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월간 사람] 아시아의 친구들, 동네 친구들

[월간 사람] 아시아의 친구들, 동네 친구들

왜 이주민을 저급하고 못 사는 나라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게 됐을까? 아니, 여기엔 이주민이라는 말은 적절치 못하다. 유럽 및 북미권의 백인들에겐 ‘이주민’이라는 말은 쓰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들은 동경의 대상이 아니던가. 유독 아시아권의 사람들을 ‘이주노동자’라고 통칭하며 멸시와 냉대의 눈길을 보낸다.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고 했던가? 이주노동자와 지역민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조금씩 고쳐나가는 친구들을 찾았다. 김지영 활동가(우측)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옆방에서는 한국어교실을 마친 결혼 이민자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 강곤 개발의 그늘에서 만난 사람들 <아시아의 친구들>을 찾아 일산으로 가는 버스가 시원하게 뚫린 대로를 내달렸다. 잘 정리된 도로와 조경들. 소위 있다~하는 사람들이 산다는 일산인데 웬 이주노동자단체지? 미디어의 노예로 살다보니 이런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1988년 말 부동산 가격폭등과 함께 서울의 인구 과밀에 대한 대안으로 ‘분당, 일산 신도시 건설계획’이 발표되고, 95년을 전후하여 일산은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그러나 텔레비전 드라마를 통해 만나는 일산은 그야말로 건설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일부분일 뿐이다. 일산역 철길을 따라 그 너머엔 ‘구 일산’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일산이 있다. 자유로에 면한 장항동 일대와

[월간 사람] 말기 암, 자본주의를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월간 사람] 말기 암, 자본주의를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요즘 내가 내린 결론은 지금과 같은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한미FTA 체결을 통해 더욱 공고해지는 대기업 자본주의의 횡포를 막을 도리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새만금 갯벌에 죽음의 방조제가 들어서고 황새울 들판에 최첨단 미군기지가 들어서게 되는 것도 우리의 반대운동이 허약해서가 아니다. 우리의 운동이 삶 전체를 바꾸는 총체적 변혁운동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채식, 자전거, 생태화장실, 대안생리대 등등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환경과 노동의 착취에 기반한 대기업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안락하고 편리한 삶을 거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편리함을 위해 스스로 자본주의를 지속시키는 일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안락함을 거부하는 ‘신념에 의한 소비 거부자들’이 되어 대기업 자본주의 유혹을 용케 벗어나 처음엔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자립과 공생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나는 자본주의가 암과 같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 대기업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산업문명은 말기 암과 같다.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서양의학이 시술해온 것처럼, 암세포를 도려내는 것으로 치유가 가능할까? 돈을 벌어 의료보험에 들고, 더 좋은 병원에 가서 특진을 끊는 태도가 삼성재벌로 하여금 병원과 의료보험을 통합하는

[월간 사람] 이슬람 사회에서의 여성인권

[월간 사람] 이슬람 사회에서의 여성인권

이번 설 연휴가 끝나고 뉴스를 보니 ‘명절 증후군’ 때문인지 이혼 신청 건수가 평소보다 3배나 많다고 한다. 아직도 가부장적인 우리 가족사회에서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바뀌었으면 어땠을까? 남성이 음식을 장만하고, 여성은 회사일로 바쁘다는 이유로 늦게 들어오고, 남성이 준비해 놓은 음식에 차례는 여성이 지내고…. 많은 가정에서 죽기 전까지 제사나 차례를 지내니 한번이라도 남여 역할 바꾸기를 해보면 어떨까? 그렇다면 남성들이 여성들의 고충을 알게 될까, 혹은 실질적 남녀평등이 조금이라도 실천될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도 가부장적인 교육을 받고 자라났으며 나의 누님들도 그러한 교육을 받고 자라났다. 이 가부장적인 교육은 한국사회의 문화이자 전통이란 이름으로 보존되어 왔고 그러므로 존중받고 지켜져야 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많이 옅어지고 깨어졌다고는 하나 역시 ‘이혼’이란 형태로 그 전통과의 부딪침은 계속되고 근래 더욱 증가되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주소이다. 여기 한국과 문화와 전통이 많이 다른, 서양의 시각으로 보자면 서남아시아에 위치한 파키스탄이라는 나라가 있다. 최근 국가주도로 이러한 전통에 맞서 여성 인권을 보호하려는 시도가 있어 소개한다. 파키스탄에서의 여성, 그리고 여성인권 “Sindh 지방에 사는 한 17세의 소녀가 2006년 6월 6일 오후

