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특집] 어느 넝마주이가 생각하는 사진과 인권
미리 말씀드리자면, 나는 인권에 관한 생각으로 사진을 찍어 본 적도, 글을 써 본 적도 없습니다. 따라서 ‘나에게 인권’이라거나, ‘인권이 내게로 왔다’는 원고를 주문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일을 핑계로 원고청탁을 정중하게 거절하였으나, 거절이 거절이 되지 못하고, 석 달의 유예기간을 부여받아 한숨을 돌리려는 찰나, 가뭇없이 석 달이 흘러버렸음을 깨닫고 원고와 씨름하는 시름에 잠깁니다. 나는 나를 말할 뿐입니다. 나를 생각할 뿐입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관찰하는 나’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는 게 내 작업이자 직업입니다. 나는 어슬렁거리며, 우리사회가 흘려놓은 넝마들, 허나 내게는 고민스럽고 자꾸 시선이 박히는 그런 장면들을 머릿속에 주워 담고, 사진기에 주워 담고, 수첩에 주워 담아, 내 안에 머물게 했다가 그것을 다시 넝마로 엮어 밖으로 흘려보내는 가련한 넝마주이인 셈이죠. 나는 성경을 줍지 않듯(그것은 너무 깨끗한 성수이자 역겨운 오수이므로) ‘인권’이라 명시된 넝마를 줍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 지금 이 글은 적절치 않은 필자가 적절치 않은 얘기를 떠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어지는 두 개의 생각은 이미 써 놓았던 것을 재수록 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첫
노순택 | 사진가
2010.06.15 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