이미 미네소타 광산에서 해고 노동자 600명을 기록했다.
그리고 계산도 전혀 맞지 않다.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3.0퍼센트에 해당하는 무역 적자를 전부 제조업 생산 증대로 해소한다고 해도, 제조업 고용 비중은 8.0퍼센트에서 9.0퍼센트로 겨우 1퍼센트 오를 뿐이다. 이는 노동시장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보다 더 심각하다. 1980년대만 해도 제조업 일자리는 괜찮은 일자리였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임금을 지급했고, 민간 부문 다른 직업보다 건강보험 제공 가능성도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제조업 임금 프리미엄은 대부분, 혹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 이유는 이 부문이 더 이상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1980년에는 제조업 일자리의 거의 3분의 1이 노조에 가입해 있었고, 민간 부문 다른 분야의 노조 가입률은 15퍼센트에 불과했다. 현재 제조업 일자리 중 노조에 가입된 비율은 8.0퍼센트이며, 이는 다른 민간 부문의 6.0퍼센트보다 조금 높을 뿐이다.
그리고 새로운 제조업 일자리가 노동조합으로 조직화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일론 머스크는 극단적인 반노조 성향을 보인다. 그는 심지어 노동법을 집행하는 국가노동관계위원회가 위헌이라는 주장을 담은 소송을 밀어붙이고 있다.
즉 트럼프의 꿈은 제조업 고용 비중을 1.0퍼센트 늘리는 것이며, 이 일자리는 대체될 보건의료나 소매업 일자리보다 나을 게 없다. 그리고 이 조치는 수조 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보통 노동자들에게 물리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 이야기는 MAGA 추종자들에게는 꿈일지 몰라도,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악몽이다. 행복한 세금의 날을 맞이하길 바란다!
[출처] Donald Trump Declares April 2 “Tax Day”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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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