[월간 사람] 국가보안법의 시대착오적인 부활

[월간 사람] 국가보안법의 시대착오적인 부활

국가보안법이 돌아왔다. 58년 전 생긴 이래 한 번도 우리 곁을 떠난 적 없었으니 돌아왔다는 말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몇 해 전 온 나라를 들었다 놨던 해방 이후 최대 간첩(그러나 2심에서 주요혐의가 다 무죄로 밝혀져 석방된) 송두율 교수 사건이나 불구속 수사방침이 무슨 제2의 6.25 남침이라도 되는 양 일부에서 호들갑을 떨었던 강정구 교수 사건만큼 요란하게 등장한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러나 사태는 심상치 않은 모양이다. 마치 작정을 한 듯 어퍼컷에 앞서 잽을 날리는 형국이다. 잽이지만 그 충격은 만만치 않다. 이제는 지긋지긋하고 식상한 주제.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의 ‘2007년 왜 다시 국가보안법인가!’란 토론회에서 다시 돌아온 국가보안법과 마주했다.

[월간 사람] 허물어지지 않은 불관용과 차별의 장벽

[월간 사람] 허물어지지 않은 불관용과 차별의 장벽

요사이 UCC(손수제작물, user created contents)가 여기저기서 유행이다. 자신만의 창의적인 생각들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알릴 수 있는 이 인터넷 영상물 제작은 새로운 소통가능성과 창의성에 많은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열광하는 것 같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을 떠올리면 바로 그 창의성으로 인해 UCC를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UCC가 허용하는 주제의 다양성과 자유로운 표현방식이 자칫 낯설고 기이함을 불러일으킬 경우, 이는 우리 사회의 불관용의 벽, 색깔논쟁에 부딪혀 여지없이 국가보안법의 이적성 시빗거리로 전락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신 트렌드에 대한 이 어이없는 걱정은 국가보안법이 행위가 아닌 인간의 내심을 추정해서 처벌한다는 독소조항에 이르러서는 현실적인 우려로 연결된다. 줄어든 구속자, 그러나 색깔론은 끊이지 않아 최근의 국가보안법 구속사례들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1) 또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 반대싸움, 한미FTA 반대운동 등의 이슈 대응으로 인해 국회에 상정된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에 시민사회가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구속자가 줄어들었다는 현상도 크게 작용되었다. 이런 현실에서 2006년 한 해 동안 국가보안법 흐름을 짚어보면 구속 사례를 벗어나 내내 국가보안법을 겨냥한 이적성 논란, 색깔논쟁이 끊이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강정구 교수의 인터넷 칼럼 기고문과

[월간 사람] 다시금 국가보안법과 맞서싸워야 함을 깨달으며

[월간 사람] 다시금 국가보안법과 맞서싸워야 함을 깨달으며

민족 최대 명절이라는 설을 지냅니다. 차가운 구치소 바닥에 앉아 세상을 탄식하며 역사의 명운을 저울질할 형을 생각하니, 가족과 함께 차례다 성묘다 하는 일상 속에 묻혀 있는 삶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2월 13일 면회에서 둘째 딸 연수의 졸업식을 챙겨줄 것을 당부하는 형과의 약속을 아직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올라가는 여아에게 어떤 위로와 선물보다도 아버지의 귀환이 더 절실하게 필요하리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어둔 밤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는 사실보다 더 따뜻한 위로는 없습니다. 이것은 밤하늘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어둔 밤을 걸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연수에게 줄 졸업 선물로 고른 신영복 선생님의 『처음처럼』이라는 책 안에 있는 이 구절을 생각했습니다.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다시 어두워만 가는 차디찬 역사의 밤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오늘 다시 우리 사회에 밀려온, 특히 전교조를 향해 독기 품은 칼날을 휘두르는 공안당국과 수구 세력의 비열함에 대해, 아니 그 냉정함과 치열함에 대해 더 깊이 숙고해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2007년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가를 대선을 앞두고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된 까닭입니다.

