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경기도 세계평화축전, 평화를 외면하는 축제로 만들지 마라

경기도가 주최하는 세계평화축전이 오는 8월 1일 부터 42일간의 일정으로 임진각 등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2005년 경기도 방문의 해를 맞아, 휴전선 접경지역의 임진각, 도라산역 등 DMZ 지역을 평화의 상징으로 부각하고 남북 화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자 생명촛불 파빌리온 등의 행사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행사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파주시, 통일부, 외교통상부 등 지자체와 정부기관 등이 후원하는 행사로 알려져 있다.

축제위원회가 밝힌대로 경기도 지역은 남북 분단의 상장인 DMZ가 있을 뿐만 아니라, 평택미군기지를 비롯해서 주한미군기지가 87% 집중되어있는 전쟁과 평화의 문제가 집중된 곳이다. 주최측의 말대로 '남북화해'와 '세계평화'를 위해 해야할 일과 막아야 할 일들이 상존하고 있는 첨예한 지역이다.
그러나 경기도와 손학규 도지사는 그동안 경기도 지역의 평화문제에 대해서 이번 축제를 비롯해, 몇 개의 대규모 국제행사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평화 정책을 내 온 적이 없었다. 오히려 주한미군이 평택으로 총집결해,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것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

아니, '평택평화도시추진'이라는 정책을 내옴으로써 생명의 곡식을 일구는 농민의 땅을 도시개발로 뒤덮겠다는 망발만을 일삼아왔다. 심지어 지난 2002년 심효순, 심미선 미군 장갑차 살인사건당시에는 미2사단장의 이임 때 감사패를 전달하려다 도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무산되는 창피를 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심효순씨 사망사건에 대해 면담을 요구하고 질의서를 낸 것에 대해서 경기도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소파개정에 경기도 입장을 밝히고 실질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미군피해문제의 해결을 위한 민관대책기구 구성요청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이번 축제가 도민들의 혈세 100억 원이 들어가는 행사라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세간에 떠도는 손학규 도지사의 대권도전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평화를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경기도와 도지사의 사기극에 너무 많은 자원이 투여되었다. 평화는 자기가 선 땅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은 이들의 것이다. 한낱 정치놀음을 위해 남용될 수 있는 언어가 아니다.

경기도가 진정한 평화축전을 벌이려면 먼저, 평택농민들의 주름진 눈물과 주한미군으로 인해 죽어간 영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대안을 내와야 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 그들을 위로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을 위한 축제를 벌여야 한다.

경기도는 감상적 평화축제의 판을 벌일 것이 아니라, 경기도민의 평화를 위해 정책을 제시하라. 그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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