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월간 사람] [내목소리] 파란을 준비하라

[월간 사람] [내목소리] 파란을 준비하라

햇볕이 쨍쨍 내리쬐던 8월 14일, 정부종합청사 후문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무엇이 두려웠던지, 전경들은 긴장하며 방패를 들고 문 앞에 섰다. 사람들은 전경들과 대조되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그들은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두발자유화와 학생인권법 통과를 위한 파란만장! 청소년인권 전국행진’의 첫 걸음이었다. 청소년 인권을 공통분모로 모인 사람들의 첫 걸음 행진단은 4박 5일 동안 차를 타고, 서울을 출발하여 인천, 대전, 전주, 울산, 대구 총 6개의 도시를 방문했다. 그리고 각 도시 번화가에서는 학생인권법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였고, 지역단체와 청소년들과 함께 청소년인권 간담회를 했다. 전국행진단에는 청소년과 탈학교 청소년, 교육을 고민하는 사범대 학생들, 그리고 청소년인권운동을 모색하는 사람들이나 혹은 그 첫 걸음을 딛으려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다양한 위치에 있는 그들이 행진단에 모여 일정을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통의 목표에 동의했기 때문이었다. 바로 청소년인권이 학생인권법안 운동을 중심으로 2006년 하반기, 전국적으로 번져가게 하는 것이었다. 행진을 기획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전부터 지역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었다. 청소년인권운동이야 전반적으로 열악한 상태지만 특히 지역의 경우 정도가 심하기 때문이다. 그런 실정은 지방 학교를 더욱 더 상식과

[월간 사람] [인권이에요, 당연하지] 모든 것은 이익으로 환산할 수 있다?

[월간 사람] [인권이에요, 당연하지] 모든 것은 이익으로 환산할 수 있다?

세계인권선언 27조 전문 1. 모든 사람은 공동체의 문화생활에 자유롭게 참여하며 예술을 향유하고 과학의 발전과 그 혜택을 공유할 권리를 가진다. 2. 모든 사람은 자신이 창작한 과학적, 문학적 또는 예술적 산물로부터 발생하는 정신적, 물질적 이익을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 매월 ‘이것도 인권이에요? 당연하지!’ 꼭지를 쓸 때마다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마냥 쩍쩍 말라붙은 머리를 쥐어짜내 어떤 주제를 잡을까 고민한다. 아무리 해도 안 나오면 결국 주변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빌린다. ‘저기… 이번에 뭘 쓸까요?’ 그러면 고맙게도 사람들은 주변에서 한 번씩 아쉬웠던 이야기나 섭섭했던 이야기들을 한번 다뤄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조언해주기도 하고, 직접 원고에 들어가도 좋을 만큼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주기도 한다(제대로 다뤘는지는 말 할 수 없다!). 창작은 자유롭고 일상적인 행위 그런데, 아무리 생활에서의 경험이라지만 그걸 엮어 내거나 정리하는 것은 이야기를 전해준 사람의 역할이고, 그 사람의 창작물일 것이다. 길가에 핀 꽃이나 멋진 바다 풍경을 내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어떤 감흥도 다른 이에게 전해줄 수 없지만, 사진을 찍거나 그것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순간 나의 감동은 타인의 감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 ‘가공

[월간 사람] [미디어세탁소] 돈 없고 군번 없으면 하리수도 없다

[월간 사람] [미디어세탁소] 돈 없고 군번 없으면 하리수도 없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천하장사 마돈나’의 오동구는 자신의 꿈인 마돈나처럼 변신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영화 속 얘기처럼 단순히 성전환 수술비용만 있어서는 안 된다. 설령 우여곡절, 씨름 대회 상금으로 수술비를 마련했다 하더라도, 일단 만 20세 이상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2년간의 병역 의무도 마쳐야 한다. 그제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각서를 쓴 뒤 위험한 성전환 수술을 하고, 용케 살아남으면 성별 정정의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코맹맹이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본명 이경은)씨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2002년 호적 정정 허가를 받아내는 치열한 ‘선도투’를 수행해서 그녀와, 그리고 그녀와 비슷한 이들에게 소중한 승리의 경험을 안긴 바 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병역 문제의 해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본인의 간절한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앞으로 오동구가 걸어야할 지난한 길을 가야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의 오동구, 그리고 태국의 사이먼쇼 지난 7월 중순 어렵사리 짧은 휴가 내고, 서너 달 동안 틈틈이 꼬불쳐놓은 돈 갖고 아내와 함께 태국 푸켓을 다녀왔다. 다행히 여행사에서 발행하는 30% 할인 상품권으로, 게다가 특가 여행상품을 이용했더니 그리 큰돈이

