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방문중인 부트로스-갈리 전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 영국의 일방적인 이라크 군사개입 결정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습으로 인해 유엔의 입지가 크게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폭격의 책임자들은 미국 역사에 부끄러운 한 획을 긋고 있다. 수많은 이라크의 남성, 여성, 아이들이 미국의 폭탄과 크루즈 미사일로 인해, 이미 사망하거나 불구가 되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치밀한 각본'에 의해 빌 클린턴 대통령이 선택한 고도의 정치적 작전이었다는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분석가들은 클린턴이 지난주 이스라엘의 철군거부로 `중동카드'가 탄핵문제 해결에 별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아껴둔 `후세인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엔 1차 걸프전 때에 비해 명분이 약해 그때만큼의 다국적인 협조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무려 31개국이 이라크 응징에 참가했으며 한국.일본 등 4개국은 전투병력 파견 없이 전비 (戰費) 만 부담했었다.
후세인 대통령은 국민들의 고통 감수와 단속 강화의 명분으로 유엔의 경제제재를 악용하면서, 한편에서는 생화학무기를 개발하려고 시도함으로써 공격을 자초했다. 그는 서투른 방식으로 걸프만의 세력균형을 깨뜨리려는 강수를 두다가 또한번 응징당한 셈이다. 후세인 대통령은 더이상 무고한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기보다는 무조건적 무기사찰 재개를 받아들여야 한다. 클린턴 대통령도 이라크 공격으로 탄핵안을 궁극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당장 안보리를 통해 후세인 대통령과 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사태를 더이상 확대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애당초 약속을 한 이상 후세인 대통령이 즉각 종전의 약속으로 되돌아가는 길 밖에 없다. 지구촌 최대의 현안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이라크 문제는 하루 빨리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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