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월간 사람] [내목소리] 국가주의가 헌법과 양심을 징계했다

[월간 사람] [내목소리] 국가주의가 헌법과 양심을 징계했다

나는 남성이며, 어른이며, 이성애자이며, 비장애인이다. 이 사회의 성별에 따른 차별, 나이에 따른 차별, 성적 정체성에 따른 차별, 신체에 따른 차별 속에서, 나는 이미 소수가 아닌 다수의 위치에 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 차별은, 차별로 인해 소외되는 사람들에 대한 억압이자 폭력으로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차별에 따른 이득을 배분받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더라도) 것이다. 이용석 교사 폭력을 교사의 소명으로 내면화하면서 난 교사이다. 특히 남교사이다. 교실에 서는 순간 나에겐 이 사회가 부여한 권력 관계에서 학생들에 대한 권위를 획득한다. 이 사회가 나에게 부여한 이러한 권력 관계와 더불어, 특히 교사는 학생을 가르쳐야 하는, 학생들은 무엇인가 부족한 대상으로서 그저 배워야만 하는, 또 하나의 권력 관계 속의 권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했기에 난 학생들을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고 믿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왜냐면 학생들은 아직 무엇인가를 잘 모르는, 아직 무엇인가가 부족한 대상이기에 외부에서의 적절한 자극(통제를 포함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대한민국 남성 교사로서 나에게 그 정도의 권위는 내면화되어 있었고, 그 권위에서 나오는 행동들은 폭력이 아니라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월간 사람] [열린칼럼] 전교조 때리기에 되살아난 국가보안법 망령

[월간 사람] [열린칼럼] 전교조 때리기에 되살아난 국가보안법 망령

역사학자가 볼 때, 『조선일보』는 영악하다. 적어도 전문연구의 산물인 역사적 사실, 그 자체를 놓고 연구자와 공방하지 않으려 한다.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을 둘러싼 논쟁에서도 그들의 태도는 노회했다. 하지만 소위 ‘이등 신문’ 『동아일보』는 여전히 촌스럽다. 얼마 전 칼럼에서 전교조 부산지부가 통일 관련 세미나 교재에 인용했다는 북한의 『현대조선역사』의 역사관이 정치권 386의 역사인식과 겹친다는 과감한 주장을 서슴지 않으며 자신의 ‘편향된’ 역사관으로 지금의 주류 역사연구와 역사교육의 경향을 오히려 편향적이라고 매도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엔 조/중/동이 함께 역사를 소재로, 색깔론을 주제 삼아 전교조 공격에 나서는 사건이 일어났다. 전교조 부산지부의 통일 세미나 교재가 보수언론의 도마 위에 오를 무렵, 우연히도 당시 내가 읽고 있던 근대사 관련 논문에도 『현대조선역사』가 각주로 달려 있었다.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학자가 북한에서 출간한 서적을 분석하고 참고하는 것은 문제시하지 않으면서, 교사들이 북한의 역사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북한 서적을 나름대로 가공해서 인용한 교재를 문제 삼다니!’ 하지만 이건 건수 올리기 식의 단순 폭로전이 아니었다. 결국 사문화되었다던 국가보안법이 마녀사냥의 재판관으로 부활하면서, 그 희생양 전교조는 교육위원 선거에서 대거 낙선했다. 그리고 마침

