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월간 사람] 성공의 조건?

[월간 사람] 성공의 조건?

학교 다닐 때, 어떤 교양과목이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수업의 교재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당시에 무섭게 팔려나가던 처세술 책이었다. 거의 10년도 전의 일인데 아직도 그 책의 효과는 대단하다. 그 책을 기본으로 한 ‘프랭클린 플래너’라는 개인 수첩은 단순한 개인 수첩이 아니라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가꾸는 좋은 습관? 처음 그 ‘7가지 습관’을 접했던 순간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내가 공부를 못 하는 것, 내가 어떤 일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내 시간을 효율적/효과적으로 쓰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타인의 맘을 읽지 못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았으며, 리더십이라는 게 사실 알고 보면 누구나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20년이 너무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나도 소위 ‘성공한 자’들처럼 모든 일을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당장 큰돈을 들여 ‘프랭클린 플래너’를 샀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쪼개 쓰기 위해 그 무거운 플래너를 낑낑대며 메고 다녔다. 억지로라도 내용을 채워넣기 위해 하루에 한 가지라도 일거리를 만들었고, 채워지는 플래너를 보며

[월간 사람] [내목소리] “살아있어 죄송합니다.”

[월간 사람] [내목소리] “살아있어 죄송합니다.”

지난 1월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인혁당재건위 사건’에 대한 재심결과 무죄를 선고했다. 월간 <사람>은 ‘인혁당재건위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대책위원회’에 참여했던 천주교인권위원회에 요청하여 이 사건과 판결의 의미를 담은 기고를 싣는다. 지난 2005년 인혁당 사건 희생자 30주기 추모식. 사진제공 | 천주교인권위원회 한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그 아이의 목에는 새끼줄이 매여져 있고, 몸은 나무기둥에 묶여져 있다. 동네 꼬마들은 “빨갱이 자식을 총살시켜라!”라고 외치며 잔인한 ‘놀이’를 하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저 쳐다보고만 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아이의 동생이 소풍을 갔는데 같은 반 아이들이 “빨갱이의 자식”이라고 소리치며 도시락에 돌을 집어 던졌다. 결국 동생은 나무 뒤에 숨어 훌쩍훌쩍 울며 도시락을 먹어야 했다. 32년의 세월이 지나 그 아이들이 국가전복을 기도했다는 엄청난 혐의로 하루아침에 형장의 이슬이 되어버린 아버지가 ‘무죄’였다는 판결을 받는 그 자리에 서 있다. 사법살인,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 1975년 4월 9일, 이수병, 송상진, 김용원, 서도원, 하재완, 여정남, 우홍선, 도예종 등 8명은 국가전복을 기도했다는 혐의(국가보안법·대통령긴급조치 위반 등)로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아, 바로 그 다음 날 새벽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월간 사람] [내목소리] 삼성, 두렵지 않습니다

[월간 사람] [내목소리] 삼성, 두렵지 않습니다

지난해 8월 9일 아침, 여느 날과 다름없는 출근길이었습니다. 근무하는 (주)에스원 부산해운대지사 사무실 제 책상위에 지사장이 문서 두 장을 올려놓았더군요. 한 장은 서울 남대문 경찰서 질의회시 건에 대한 회신문이었고, 한 장은 계약해지서였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경비업법상 영업딜러는 위법’이라는 것이고, 그래서 회사는 불법을 저지를 수 없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당황해서 지사장에게 물어 봤더니 “잘 모르겠다. 질의 회신 건 때문에 전국 지사의 모든 사람을 계약해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계약해지서에 아무 말 없이 도장을 찍는 사람도 있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억울하게 당할 수는 없다 싶어서 그 길로 민주노총 부산본부로 달려갔습니다. 사진 | 박김형준 단 한 장의 문서로 생명줄을 끊을 수 있다니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 자문을 구하니 “유령회사 A를 두고 도급을 준 것도 아니고, 개인에게 도급을 준 지금의 형태는 문제가 없다.”라더군요. 그래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로 하고 경기, 경인본부 등 다른 지역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삼성에스원 세콤 노동자연대’를 결성하기로 했습니다. 특수고용직이기 때문에 우리를 받아줄 산별노조도 특별히 없는 상황이라 그냥 노동조합도 아닌 노동자연대의 이름으로

