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특집] 개발은 발전권인가
내가 어렸을 때는 도로에 ‘로터리’라는 것이 많았다. 중간에 무슨 탑이 세워져 있고 차들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곳을 그렇게 불렀다. 어느 날 자주 다니던 로터리에 ‘수출 100억 불 달성기념탑’이 세워졌고, 그걸 차안에서 바라보며 빙그르르 도는데 놀이공원에 가서 회전목마를 타는 것처럼 즐겁고 자랑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수출량, GNP, 주식시세, 통화가치 등 일상을 장악하고 있는 지표들이 보여주는 ‘성장’이 무엇과의 거래를 통해 이뤄졌고, 그 성장의 열매가 누구의 몫이 되었는지를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어른이 되고도 한참 후에서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어떨까? ‘뉴타운 환영’, ‘재개발 환영’ 등의 펼침막으로 도배된 거리를 지나면서 마냥 뿌듯해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어디로 가란 말이냐’,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댓글을 달고 속 태우는 사람들이 있다. 인권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히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경제개발’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삶의 터전 위를 달릴 때마다 쫓겨나는 사람들, 환경파괴, 생계수단의 박탈, 인권침해라는 정류장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런 정류장에 멈추지 않고 논스톱으로 달리는 이들은 ‘경제성장이면 다 된다!’는 확성기를 끄지 않는다. 그 소리에 맞춰 흥얼거릴 것인가, 아니면 정류장에 내팽겨쳐진 사람들을 태우고 목적지를
류은숙 | 인권운동연구소 활동가
2006.09.08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