[월간 사람] [단체탐방] 지역의 평화가 세계의 평화

[월간 사람] [단체탐방] 지역의 평화가 세계의 평화

8월 초 인권교육네트워크가 진행하는 안양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이하 안양소년원) 인권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인권교육 일주일 전 주말을 이용해 돋움이(인권교육 진행자)들은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안양소년원에서 진행할 교육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진행방법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돋움이 중 지역에서 온 활동가가 있어 다른 돋움이들이 참여에 대한 열정과 수고에 감탄을 보내곤 했다. 바로 전북평화와인권연대의 오이 활동가다. 변화 속에 발전을 인권교육과 전주인권영화제는 전북평화와인권연대의 고유사업이다. 1998년 전교조 전주지회와 공동으로 첫 청소년 인권캠프를 열었다. 2003년부터는 매년 여름방학을 이용해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청소년공동체학교’를 진행한다. 인권캠프에서는 ‘인권이란 무엇인가?’, ‘우리(청소년)의 권리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내용을 놀이형식으로 풀어간다. 올해는 지난 7월 21일 장수군 논실마을학교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전교조의 요청에 의해 이주민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더해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인권교육은 다른 단체의 요청이나 필요에 의해 기획되어 상시적으로 열린다. 이번 해에는 노동자 투쟁사업장에 집중하여 진행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파업이 진행 중인데, 사측과 공권력의 회유나 폭력 앞에 노동자들은 속수무책이다. 그래서 경찰폭력 문제를 핵심으로 한 인권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현장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알았는지 군산휴게소 노동자 투쟁사업장에서는 농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권교육을 요청하기도

[월간 사람] [국제인권] “비가 오네, 사람들은 꿈쩍도 않네”

[월간 사람] [국제인권] “비가 오네, 사람들은 꿈쩍도 않네”

벌써 9년 전 일이군요. 1997년 12월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야당의 김대중 후보가 여당의 이회창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된 날부터 한 일주일가량 저의 아버지는 저와 거의 한마디도 하려하지 않으셨습니다. 간혹 “자식 낳아 길러봤자 다 소용없다.”는 말씀만 혼잣말처럼 툭툭 내뱉곤 하셨죠. 그러다 일주일이 지난 뒤, 사상 첫 정권교체의 충격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셨는지 제게 소주를 사오라 하시더군요. 그 날 오랜만에 둘이 마주 앉아 쌓여가는 소주병만큼이나 많은 대화를 나눈 자리에서 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납니다. “하긴 김대중은 이십 몇 년 전에 하마(이미) 대통령 해무쓰야 할 사람이다 아이가.” 말씀인즉슨, 1971년에 치러진 선거에서 혜성처럼 떠오른 ‘40대 기수’ 김대중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불과 95만 표 차로 고배를 마실 때, 당시 공무원이셨던 아버지도 개표에 참여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개표 진행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선거부정이 저질러졌고, 아버지도 김대중 후보의 표를 열심히 ‘피아노표’(개표요원이 손에 인주를 묻혀서 무효로 만드는 것으로 마치 열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은어)로 만드는데 일조하셨다는 겁니다. 그 날 아버지는 제게 일종의 양심선언을 하신

[월간 사람] [인다방] 자유의 영예를 위해

[월간 사람] [인다방] 자유의 영예를 위해

작곡가 요셉 하이든의 생애를 들여다보면 그의 나이 서른 살이 되던 해부터 무려 30년간 헝가리 제후의 집안인 “에스테르하치” 가문에 고용되어 살았던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작곡가들은 하이든이 그랬듯이 자신을 후원해주는 귀족이나 왕족에게 고용되어서 그들을 위해 작곡을 하고 연주를 하며 살았다. 자신의 컨디션과 상관없이 다작을 해야 하긴 했지만 이런 생활은 편안하고 안정된 날들을 제공했으므로 작곡가들이 이런 생활을 당연시 받아들였음은 물론이다. 하이든 역시 작곡가들의 이런 처지에 큰 불만이 없었던 듯하다. 30년 동안이나 에스테르하치와의 인연을 이어간 것만 봐도 말이다. 하지만 재밌는 건, 78살이라는 긴 생애동안 그가 남긴 작품들 중에 ‘걸작’이라는 평을 듣는 것들은 대부분이 에스테르하치가 죽은 후 하이든이 그의 궁에서 나오고 난 뒤에 작곡된 작품들이라는 것이다.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사계절>, 후기의 <현악4중주>들, 그리고 <런던 교향곡> 등이 모두 그 이후의 작품들이니 말이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주고, 후원해주는 사람 밑에서 창작을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가져다 준 안정된 삶은 당시에도 최고의 작곡가의 영예를 누렸던 하이든에게 가장 걸 맞는 것이었지만 예술가로서 그가 표현해 낼 수 있었던 창작의 근원은

