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월간 사람] [특집] 새로운 인권 문화를 꿈꾼다

[월간 사람] [특집] 새로운 인권 문화를 꿈꾼다

스톡홀름 중심가와 서울의 명동, 강남을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는 그곳에 존재하는 인구의 다양성이다. 인종은 차치하더라도 다양한 연령, 다양한 신체적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있는 스톡홀름의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럽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공간의 분할과 독점에 익숙한, 서울에서 온 나의 눈에는 낯설기 짝이 없다. 느리게 걸을 수밖에 없는 노인, 유모차를 끄는 남성, 혹은 여성들이 마치 서울역 앞 횡단보도와 같은 스톡홀름 중앙 옆 앞 대로를 서두르지 않고 건너간다. 낯설음은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질문을 시작해본다. 도대체 한국의 노인들, 어린아이들, 다인종가족들, 가난한 사람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거리가 아니더라도 심지어 학교 교육현장에서도 장애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 사회의 수많은 장애인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무엇이 특정 공간으로부터 유언무언의 배제를 만들어내는가? 무엇이 이런 투명한 유리 담장을 만들어내는가? 사회보장제도는 자유를 가능케 하는 수단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유를 향유할 능력을 동등하게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정보든 이동수단이든 금전이든 삶의 질 향유를 위한 수단을 제공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사회집단이 공간을 고루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신체적 특징을 비롯한 외관-이는 연령, 인종, 심지어

[월간 사람] [한상희의 쇳소리] 이 자랑스런 국가여!

[월간 사람] [한상희의 쇳소리] 이 자랑스런 국가여!

이탈리아 파시즘을 주도했던 무솔리니에 의하면 민족은 국가에 의해 창조된다. 국가는 고도로 윤리적이고 보편적인 실재다. 국가는 인격의 최고, 최상의 형식이자 하나의 정신적 힘이다. 그리고 이 힘이 바로 인간의 도덕적·지적 삶을 지배한다. 국가는 그 존재 자체로서 윤리적이며 인간은 그 국가의 일부인 한에서만 비로소 자유로울 따름인 것이다. 이에 루소가 말하는 시민종교는 일거에 국가종교로 변질된다. 일반의지에 대한 복종의 윤리가 국가라는 상상적 공동체에 대한 절대복종의 의무로 왜곡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국가주의의 교의는 우리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참여정부에서 그 찬란한 21세기적 외형을 획득한다. 실제 국기에 대한 맹세는 군사정권의 일방적 지시에 근거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대한민국국기법’이 지난 1월 통과됨으로써 이 인권유린의 국가도덕은 40년에 걸친 유랑을 접고 당당하게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 민주항쟁 20주년을 자랑하는 이 시점에, 행자부 관료주의의 은폐·엄폐에 몸을 가린 대통령에 의해 그것은 일반적 구속력을 갖춘 국가법률로 정착하게 될 지경인 것이다. 여기서 미국도 충성맹세를 한다는 항변은 무의미하다. 그것은 남북전쟁 직후 허약한 연방체제를 보호하려는 의도(“one Nation indivisible”)로 구성될 뿐이다. 우리처럼 스스로 정당한 절대자이자 최고의 인격체인 국가에 대한 무조건적인

[월간 사람] [인권운동 길찾기] 의무 없는 권리는 존재할 수 없는가

[월간 사람] [인권운동 길찾기] 의무 없는 권리는 존재할 수 없는가

우리 사회에는 권리와 의무에 대한 정반대의 생각이 존재한다. 권리를 주장하기 전에 공동체(또는 국가)를 위해서 해야 할 의무를 다했는가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이다.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권리를 주장하는 일은 이기적 행위로 매도되고는 했다. 국민 개개인보다 먼저 국가가 있었다는 이런 인식은 참으로 오래된 생각이다. 여기서 국가는 절대선이고, 절대가치이다. 국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일에 일개 개인이 어떻게 반대하느냐는 주장이 이어진다. 그럴 때 국가주의는 완성된다. 이런 논리에 맞서서 싸워온 것이 인권운동의 역사일 것이다.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인권을 주장하는 이들은 종종 의무에 대해서 논하기를 꺼린다. 의무를 강조하는 것은 권리 주장을 누르기 위한 방편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집회와 시위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주장을 보면, 집회와 시위보다는 교통정체로 많은 시민들이 불편하다고 부정적으로 말한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고 하면 국가안보를 위한 국민의 의무를 내세운다. 그러기 때문에 일단 인권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대체로 의무는 부정적으로 읽히게 된다. 그렇지만 이런 양 극단의 사고는 모두 잘못이다. 권리와 의무는 대응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보통 권리를 주장할 때는 의무 당사자의 문제는 드러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자유권,

