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비정규 투쟁, 물꼬 열리다

경기비정규연대 본조직 출범식 열려...

7월 21일 경기비정규연대(이하 경비연)의 본조직 출범식이 민주노총 경기본부에서 열렸다. 지난 4월 6일 경기서부건설노동조합, 안산시흥불안정노동철폐연대, 오산노동자문화센터 등이 경비연의 구성을 공동제안했었다. 제안문에서 “업종과 고용형태의 차이를 극복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연대”하며, “지역내의 비정규투쟁을 기획하고 지원하기 위해 제안”한다며 그 취지를 밝혔다.

이후 구성에 대해 2차례의 논쟁이 진행됐다. 특히 투쟁의 주체인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결성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사회단체와 정치조직 등을 모두 망라해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쟁점으로 제기 되었다.

하지만 현재의 비정규직 투쟁의 절박함과, 비정규직의 확대가 빈곤의 가속화를 꾀하고 이것은 곧 사회 전체의 문제로 포괄되어 지기 때문에 노동조합만의 활동으로 가둘 수 없다는 의견으로 모아져 애초 제안된 바와 같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물론 사회단체, 정치조직 등이 함께 연대를 결의하고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경비연은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며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비정규 투쟁을 소통하고 확산 ▲전국 비정규투쟁 상황을 공유하고 연계 ▲지역에 존재하는 비정규노조들의 일상 활동 상호 지원 등을 활동의 목표로 설정했다.

경비연은 그동안 한원C.C노동조합투쟁, 대성산업가스 비정규지회 투쟁, 학습지노조 대교지부 해고자 복직 투쟁, 안산공과대학지부 등 지역내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하며 활동을 가시화 시켜 나갔다.

현재 13개의 노동조합 및 노동자자치조직과 4개의 정치조직, 6개의 사회단체가 연대단체로 참여하고 있으며, 총 8차례의 회의를 걸쳐 본조직 출범을 결정했다. 이날 출범식에 앞서 ‘경기지역 비정규투쟁 되돌아보기 - 연대활동을 중심으로’란 제목의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 발제는 주요한 비정규직 투쟁의 사례 중심으로 발표됐다. 투쟁사업장 발제는 2004년 7월 경기보조원 용역전환에 맞서 투쟁을 시작해, 올해 4월 조합원들의 강고한 투쟁력과 민주노총 경기본부를 비롯한 각 단위 연대를 통해 283일간의 투쟁을 승리로 마무리 지은 한원C.C 노동조합, 특수고용직으로 노동자성을 부정당하고 부정업무에 시달리던 중 학습지 산업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다 해고당한 대교 눈높이 송탄 서정지점 해고자 권미현씨의 복직 투쟁, 역시 특수고용직으로 7개월 넘도록 투쟁하고 있는 행운레미콘 등의 사례가 발표되었다.

특히 권미현씨(학습지노조 대교지부)는 “투쟁동력이 한정적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지역 내 각종 집회에 참여하고 함께 구호를 외치면서 연대활동을 시작했다”며 “시간이 흘러가며 점점 지역의 동지들이 자신의 부당해고철회 투쟁에도 연대해, 지역 투쟁을 확산됐다”고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지역내의 연대활동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경기본부 김은천 조직국장은 ‘경기지역 비정규직 투쟁 평가와 이후 과제’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현재 경기지역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투쟁을 소개하고, 공통된 특성으로 “비정규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로는 감당할 수 없는 법적, 물리적 탄압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길게는 5년에서 짧게는 5개월 넘게 투쟁을 지속시키고 있는 비정규투쟁으로 결국 투쟁주체인 조합원은 생계의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고, 그만큼 비정규직투쟁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국장은 이에 대한 방안으로 “하나 하나의 비정규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총력 연대”하고, “정규직 대공장 위주의 노동운동이 권력화와 관료화를 배격하고 민주주의, 연대성, 투쟁성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이어 진행된 출범식에서는 대표 집행위원을 맡은 이부영 한원C.C노동조합 위원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이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지금 이순간 목숨을 걸고 투쟁을 전개하지 않으면 자본과 정권에 의해 노동자는 노예로 전락할 것”이라며, 현재의 경비연의 출범과 이후 투쟁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또 민주노총 경기본부 이상무 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하반기에 정기국회가 진행되는 동안 비정규직 문제를 가시화 시킬 수 있는 투쟁을 전개해야한다”고 말하며, 연대의 의지를 밝혔고 출범식에 참가한 사람들 역시 “단위 사업장을 넘어 노동자의 이름으로 싸우는 경비연이 되어달라”는 기대로 경비연의 출범을 축하했다. 경비연의 출범이 경기지역비정규직 운동의 물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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