[월간 사람] [이슈] 브레이크 없는 용역경비들의 폭력

[월간 사람] [이슈] 브레이크 없는 용역경비들의 폭력

경비업무의 범위 일탈 등 많은 경비업법 위반행위와 더 나아가 폭력, 상해, 협박 등의 형사법 위반행위가 빈발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감독과 처벌이 엄격히 행해지지 않아 경비업체의 불법행위는 이미 사회적으로 도저히 허용될 수 없을 정도로 도를 지나치고 있다.

[월간 사람] [이슈] 도를 넘은 경비업체의 불법행위

[월간 사람] [이슈] 도를 넘은 경비업체의 불법행위

경비업무의 범위 일탈 등 많은 경비업법 위반행위와 더 나아가 폭력, 상해, 협박 등의 형사법 위반행위가 빈발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감독과 처벌이 엄격히 행해지지 않아 경비업체의 불법행위는 이미 사회적으로 도저히 허용될 수 없을 정도로 도를 지나치고 있다.

[월간 사람] [人터뷰] 그는목숨 걸고자립 중

[월간 사람] [人터뷰] 그는목숨 걸고자립 중

굶어본 적 있냐고 물어보는 그에게 생활비 떨어져서 몇 끼니, 단식투쟁 하느라 며칠이란 말이 차마 입 밖에 나오지 않았다. 돈을 손에 쥐고도 굶어봤냐는 말에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툭하고 밀면 자빠질 것 같은 뇌성마비 중증장애인이지만 그는 강한 사람이다. 시설에서 그리고 이 사회에서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 살아남아 여기에 와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그렇다. 열세 살에 장애인수용시설에 들어가 12년을 시설에서 보내고 마침내 사회로 나와 이제는 장애인지역공동체 활동을 하며 다른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거들고 있는 허광훈(39세) 씨를 전국 장애인운동 활동가대회에서 만나 저녁식사 시간을 짬 내 인터뷰를 시작했다. 여섯 살 아이에게 닥친 불행 집에서 하다하다 안 되니까, 워낙 개성이 강하고 고집이 세어서, 두 손발 다 들고 결국 열세 살 어린 나이에 자기를 재활원에 보낸 것 같다던 그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접어들자 자기 밑에 동생이 여섯이라고, 그게 모두 자기와는 배다른 동생들이라고 털어놓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대구시 장학사였다. 어머니는 나를 가진 줄도 모르고 감기약을 드셔서 내가 장애를 갖게 된 것 같다고 하셨다. 당시 우리 집은 앞마당에 널찍한 잔디가 깔린 이층집이었다. 아직도 그 잔디밭에서

[월간 사람] [인권캠페인] 에이즈 감염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월간 사람] [인권캠페인] 에이즈 감염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HIV/AIDS 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한 AIDS예방법대응 공동행동에서는 오는 9월 ‘감염인 인권증언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 에이즈 날인 매년 12월 1일을 전후해서 안쓰러운 모습으로 언론에 비춰지고는 하던 감염인의 단편적 일상이 아닌, 감염인들 스스로 준비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이 행사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월간 사람] [흔적담기] 낮 최고 기온 32.9도

[월간 사람] [흔적담기] 낮 최고 기온 32.9도

실제 기온은 도심 복사열로 훨씬 뜨겁습니다.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종로구청 앞 무기한 농성. 장맛비 이후 나날이 최고 기온을 갱신하던 그 더운 여름 내내 도심 한복판에서 투쟁중입니다. 이제 밤낮으로 찬바람이 불겠지요. 대부분의 투쟁 참여자들은 장애인들입니다.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책임자들은 뒤로 숨고, 걸핏하면 경찰이 둘러싸 연행해가고, 날은 푹푹 찌고. 또 언제 연행될지 모르는 지루하면서도 긴장된 대치상황입니다. 하지만, 오늘도 투쟁에 나왔습니다. 출처: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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