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빈곤과 폭력에 맞서 브라질에서 한국까지

세계여성행진의 한국 릴레이

세계여성행진은 1995년 북경 4차 유엔세계여성회의가 열리던 당시, 이를 계기로 결집한 여성들이 북경행동강령과 별도로 '빈곤'과 '여성에 대한 폭력'에 맞서 투쟁하는 국제적인 여성행진을 제안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같은 해 캐나다 퀘벡에서 여성들이 빈곤 추방을 위해 경제정의와 관련한 9개의 요구사항을 갖고 '빵과 장미를 위한 행진'을 진행한 것이 그 기반이 되어 앞서 말한 북경에서 모인 여성들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제안하게 되었다.

98년 '빈곤 제거'와 '여성에 대한 폭력 제거'를 주제로 채택하고 이에 관한 요구목록을 작성한 것을 바탕으로 지구를 횡단하는 세계 여성들의 릴레이 행진을 진행하였고, 여기에 결합했던 각 국의 여성운동들은 세계여성행진(World March of Women)이라는 세계적인 여성들의 네트워크를 결성하였다.

북경여성대회 10주년

올해는 세계여성행진이 결성되는데 단초를 제공했던 북경여성대회 10년이 된 해다. 여성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제거하고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은 북경행동강령이 시행된 지 10년이 되었다.

그런데 전세계 여성들의 삶과 권리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성주류화'에 따른 정책이 제공하는 기회는 일부 여성들에게만 한정된다는 점에서, 여성들이 겪는 억압과 착취를 폐절하기 위해서는 여성들 스스로가 행동에 나서고 여성들 간의 연대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여성들의 행동과 연대를 위한 릴레이 행진이 다시 한 번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시작된 행진은, 지금도 지구를 횡단하고 있으며 세계 빈곤철폐의 날인 10월 17일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에서 마무리될 예정이다. 행진을 진행하는 동안, 작년 세계여성행진 총회를 통해 채택된 '인류를 위한 세계여성헌장'을 널리 알려내고 전쟁을 동반한 금융세계화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요구를 알려내는 활동이 주되게 이뤄지고 있다. 퀼트는 각 국에서 헌장의 가치와 독자적인 요구를 제기하는 행동으로서 제작한 것을 각 나라마다 이동할 때마다 하나씩 덧붙여 가면서 하나의 패치워크로 완성하게 된다.

7월 3일 여성행진에 함께 하자

7월 3일 헌장과 퀼트가 한국에 도착하는 날 진행하게 될 '7 3 여성행진'과 10월 17일 각국에서 정오에 열리는 투쟁들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커다란 활동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활동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여러 토론회와 순례 행진, 선전전, 간담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은 '여성행진'이 미약한 흐름이지만 현재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의 연대와 투쟁의 절실함에 공감한다면, 그리고 이런 여성들의 투쟁이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불러온 파괴적인 영향에 대한 저항으로 보편적인 중요성을 갖는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할 과정이다. 7월 3일 마로니에에서 빈곤과 폭력에 맞서서 여성들의 권리를 밝히고 쟁취하려는 활기차고 중요한 투쟁을 함께 했으면 한다.

정지영(사회진보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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