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시민들은 법원이 "이례적 판단"으로 광장의 "민의를 거스른 것"이라면서 분노했다. 1만여 명의 시민들은 광화문에서 헌재 인근까지 행진하며 검찰의 즉시항고와 헌재의 파면 결정을 촉구했다. 검찰은 이틀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다시 광장을 향한다.
"윤석열 구속 취소 규탄한다!". 참세상
7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서십자각 터로 사람들이 물밀듯 모여들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재판장 지귀연)는 윤 대통령 측이 지난 달 4일 제기한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법원의 결정 후 긴급하게 개최한 집회에는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1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광화문에서 헌법재판소 인근까지 행진하며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 규탄한다", "검찰은 즉시 항고하라", "헌재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함께 소리 높여 외쳤다.
시민들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분노와 우려가 깊었다.
경기도 시흥에 사는 20대 홍은진 씨는 참세상에 "사법부가 권력을 가진 이들의 편의에 맞게 기준을 바꾸어 적용하는 것이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광장에 나와 윤석열의 구속 처벌과 파면을 요구해온 시민들을 우롱하는 것 같아 무척 화가 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살고 있는 20대 노진영 씨는 구속 취소 결정을 듣고 "법원이 결국에는 민의를 배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윤석열은 내란범으로 수사를 받고 있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앞둔 상황인데, 시민들의 바람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버린 법원에 굉장히 유감"이라며 "이렇게 예외적인 결정으로 민의를 배반하는 것은 어찌 본다면 역사적으로 내란에 동조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도 말했다.
30대 김경은 씨는 "윤석열을 구속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내서 시위를 해왔는데, 법원의 갑작스러운 취소 결정에 분노도 크고 두려움도 있다"면서 "구속 취소로 벌어질 수 있는 증거 인멸 등의 상황에 대한 면밀한 논의가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이모 씨는 "구속 취소 결정으로 윤석열을 지지하고 있는 극우 세력들이 더 자신감을 얻고 헌법 질서마저 파괴하는 물리적 폭력들을 이어갈까 우려된다"면서 "윤석열의 석방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검찰이 즉각 항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은 즉시 항고하라". 참세상
이날 법원은 "피고인의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면서 구속기간 만료 후 기소가 이루어져 위법하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 들였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하여 수사 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있었던 기간을 구속기간에 불산입하면서 그 기간을 '일수'로 계산하는 종래의 산정방식이 타당한지 여부 △체포적부심사를 위하여 수사 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있었던 기간도 구속기간에 불산입하여야 하는지 여부를 다퉜다.
법원은 이에 대해 "피의자에게 유리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체포적부심사 기간은 구속기간에 불산입하여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구속기간 산정 기준을 '일수'가 아닌 '시간'으로 삼았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드는 기간만큼 구속기간은 연장된 것으로 보는데 그 기간을 시간과 분 단위로 계산하여 '일수'로 계산할 때 보다 연장된 기간이 줄어들었고, 체포적부심사에 드는 기간은 이미 구속기간에 포함된 것으로 보아 그 기간만큼 구속기간이 연장되지 않게 된 것이다.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이와 같은 법원의 결정이 "선례를 거스르는 매우 이례적 판단"으로 "윤석열을 위한 새로운 해석"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법원은 또한 "구속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소가 제기된 것이라 하더라도, 구속취소의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된다면서 내란죄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범위와 권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이에 관한 대법원의 해석이나 판단도 없는 상태인바,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구속 취소 결정을 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법원의 결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당장 석방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법원의 결정 후 7일 안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고, 항고에 대한 상급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 까지 윤 대통령의 구속은 지속된다. 일주일 내 즉시항고 여부를 결정하는 기간에도 구속은 유지된다.
광장의 시민들은 즉시항고를, 윤석열 대통령 측은 석방 지휘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은 이틀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8일 새벽 4시 30분경 출입기자단에 "계속 여러가지를 검토 중"이라 공지한 후 오전 10시 현재까지 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분노한 시민들은 다시 광장을 넓히고 밝힌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8일 오후 5시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 대행진'을 연다. 오는 10일부터는 헌재의 파면 결정까지 평일 집회를 매일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