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장애인의 성' 영화「나도 너처럼」에서 배운다

「나도 너처럼」(2011, 벨기에, 제프리 엔트호벤 감독)
Hasta la Vista! Come as You Are


장애인 성인남성들의 섹스에 대한 환상과 열망을 그린 로드무비. 2011년 몬트리올 영화제 대상 수상작이다.
휠체어를 탄 중증지체장애인 라스와 말기 암환자 필립, 그리고 시각장애인 요제프는 친구 사이로 총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페인 여행을 모의하고 가족들 몰래 떠난다. 장애인 도우미며 렌트카 운전기사는 이혼녀 클라우드. 평범한 여행으로 알았던 클라우드는 이들을 프랑스 포도농장과 캠핑 등 여행안내를 충실히 하고 이 과정에서 본래의 여행목적을 듣게 되는데..



장애인의 성과 관련하여, 미혼 남성 장애인의 ‘성 문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3.1점에 불과하다는 국립재활원 조사(2005년) 결과가 있다. 놀라운 것은 사지마비 장애인의 성구매가 3분의 1을 넘는다는 사실. 이 조사에 응한 남성들은 국가·재활기관에 ‘이성친구를 만날 수 있는 모임 주선’(63.2%)을 바랬으며, ‘섹스 자원봉사제도 등 국가지원제도 마련(54.4%)을 요구했다. 여자친구도 필요하지만, 부득이한 경우 네덜란드 SAR(선택적 인간관계 재단), 사회복지단체인 스위스의 '프로 인피르미스' 등과 같은 방식으로 ’성적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게 해달라는 주문이다.

지난 2005년, 장애인 남성의 성적 권리를 그린 영화「핑크팰리스」(2005)에 대해 7개 여성단체는 시민방송 RTV가 방영을 공지한데 대해 ‘사려깊지 못한 편성’이라며 방영을 중단할 것과 홍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일이 있었다. 이 영화 엔딩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성노동자의 영업장소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불법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여대생과 중증뇌성마비 장애 남성, 그리고 천주교 신부가 경찰 수사과정에서 그들은 성매매가 아닌 자원봉사였다고 주장하는 다큐성 영화 「섹스 볼란티어」(2009, 조경덕 감독)도 있다.

「핑크팰리스」는 제4회 제주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섹스 볼란티어」는 제33회 상파울루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는 등 호평을 받았음에도, 성매매 금지주의(특별법)가 관철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합법화’를 우려하는 각종 비난 공세에 시달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영화「나도 너처럼」에서 섹스는 중요한 소재임에 틀림이지만 이를 통해 ‘성적 기아’에 직면한 인간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선언하는 데 더 큰 주안점이 있는 듯하다. 필립이 “총각으로 죽을 순 없어”라는데 쾌히 동의하는 친구들. 그렇게 라스와 필립은 단 한 번의 경험으로도 휠체어를 털고 일어나 자유인으로 환호하는 환상적인 장면, 애초 계획했던 성 구매방식 대신 운전기사 여성 클라우드를 사랑하게 된 요제프의 눈빛에서 우리는 뜨거운 감동을 만난다. 이들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우리 사회의 전근대적인 성담론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최덕효(인권뉴스 대표)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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