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과연 누가 테러리스트인가
작년 12월, 미국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은 약 8천 여 병력의 에티오피아 군대가 소말리아를 침공했던 거 모두들 기억하고 계시죠? 당시 그들이 내세웠던 침략의 명분은 수도인 모가디슈를 장악하고 있던 <이슬람법정연합(United of Islamic Court)>이라는 ‘반군’세력을 몰아냄으로써 소말리아 ‘과도정부’를 보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만 옆길로 새보면, 미국이 일방적으로 갖다 붙이고, 그걸 언론이 그대로 받아쓰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그렇게 부르는 이 ‘반군’과 ‘과도정부’라는 명칭상의 구분법은 소말리아의 경우엔 전혀 적합하지 않습니다. 1992년 내전이 본격화한 이후로 지난 16년 동안 소말리아는 유엔이 인정했듯이 ‘행정, 치안, 법을 집행할 주체가 완전히 부재한’ 말 그대로의 무정부 상태였거든요. 지역마다 부패한 군벌들이 난립했던 나라에서 16년 만에 처음으로 쓰레기 수거가 시작되고 범죄자를 단속하는 등 질서와 안정이 조금씩 찾아들기 시작한 것은 <이슬람법정연합>이 모가디슈를 장악한 작년부터였습니다. 물론 그동안 제대로 된 선거가 치러진 적 한번 없었구요. 그런 마당에 미국과 에티오피아가 일방적으로 임명한 (과거 반미였다가 지금은 친미로 돌아선) 군벌연합세력을 ‘과도정부’라 부르고, 그들의 반대편에 선 이들을 ‘반군’이라 부르는 것은 어린아이들이 “앞에 가면 도둑놈, 뒤에 가면 경찰”하는 것만큼이나 엉터리인 구분법일
최재훈 | 경계를 넘어 활동가
2007.04.09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