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눈>권리를 위한 팽성 주민들의 투쟁

평택미군기지 확장예정 면적 총 349만평 중 285만평은 평택시 팽성읍 마을들이다. 이곳 주민들은 하나같이 기지확장을 바라지 않는다. 힘들게 가꿔온 농토와 정든 고향을 떠나 실향민으로 떠돌고 싶은 사람은 누구 하나 없다.

그런데도 현실에서는 한편에 기지확장을 결단코 반대하는 주민들이 연합해 있고, 다른 한편에는 '더 나은 보상'을 추구하는 주민들이 연합해 있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위협과 관련된 공통의 불안은 전자를 자신의 권리를 획득하는 방향 즉 자신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끌어가고, 후자를 자신을 해치는 비이성적인 방향으로 끌어가고 있다.

후자의 방향은 역전될 수 있다. 역전의 한 계기가 7월 10일이다. 권리란 세력관계들에 준거하고 따라서 변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아가 우리는 진행중인 공동체 파괴의 후과를 주민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치 파괴적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될 것 같다. 그것은 권리를 위한 투쟁이다. 아래 증언들은 권리를 위한 투쟁 속에서 3년째 살아온 팽성 주민들의 것이다.

"불안하죠 그냥. 맨날 불안해요. 나는 맨날 이렇게 어렵게 살기 때메. 힘들어 살기가. 너무너무 힘들어. 그래서 그냥 요대로 살다가 그냥 여기서 죽어서 나가야는데, 그게 걱정여. 저러는 거 보면 어디로 가야 허나. 이거 미군기지[에] 헐려 가지고 어디 나가먼 말여, 이거 어디로 가나 싶으고. 그까진 돈 멫푼이나 준다고 그거 갖고 어디 가서 방 한칸 얻을 돈도 없는데, 어디 가서 사나 싶으고 그냥. 만날 걱정이야. 딴 거 걱정 아니야. 그거 걱정이지. 자나깨나 맨날 걱정이에요." (김월순 67세)

"소작을 하는 사람이 경작권은 있는데, 미군기지 확장한다고 하는 바람에 경작보상금 나온다니까 그거 찾아먹겠다는 지주들이 많지. 직불제도 내가 찾아먹어야 돈이 내게로 오는 게 아녀. 그런데 지주가 그 돈 때문에 '내가 농사지어야겠다'고. 소작인은 '나 그거 타치 안할 테니 농사나 달라'고. 여기 뭐 살벌혀. 지어먹는 사람이 '한 가마 더 줄 테니 나 달라'고. 왠만한 의리 있는 사람이라면, 한 가마 액면으로 따지면 얼마 돼?" (이병철 71세)

"이런 디를 뺏어놓고 대체농지랍시고 사람들을 서산 그 돌논으로 내쫓겠다고? 그건 논이 아냐. 땅이 아냐. 내가 가서 일을 했었는데 모를 심으면 모심는 바늘이 돌을 찍어가지고 바늘이 부러져. 이앙이 안돼. 한번 갔다오면 재수없으면 바늘 열두 개에서 반이 없어져. 갔다가 여기 왔는데 바퀴가 안 굴러 기계가. 염기에 쩔어가지고. 그런 땅으로다가 사람을 다 내쫓겠다는 얘기야, 그런 땅으로. 그게 가당한 얘기냔 거지." (신종원 43세)

"아 이겨야지. 이긴다고 맘 먹어야지, 그럼 진다고 맘 먹으면 되갔어? 아 좀 억울해 글쎄 그냥. 그 오두막집에서 씨발 니미 진짜 그냥 초가삼칸에서 애들하고 지지고 볶다가 집지어서 인제 딱 십년밖에 안된겨. 우리 집 지은 지 지금. 여기서[구대추리에서] 쫓겨났으니께 시상에 뭐 있는 게 있어야지 제대로 짓지. 거기다가 여즉 애들 공부가르치고 여의느라고 아무것도 못핸 거여. 그렇게 해가지고 그냥 이제 애들 다 키워서 내보내고 살만하니께 인제 나가라는 거니께 억울해다는 거지." (홍남순 71세)

두시간(평택 평화바람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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