[월간 사람] [인권 안의 법, 인권 밖의 법] 출입국관리법 관리하기

[월간 사람] [인권 안의 법, 인권 밖의 법] 출입국관리법 관리하기

1. 지구화 – 국경의 배타적 관리를 통한 이주노동자, 난민의 인권에 대한 위협,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질서 수립을 위한 기회 지구화, 국제이주의 시대, 9.11 사건으로 규정되는 현재, 자본의 이동과 임금 격차의 틈새를 통해 탈주하는 국제이주노동의 문제와 민주주의, 인권의 위기로 발생하는 난민의 문제는 국가안보의 문제틀로 포섭되고 있다. 지구화가 탈국민국가적 상황에서의 세계시민권(하버마스), 전지구적 시민권(네그리)이라는 새로운 초국가적 규범을 형성해내는 긍정적 계기로 작용할 것인지 여부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그러나 이주노동자, 난민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구화가 전지구적 인권의 위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갈등과 분쟁의 양상이 국지화되면서 국내실향민(IDP, internal displaced person)이 급격히 증가하고, 소련의 붕괴와 냉전의 종식으로 인해 공산권에 대항하는 서방세계의 연대와 확장이라는 난민보호의 정치적 동기가 약화되었다. 또한 대테러방지라는 국가안보의 차원에서, 노동의 흐름을 통제하려는 신자유주의의 관점에서 출입국관리를 통한 국경의 통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난민, 이주노동자는 강화된 국가 주권의 경계를 넘어서면서 근대 국민국가의 안정적 외양의 이면에 존재하는 차별적, 폭력적 본질을 드러내고, “모든 국민(國民)은…”이라는 수사로 표현되는 헌법적 기본권 질서가 배제의 원리에 기초하고 있음을 폭로하고 있다. 그들은 인종, 국적, 성별, 사회적

[월간 사람] [인권 톺아보기] 정부 평택 대추리 도두리 빈집철거 단행

[월간 사람] [인권 톺아보기] 정부 평택 대추리 도두리 빈집철거 단행

정부 평택 대추리 도두리 빈집철거 단행 평택 범대위는 대행진 돌입 국방부와 경찰은 9월 13일 새벽 6시부터 전격적으로 평택 대추리 도두리 일대의 빈집 철거를 단행하여 오후 4시경까지 80여 채의 빈집을 철거했다. 이날 정부는 경찰 164개 중대 1만5천여 명과 철거용역 400여 명, 그리고 굴삭기 4대 등을 투입하여 마을 파괴에 거세게 반대하는 주민들과 인권활동가들의 저항을 진압하며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철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권지킴이 집 옥상에 설치되었던 평화전망대가 철거되면서 평화전망대에 줄을 묶고 격렬히 저항하던 평택지킴이들 4명이 연행되는가 하면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 부셔지고 가구와 세간이 집 마당으로 옮겨졌다가 주민의 거센 항의로 다시 들여놓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사태도 발생했다. 한편 경찰은 빈집 철거에 반대하며 대추리 도두리로 진입하려던 평택미군기지이전확장저지 범대위 소속 회원 20여 명을 연행하는 등 다시 한 번 대추리와 도두리를 외부로부터 차단했으며 이로 인해 등교하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빈집 철거작업이 마무리 될 때 까지 평택지킴이들이 지붕위에 올라갔던 10여 채의 빈집은 지킴이들의 완강한 저항 덕분에 철거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 국방부는 철거에 앞서 보도자료를

[월간 사람] [달리는 포장마차] 마돈나는 사라다를 좋아해~

[월간 사람] [달리는 포장마차] 마돈나는 사라다를 좋아해~

국어사전에도 나와 있는 ‘사라다’는 샐러드(Salad)의 일본식 발음으로 말뜻만 보자면 소금에 절이거나 날로 먹는 채소를 가리킨다.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한 친구는 <야채 크래커>를 먹을 때면 “‘야채’는 일본식 한자고 우리 표현은 ‘채소’가 맞는다며 열변을 토했다. 나는 이왕이면 ‘푸성귀’가 낫지 않나 싶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채소과자>를 선뜻 집어들 아이들이 상상되지 않았다. 말은 곧 인격이라 믿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유식한 척, 격 있어 보이는 말투는 쉽게 입에 오르내린다. 외래의 것이나 새것이 신선한 만큼 세련된 듯 보이고, 옛것은 ‘촌’스럽기 마련이어서 ‘신토불이’ 언어가 열세에 몰리는 일은 다반사다. 해서 푸성귀가 채소에게, 채소가 야채에게 그랬듯 요즘은 ‘샐러드’가 대세다. 하지만 동서양의 틈바구니에서 식민지 경험이 살짝 낀 우리에게 ‘사라다’는 참 독특한 존재다. 제아무리 왜색이라지만 사라다는 아직도 양배추와 과일, 거기에 견과류까지 곁들여 마요네즈로 마무리한 우리 요리이자 안주의 한 종목으로 술집 메뉴판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격도 좋고 계통이나 역사도 중요하지만 역시 ‘사라다’는 사라다라고 해야지, 호프집에 앉아 ‘샐러드’라고 하면 밥맛이 되기 십상이다. 한 판 뒤집기로 여자가 되려는 청소년/녀 오동구의 성장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는 소재나 배경은 일본 영화

[월간 사람] [인권운동 길찾기] 인권운동 위기인가?