[월간 사람] [인권 톺아보기] 최저임금투쟁은 빈곤에 대한 저항

[월간 사람] [인권 톺아보기] 최저임금투쟁은 빈곤에 대한 저항

최저임금투쟁은 빈곤에 대한 저항 ‘신자유주의 시대, 빈곤 다시 보기’ 토론회 열려 지난 6월 7일 대구에서는 ‘신자유주의 시대, 빈곤 다시 보기-최저임금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최저임금투쟁의 과제와 전망을 이야기해 보는 토론회가 열렸다. 2005년 정부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최저생계기준 120%에 미치지 못하는 인구가 716만에 달한다. 이는 전체 인구 비율상 6명 중 한명 꼴로 저임금 문제는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에 대한 문제제기를 포함하지 않고서는 무의미하다. 한국사회에서 노동자의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이고, 최저임금 이하로 받는 노동자 94%가 비정규직 종사자이다. 이렇듯 빈곤문제라는 실타래 속에는 비정규직과 최저임금이라는 매듭이 얽어있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박찬희 성서공단노조 부위원장은 “현재 최저임금 결정권이 공익위원들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며 “최저임금 소폭 요구에 최저임금투쟁이 머물러서는 안 되고 ‘빈곤에 대한 저항’의 일환으로 ‘법’으로 정하여 최저생계비 현실화 등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어서 빈곤사회연대의 최예륜 발제자는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생활권이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생활임금이란 노동자들이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능력과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정치.사회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여가와 수단을 가질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을 의미한다고 정의하였다. 따라서 그는

[월간 사람] [인권 안의 법, 인권 밖의 법] 농경사회 법으로 21세기를 처벌하나

[월간 사람] [인권 안의 법, 인권 밖의 법] 농경사회 법으로 21세기를 처벌하나

최근 국가보안법 상 국가기밀 조항을 적용한 구속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기밀 조항은 모호한 표현으로 인해 적용기관의 확대해석, 자의적 적용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비롯한 기본권 제한,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정보의 생산, 유통 과정이 달라진 현실에서도 남용실태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사진작가 이시우의 작품활동은 국가보안법 상 국가기밀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간첩죄로 기소된 상태이다. 사진출처 | 이시우 포토갤러리 국가기밀은 무엇인가 국가기밀 조항은 법 제정당시에는 없었다가 법 개정과정에서 신설되어 7차 개정(1991.5.31) 당시 현재 내용(제4조, 목적수행 죄)으로 기술되었다. 7차 개정 전에는 국가기밀로만 규정되었던 것을 ‘군사상 기밀’과 ‘국가기밀’로 나누고 제4조 1항에서 “반국가단체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목적수행을 위한 행위를 한 때에는 다음과 같은 구별에 따라 처벌한다”고 규정하면서 가중처벌 되는 것과 그렇지 아니한 것으로 분류했다. 국가기밀 조항을 살펴보면 ‘반국가단체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그 목적수행을 위한 행위를 한 때’의 처벌기준(제 1항 1호,2호)과 내용별 형량(제1항 3~6호)과 미수 행위 등에 대한 처벌규정을 명시하고 있다.1)

[월간 사람] [달리는 포장마차] 여성흡연자에게 복 있을지언저

[월간 사람] [달리는 포장마차] 여성흡연자에게 복 있을지언저

6월항쟁 20주년을 즈음해 각 언론사들마다 작심한 듯 그때 그 시절을 들춰냈다. 당시 거리를 가득 메운 가공할 양의 최루가스와 후미진 골목이나 건물 화장실에서 내 허파를 한 바퀴 휘돌아 나왔을 담배연기. 이 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마는, 하여튼 87년은 내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해이니 어느덧 20년이다. 이상하게도 어떻게 담배를 입에 물게 되었는지, 언제 입담배가 속담배로 바뀌었는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다만 자율학습을 마치고 인적 드문 놀이터에서 끽연을 즐기다 아파트 경비에게 걸려 달밤에 ‘엎드려 뻗쳐’와 ‘쪼그려 뛰기’를 했던 일이나, 의기양양하게 대로변에서 담배를 물고 건널목을 건너다 틀림없이 부부싸움 끝에 집나왔을 형사를 만나 온갖 공갈협박을 당하고 마음 졸였던 그 수난들만큼은 생생하다. 이러한 나의 수난사는 명함도 내밀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을 일깨워준 책. 수난이 아니라 잔혹이란 단어를 써야만 제대로인 이 땅 담배 피우는 여성의 숙명을 그린 책이 『흡연여성 잔혹사』(서명숙 지음. 웅진)이다. 담배를 핀다는 이유로 술잔과 따귀가 날아들고 욕설이 난무하는 에피소드들은 그나마 서정적이다. 목숨 걸고 옥상에 올라 담배를 피우다 마침내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여고생에서부터 흡연을 이유로 이혼을