[월간 사람] [열린칼럼] 개헌론의 이상과 현실

[월간 사람] [열린칼럼] 개헌론의 이상과 현실

헌법이 휴지조각이 되기 일쑤인 사회에서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헌법이 인권의 마지막 보루라고 믿고 싶다. 그래서 누군가 헌법을 개정하자고 하면, 우선은 귀가 솔깃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 속내야 어떻건 이왕 헌법에 손을 댈 참이라면 기본권 조항의 자그마한 진전으로라도 생색은 내려니 하는 기대를 나도 모르게 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생각이 얼마나 낭만적인 것인지를 역사를 통해서 깨우쳐 준다. 대한민국 헌법의 누더기 같은 개정사에서 기본권 조항의 가장 큰 진전을 이루어냈던 것이 이른바 ‘5공 헌법’이었다는 아이러니가 의미하는 바는 명료하다. 워낙 유신헌법이 엉망이긴 했지만, 유신 이전 3공 헌법의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그 이상의 획기적인 진전이 분명히 있었고, ‘국민의 힘으로 직선제를 쟁취’했다는 현행 헌법에서도 큰 변화 없이 골격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학살의 피가 채 마르기도 전에 급조된 ‘5공 헌법’이, 또는 급기야 전국적인 저항을 불러일으키며 종말을 고했던 그 정권이,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신장시켰다고 한다면 자다가도 웃을 일이다. 요컨대 저열한 ‘정치공학’ 수준의 음모론이 난무하는 개헌 논란을 경계하며 이른바 ‘국제적 인권 조약 수준으로의 기본권 확대’를 강조하는

[월간 사람] 한 시루의 콩나물도 모두 다르다

[월간 사람] 한 시루의 콩나물도 모두 다르다

우리사회에서 여성주의자 내지는 페미니스트로 자임하는 것은 일종의 커밍아웃이다. 정체를 밝히는 순간 조심해야할 대상으로 규정된다. 전투적인 집단 내지는 이기적인 여자들의 종합세트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기이(?)집단에 편입되고 나면 무슨 일이 발생할 때마다 십중팔구 이런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여성계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접했을 황당질문 No.1. 더 이상 이런 질문에 열 받고 짜증내며 에너지 소모하지 말자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남성계는 어떻게 생각하는데?”라고 되묻자는 경쾌하고 발칙한 언니들의 모임, 언니네트워크를 만났다. 경쾌하고 발칙한 언니들의 모임, 언니네트워크 언니네트워크는 2000년 ‘여성주의’라는 커다란 틀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모여 있는 포털사이트로 시작했다. ‘자기만의 방’이라는 블로그 형식의 공간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과 고민을 표출하고 다른 회원들과 의견을 나눈다. 참여자들이 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기 시작하면서 포털사이트의 기능과는 맞지 않다는 의견이 일었다. 그러면서 여성주의 감수성이 존재하는 공간, 여성주의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고민하게 되었고 2004년 11월 <언니네>를 오픈했다. 언니네트워크에서 <언니네>사이트를 운영하지만 활동내용이나 역할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언니네>는 다양한 여성들이 사이버환경에 기초해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지지해주는 사이버

