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월간 사람] [특집] 하나의 공장, 두 노동자

[월간 사람] [특집] 하나의 공장, 두 노동자

사진 | 참세상 매일 같은 문으로 출근하고 같은 문으로 퇴근한다. 출퇴근하는 모습에서 특별한 차이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공장안에 들어서고 작업복을 갈아입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얀 명찰의 정규직 노동자와 검은 명찰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겪어야 하는 공장 안의 이야기는 실로 극과 극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한풀 꺾였다지만 지난 여름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정말 가혹했다. 바로 옆 정규직이 일하는 라인에는 작년부터 에어컨이 설치됐지만, 비정규직 라인에는 정규직이 쓰다 교체하면서 버린 고물선풍기가 더운 바람을 낼 뿐이다. 그나마 공장 안 비정규직은 나은 편이다. 길 건너 2차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천막으로 만들어진 작업장 안에서 아스팔트의 열기를 그대로 받아가며 일해야 한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일하기는 조금 편해졌지만, 다시 겨울이 오면 난방장치 하나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천막 안에서 내복에 잠바도 모자라 양말을 세 겹씩 껴 신고 일해야 할 걸 생각하면 한숨이 나올 뿐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는 작업장은 비정규직이 본격적으로 공장 안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정규직 노동자 사이에서는 편한 일이라고 해왔던 라인이었다. 하지만 비정규직노동자들로 대체된 후부터는 인원은 대폭 줄이고 생산물량은 늘려 노동강도가 살인적으로

[월간 사람] [특집] 식상한 이주노동자 차별

[월간 사람] [특집] 식상한 이주노동자 차별

사진 | 참세상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식상하다. 조선일보 같은 신문에서도 심심하면 들먹이니 누구나가 고개를 끄덕이는 차별의 대명사가 된 것 같다. 명절 때면 한번 쓰다듬어 주는 것으로, 고국의 연예인들 불러다 위문잔치 해주는 것으로 환하게 웃는 풍경을 담아낼 수 있는 가벼운 차별. 천박한 자본이 주인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의 당연한 풍경이 되어버렸다. 오늘도 누군가 더 쇼킹한 차별의 사례를 찾아 상담소 문을 두드리고 있을지 모른다. ‘병신’이란 말처럼 검은 피부에 대한 차별적 인식은 뿌리가 깊고, 마음보다 몸이 앞설 정도로 익숙해져 있다. 노동의 대가를 별 죄의식 없이 떼먹고도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나름의 경영철학인 양 큰소리치는 사업주들이나, 현대판 노예제, 산업연수제도를 십 수 년 간 운영하고 있는 정부나, 그것을 지켜보는 우리들 모두의 마음 한 편에 차별의식이 자리 잡고 있어 가능한 일들이다. 불법체류자란 이름을 덧씌워 존재하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에 이르면 그 차별의 시선은 더욱 자연스럽다. 알리는 파키스탄 출신의 이주노동자였다. 지난 해 초 강제 단속되어 이 땅에서 추방당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9살, 한국생활 6년 만이었다. 외국인보호소 면회실에서 만난 그는

[월간 사람] [특집] 학번을 물어오는 통성명 절차

[월간 사람] [특집] 학번을 물어오는 통성명 절차

두 해 전이다. ㅈ일보에 ‘초등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이면 정서적으로 뭔가 의심스럽고, 중학교 졸업이면 세상을 보는 사고능력과 분별력이 떨어지고, 고졸이면 대충 기본적인 인간관계는 유지할 수 있고, 대학을 졸업해야 적어도 인격이라는 단어가 형성된다.’라는 어느 신경정신과 의사가 쓴 칼럼을 읽고는 온종일 마음이 편치 못했다. 내 가슴 어딘가에 비수로 박힌 그날 칼럼은 한동안 나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무슨 잘못이라도 범한 사람처럼 문득문득 나 자신을 점검한 적도 있었다. 의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바로 정서적으로 의심을 받게 될 사람 중 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돌이켜보건대 소위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하는 이들의 말과 글, ○○조사 결과를 보면 비웃어주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신빙성은 고사하고 어떤 말이 힘겨운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어떤 글이 상처가 되는지를 전혀 모르는 것 같아서다. 그들은 학문과 조사를 통한 분류작업의 하나라며 변명하듯 늘어놓지만 내가 보기에 그 분류는 견딜 수 없는 차별로 다가올 때가 더 많다. 한 선생님이 영어도 가르치고 생물도 가르치는 재건중학교를 다닐 때였다. 한날은 일반 중학교를 다니는 친구가 집으로 찾아와서는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를 본다며 함께

[월간 사람] [특집] 평등을 위한 최소한의 무엇이 필요하다

[월간 사람] [특집] 평등을 위한 최소한의 무엇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경제.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나아가 국가인권위원회법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를 보다 세분화하여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국가, 출신민족, 용모 등 신체조건, 기혼.미혼.별거.이혼.사별.재혼.사실혼 등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종된 전과, 성적지향, 학력, 병력 등을 이유로 특정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차별로 보고 있다. 그림제공 |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시장경제질서에서 너무 쉽게 용서되는 차별 그러나 이러한 규정이 실질적인 효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별행위의 형태는 매우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 행위가 오랜 관습, 편견에 의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차별일수록 사람들은 그것을 차별로 인식하지 못한다. 더구나 동질성이 강한 우리사회에서는 아주 작은 차이라도 그것을 단지 “다름”이 아니라 “열등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한번 생각해 보라.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특정 지방이