[월간 사람] [인권운동 길찾기] 인권운동 위기인가?

올해 인권운동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운동에 큰 힘을 보탰다. 이 투쟁 과정에서 인권운동은 ‘평화적 생존권’을 운동진영과 국민들에게 제기했다. 그 동안 주민들의 생존권과 전쟁 반대라는 협소한 틀 위에 있던 이 투쟁의 지형을 헌법적 권리로까지 확장시켜 나갔다. 그와 함께 평택 투쟁에 결합한 인권운동은 비폭력 불복종운동을 투쟁 과정에서 실천해갔다. 맨 몸으로 나서서 경찰에 맞서는 인권활동가들의 모습은 주민들이나 평택 투쟁에 결합한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포항건설노조 하중근 씨 투쟁에는 인권운동이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지난해 전용철 농민의 사망 사건에 대해 인권운동이 발 빠르게 대응을 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평택 투쟁에 많은 역량이 투입되면서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하중근 씨 사인규명과 책임자 처벌 문제와 같이 인권운동이 당연히 책임져야 하는 사안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양 측면이 오늘의 인권운동의 현실을 보여준다. 인권운동이 담당해야 하는 일은 참으로 많기만 하다. 어느 한 사안에 깊이 개입하게 되면 필시 다른 사안이나 문제는 간과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게 된다. 이것은 인권운동이 그만큼 취약하기 때문이다. 인권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들

[월간 사람] [한상희의 쇳소리] 정보 파놉티콘; 그 폭력에 관하여

[월간 사람] [한상희의 쇳소리] 정보 파놉티콘; 그 폭력에 관하여

정보사회는 인간의 정보수집능력을 극대화한다. 시선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조그만 감옥이나 작은 지역단위만을 감시할 수 있었던 벤담의 파놉티콘과는 달리, 오늘날의 IT기술은 국가 전역에 걸친 대규모의 일상적 검열을 가능케 한다. 무한집적과 초고속처리를 근간으로 구축되는 정보사회는 정확히 그만큼의 속도로 국가감시의 양과 질을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전자주민증사업과 형통망사업은 이런 비판조차도 무색하게 한다. 행자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전자주민증사업은 최근 용역보고서의 이름을 빌어 슬그머니 그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대검찰청을 중심으로 하는 형사사법통합정보체계추진사업은 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여 경찰사건수사와 검찰수사결정 및 재판지원을 통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푸코는 “감옥이 없다면 우리 사회가 바로 감옥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았을 것”이라고 하였지만, 이 두 사업은 우리 사회가 바로 감옥임을 선언한다. 가장 전형적인 국가폭력인 형사사법권력을 그대로 전자정부망에 투입함으로써, 적나라한 형벌의 위협을 배경으로 모든 국민의 일상을 노골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함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주민증사업은, 그 존재만으로도 개인정보침해의 혐의가 두터운 주민등록증을 전자화하는 동시에 의료나 보험, 금융, 소비 등 개인의 일상에 관한 정보들을 통합하고자 한다. 물론 이런 통합은 본인의 의사에 따른다는 것이 행자부의 설명이지만, 이렇게 피감시자의

[월간 사람] [만화] 대량난감-소리상표 냄새상표

[월간 사람] [만화] 대량난감-소리상표 냄새상표

필자의 개인사정으로 ‘이동수의 인권만화’는 쉽니다. 출처: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월간 사람] [특집] 지자체들의 건설업, ‘개발자치’

[월간 사람] [특집] 지자체들의 건설업, ‘개발자치’

우리의 지방자치는 단언컨대 주민의 번영보다 지역의 번영을 추구하여 왔다. 지역주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개발에 동참하거나, 철저히 소수자로 전락하여 배제되거나 하는 양자택일을 강요받는다. 개발공약의 남발, 단체장의 독단적 결정, 관주도의 추진, 주민의견수렴의 형식화, 토호개발세력의 연대, 약자에 대한 배려의 실종 등 이 땅에서 개발이 가져온 문제점은 이루 헤아릴 수 없고 그만큼 구조적이며 견고하다. <사람>은 지방선거와 개발공약의 문제, 뉴타운으로 대표되는 도시개발과 단군 이래 최대라는 새만금 개발 등을 돌아보며 인권운동이 개발에 맞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인권영향평가제’란 용어만큼이나 아직은 생소한 발전권이 해답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실마리를 제공할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해답은 결국 찾아가는 것이고 우리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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