[월간 사람] [미디어세탁소] 을 둘러싼 몇 가지 궁금증

[월간 사람] [미디어세탁소] 을 둘러싼 몇 가지 궁금증

고백 : 미디어운동을 하는 자에게, 아니 시민사회운동에 몸을 담고 있는 자에게, 참으로 불편하고 괴로운 시간이 벌써 7개월 이상 지나가고 있다. 부채인지 책임인지, 분노인지 모를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는 동안 물리적 신체는 자꾸 외면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누구는 ‘운동 사회 내 성폭력’, 누구는 ‘시민사회운동의 권력 지향성’, 누구는 ‘시민사회운동 내 매체전략의 부재’ 등을 이야기한다. 모두 공감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복잡하여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부유할 때도 많았다. 이 끔찍하게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를 홀로 발설하기에 자신도 용기도 없었고, 회의적인 판단에 주저할 때도 많았다. 1993년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시민주를 모아 창간한 이후 1997년 시민사회의 정론지로서 시민단체 공동신문을 표방한 <시민의신문>. 매체의 특성에 따라 그 동안 <시민의신문>은 시민사회운동 내의 소식과 정책안, 그리고 시민사회운동 내의 주장 등을 주된 콘텐츠로 생산하며 ‘시민사회운동’ 내에서의 지분을 만들어왔다. 콘텐츠가 지향하는 방향 외에도 <시민의신문>은 각계의 시민사회운동 진영 내의 대표적 인물들이 ‘이사’, ‘편집위원’ 등으로 참여하였다. 외면상으로 봤을 때 <시민의신문>은 시민사회단체의 공동신문으로써의 정체성을 추구하여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6년 이형모 전 대표이사의 성추행 사건이

[월간 사람] [인권이에요, 당연하지] 40대에는 뭐 하고 놀까?

[월간 사람] [인권이에요, 당연하지] 40대에는 뭐 하고 놀까?

택시를 탔다. 늘 그렇듯이 나보다 평균 15살 이상은 많으실 것 같은 아저씨 기사님이 계시고 대개는 라디오나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게 된다. 트로트가 흘러나오는 테이프는 거의 필수인 것으로 보인다.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는 라디오를 들으시는 기사님들의 카오디오를 흘끗 훔쳐보면 십중팔구 테이프 하나가 꽂혀있다. 요즘엔 TV 수신기나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네비게이션을 단 택시를 만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 덕에 생전 처음 나훈아를 비롯한 여러 트로트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몰아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특정집단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문화 코드 어쨌든, 운전기사들의 문화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트로트 테이프다. 어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트로트, 뽕짝 메들리 50!’ 따위의 테이프는 없으면 뭔가 이상하고 허전한 기분까지 들게 한다. 이렇게 어떤 특정 집단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연상 작용이 떠오르는 문화 코드가 있게 마련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생각하면 왠지 종로의 탑골공원이 떠오르고, 직장인 남성들을 떠올리면 넥타이를 머리에 질끈 매고 노래방을 뛰어다닐 거라는 상상을 한다거나, 20대 여성들은 화장품과 옷가게, 젊은 사람들은 홍대 공연장이나 콘서트,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7080세대 가수의

[월간 사람] [내목소리] 에버랜드, 그 끝나지 않은 고통

[월간 사람] [내목소리] 에버랜드, 그 끝나지 않은 고통

경기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 에버랜드에서 무용수로 일하는 우크라이나인 옥사나(29.여)씨는 5㎏의 무대의상(나비옷)을 입고 카니발 퍼레이드에 출연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그는 에버랜드에 무용수를 파견하는 동일엔터테인먼트와 맺은 계약서의 “배우가 계약기간 중 다쳐도 에버랜드와 파견업체는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않으며 배우가 2주 이상의 치료를 요할 경우 집에 가야 한다”는 조항 때문에 산재신청 등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강제출국 위기에 몰렸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옥사나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E-6(연예비자)으로 들어와 한국에서 공연 노동자로 일하는 모든 이들의 고통이기에 더 심각하다. 아래 내용은 그가 삼성 에버랜드 공대위의 도움으로 언론 인터뷰를 준비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편집자 주. 사진 | 참세상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외국인 무용수는 150여 명이에요. 돈을 벌려고 온 거였고 그래서 아파도 좀 참고 일단 계약기간을 마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일을 했어요. 일단 여기서 계약기간까지 참고 일을 다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치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나아질 거라 생각했죠. 처음에 떨어져서 다쳤을 때, 다쳤지만 공연에서 관객들 앞에서는 웃어야 하고, 고통을 참고 무대에서 춤을 춰야 한다고. 그래서 저는 일단 참고

[월간 사람] [만화] 충성맹세

[월간 사람] [만화] 충성맹세

출처: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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