[월간 사람] [인다방] 음악의 힘

[월간 사람] [인다방] 음악의 힘

몇 년 전이던가 알 파치노와 미셀 파이퍼가 출연한 <쟈니와 프랭키>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비디오 가게를 뒤적이다 배우의 유명세만 보고 선택한 영화였는데 그때만 해도 잔잔한 감동을 받아들이기에 미숙했던 나이였는지 나의 영화평은 ‘조금 지루하고 평범하다’는 것이었다. 하긴,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은 중년의 남녀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곡, 드뷔시의 <달빛>을 계기로 마음을 열어가는 줄거리가 당시의 나에겐 전혀 와 닿지 않았을 것이었다. 어쨌거나 나는 곧 이 영화를 잊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드뷔시의 <달빛>이 흐르는 또 다른 영화를 만나게 되었으니 그 영화가 바로 <티벳에서의 7년>이다. 이 역시 뒤늦게 비디오 가게를 서성이다 골라들었고 말이다. 좀 다르다면 이번엔 배우의 유명세 때문이 아니라 ‘티벳’이라는 낯선 땅에 대한 개인적이고도 맹목적인 궁금증 때문이었다. 요즘처럼 마니아가 넘치는 세상에 비록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이나 안목은 미천(?)했을지라도 나는 비디오를 켜는 순간부터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영화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리고 그 속에 잠깐, 아주 잠깐 등장하는 드뷔시의 피아노곡 <달빛>이 내 마음을 잔잔하게 깨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의 점령을 눈앞에 둔 티벳의 어린 지도자 달라이

[월간 사람] [국제인권] 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

[월간 사람] [국제인권] 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많은 보석들 중에서도 최고의 아름다움과 명성 그리고 최고가를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는 그 인지도에 비해, 실제 그 생산 규모나 유통과정 등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결코 영원히 아름다워서는 안 될, 반드시 사라져야 하는 다이아몬드들도 있다.

[월간 사람] [이슈] 부끄러움을 모르는 버마커넥션

[월간 사람] [이슈] 부끄러움을 모르는 버마커넥션

대우인터내셔널은 2000년 버마정부가 실시한 해상 광구 개발사업의 개발권을 따내게 된다. 2006년까지 A-1광구[슈에(Shwe)라고 불림. 버마어로 황금이란 뜻]의 지분은 대우가 60%, 한국가스공사가 10%, 인도국영석유공사가 20%, 인도국영가스공사가 10%를 가지게 되었다. 2003년 11월에 A-1광구에서 시추를 통해 상당한 가스매장량을 발견하였고 국내 언론에도 큰 성과라는 취지로 크게 보도되었다. 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의 버마가스개발 사업은 단순히 한국기업이 해외에서 자원을 확보했다는 의미보다는 한국의 기업들이 국제사회에서 비난받고 있는 버마 군사독재정부와 손잡고 앞으로 예상되는 인권침해의 가해자의 위치에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간 사람] [이슈] 용납할 수 없는 대우의 불법 무기수출

[월간 사람] [이슈] 용납할 수 없는 대우의 불법 무기수출

오늘날 세계의 국지적 불안정성이 매우 급속도로 퍼져나갈 수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나는 세계가 최근 동티모르에서 일어난 사례를 통해 도움이 넘칠 때 뿐 아니라 도움이 필요할 때 돕는 것을 배울 수 있기 바랍니다.” 라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NLD와 버마 국민들은 한국인들이 우리에게 필요한 민주주의 경험과 확고한 지지가 있기를 바랍니다.

[월간 사람] [人터뷰] 이 겨울, 황새울 들판에 마늘을 심다

[월간 사람] [人터뷰] 이 겨울, 황새울 들판에 마늘을 심다

대추리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작년만 해도 길목마다 불을 밝히던 경찰의 검문소도 마을 입구에 닿아서야 볼 수 있었다. 새해부터 들려오는 소식도 뒤숭숭했다. 김지태 이장이 보석으로 나온 뒤로 주민대책위원회와 정부 사이에 대화가 재개되었다는 말이 들려왔다. 대추리 주민이 되어 싸워왔던 문정현 신부는 한 언론사 기고에서 “나는 대추리 주민들에게 주민들이 잘 버텨 주어야 한다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토로하며 “황새울에 한 번이라도 다녀간 사람들은 모두 모여 혼신의 힘을 써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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