[월간 사람] [특집] 형식적 평등을 넘어 구조적 차별 개선으로

[월간 사람] [특집] 형식적 평등을 넘어 구조적 차별 개선으로

평등의 원칙이 기본권 보장에 관한 우리 헌법의 핵심 원리다. 우리 헌법은 전문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월간 사람] [특집] 장차법은 함께하는 세상을 향한 징검다리

[월간 사람] [특집] 장차법은 함께하는 세상을 향한 징검다리

사진제공 |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의도적이든 아니든, 악의적이든 그렇지 않든 가정과 사회에서 나타나는 장애인 차별을 법과 제도로 금지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장애인, 시민, 사회단체가 함께 연대하여 만든 단체가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이하 장추련)이다. 현재 약 70여개 단체가 연대하고 있으며, 법인과 임의단체, 지역에 있는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1년 이상, 일주일에 한 번씩 빠짐없이 만나 각자가 경험한 장애인차별 이야기를 나누고, 외국의 입법례를 연구 조사하여 실효성 있는 권리구제 수단을 만들고, 장애인차별 감수성이 있는 차별시정기구 설치를 주요 골자로 한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에관한법률(안)』(이하 장차법안)을 만들었다. 이를 가지고 전국을 돌며 수차례의 공청회와 토론회를 통해 법안을 완성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작년 9월 국회에 입법 발의를 하였다. 개인적 또는 사회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장애인이 직접 만든 법률이 국회에서 입법의 희망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그 장차법안이 국회에서 1년 동안 묶여 있다. 2001년부터 5년여 동안 입법 투쟁을 했지만, 입법 희망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차별금지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을 때 병합심리를 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의 생각이 원인이었다. 특히 지난해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차별시정기구 일원화’ 방침을 밝힌 뒤, 3년여 동안 법안준비를 하던 보건복지부가 ‘무기한’

[월간 사람] [국제인권] 통제되지 않는 무기들이 사람들을 죽인다

[월간 사람] [국제인권] 통제되지 않는 무기들이 사람들을 죽인다

현재 지구 곳곳에서 하루 1,000명씩을 죽이고 있는 무기들의 대부분은 재래식 무기, 특히 소총과 같은 소형 경량무기들이며 이러한 무기들은 강력한 통제장치 없이 인권침해가 극에 달하고 있는 분쟁 지역들과 인권침해를 일으키는 집단과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월간 사람] [인다방] 예술 검열 대상 1호, 음악!

[월간 사람] [인다방] 예술 검열 대상 1호, 음악!

아마 추석 무렵이었을 것이다. 한 잡지를 뒤적이다가 재미있는 글을 하나 읽게 되었다. 제목은 <금지곡 명반 10>. 주로 70~80년 대 우리나라에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금지되었던 노래들과 그 노래가 들어 있는 음반을 소개하고 있는 글이었는데, 최초의 컨셉 앨범이라는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에서 앨범 배경에 칼 마르크스의 그림이 있다는 이유로 등장하는 인물에 까만 덧칠을 했던 일화로부터,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에서는 금지곡이었던 “Brain Damage”등의 노래가 트랙에 휴지부가 없었던 관계로 얼떨결에 수록되었던 사연 등 퀸, 사이먼 앤 가펑클, 프린스 같은 유명 가수들의 금지곡 에피소드가 이들 곡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주고 있었다. 사실 위의 글에 소개된 곡들도 대부분 그렇지만 <금지곡>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악 장르라면 폭력, 사회저항, 반체제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이유로 50년 대 이후 항상 검열 대상 1호였던 “록”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어느 시대, 어느 장르의 음악을 들춰도 금지곡의 희생양이 되지 않은 음악 장르는 없었고, 예술 전반에 걸쳐 보아도 수년 전 영국에서 발행하는

[월간 사람] [이슈] ‘건설노조 죽이기’ 프로젝트

[월간 사람] [이슈] ‘건설노조 죽이기’ 프로젝트

언젠가 원청회사 관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들은 말이 있다.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건설산업기본법, 환경법, 하도급법… 이런 거 다 지키라고 하면 건설회사 문 닫습니다.” 건설노조가 현장을 조직하고 현장을 장악하게 된다면 모든 법을 다 지켜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 자명하기에 지금으로서는 그들의 선택은 ‘건설노조 죽이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월간 사람] [이슈] 투쟁과 죽음 중 하나를 강요하고 있다

[월간 사람] [이슈] 투쟁과 죽음 중 하나를 강요하고 있다

건설 산업은 수주산업이라고 불린다. 발주처가 공사를 발주하는 단계에서 일거리가 생긴다. 발주처로부터 공사를 수주하는 것에서부터 경쟁하므로 누가 수주할지 모른다. 따라서 건설업 면허를 가진 일반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는 상시고용을 기피하고 공사를 수주한 다음 인력을 고용한다. 이로 인해 건설노동자들은 인력시장과 자신의 인맥을 이용하여 노동력을 판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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