[월간 사람] 당신을 채우는 그의 빈자리

[월간 사람] 당신을 채우는 그의 빈자리

지난 2002년 3월 3일. 늘 그렇듯이 이제 2회째를 맞은 서울DPI(서울장애인연맹) 장애인 청년학교의 수료식을 겸한 뒤풀이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그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한 장애인 활동가가 세상을 등졌다. 사인은 장애인 청년학교를 준비하면서 쌓인 과로에 의한 심근경색이었다. 그의 이름은 정태수. 89년 복지관의 비민주적인 운영에 항의하며 15일간의 삭발농성을 시작으로 같은 해 ‘장애인 복지법 개정’과 ‘장애인 고용촉진법 제정’ 쟁취를 위해 공화당사에서 12일간의 단식투쟁, 95년 노점 단속에 항의하며 분신한 최정환 열사와 다음해 아암도에서 의문사한 이덕인 열사 투쟁, 그때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장애인 노동권 확보를 위해 제주에서 서울까지 한 달여 동안 이어졌던 96년 장애인 고용촉진 걷기대회 등을 벌였던 당시 서울DPI 사무처장. 그는 길지 않은 10년여 동안 장애인운동청년연합,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 피노키오자립생활센터 등을 비롯한 많은 단체에서 조직부장과 사무국장 등 궂은 일을 도맡아 왔다. 당시 서울DPI 부회장으로 함께 활동했던 김효진 씨는 어느 글에서 “3월은 우리에게 잔인한 달이었다. … 열사는 민주열사들의 묘역 마석 모란공원에 묻혔다. 하늘도 서러운지 그날 때 아닌 눈이 내렸다.”라며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그의 죽음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는 세상에 이제 열 두 살 된

[월간 사람] 도시에달

[월간 사람] 도시에달

오늘도 어김없이 포이동266번지에 둥그런 달이 떴다. 일주일 간의 집중집회를 마치고 온 할머니 집 둥근 창문이 달이 되어 포이동 골목을 비춰준다. 여전히 강남구청은 포이동주민의 요구인 ‘주민등록등재’와 ‘토지변상금철회’에 묵묵부답인 상황. “내가 만든 집에서, 나 죽을 때까지 살고 싶어” 라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올해도,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포이동 둥그런 달이 포이동에 비추기를… 글 사진 | 박김형준 출처: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월간 사람] 두 개의 봄바람

[월간 사람] 두 개의 봄바람

두터운 외투 한번 꺼내 입어 보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입춘에 우수까지 지났습니다. 그러는 중에 한반도에 오랜 겨울을 깨우는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북경의 2.13 합의는 전쟁과 냉전의 대결로 점철되었던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질서를 세우는 바람인 것 같습니다. 그 합의가 제대로 이행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겠지만, 종전선언에 이어서 평화체제 선언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2007년 올해는 한반도 역사가 새로 써질 것이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 다른 2.13 합의가 있었습니다. 평택에서 정부와 팽성읍 대추리 주민대책위원회 간에는 3월 말까지 주민들이 이주한다는 협상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4년 동안, 그리고 주민들이 정부의 미군전쟁기지 정책에 반대하는 촛불을 든 지 9백일이 넘었는데, 결국 평화세력의 힘이 모자라서 억지협상에 의해 정든 땅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북한 정권과는 외교관계를 트고, 핵 폐기를 전제로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미국의 전쟁기지, 미국의 신속기동군의 발진기지 역할을 할 평택 미군기지에 생명과 평화의 땅을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사업의 마스터플랜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2008년이라는 시한을 훌쩍 넘어서 2013년에도 평택미군기지 확장 사업이 종료될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막무가내로 주민들을

[월간 사람] 당신의 삶은 얼마입니까?

[월간 사람] 당신의 삶은 얼마입니까?

누군가에게는 불패의 투자대상인 집은 본래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최소한의 조건이자 생활의 가장 밑바닥을 차지하고 있는 기초이고 그래서 집과 주거권은 예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인권의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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