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만이 생존하는 사회 - 삼성이데올로기 편

<기획기사> 가문의 영광, 민중의 위기 - 우리가 삼성과 싸워야 하는 이유 ②



삼성이 하면 뭔가 다르다

삼성이데올로기라 불려질 만큼 우리 사회에서 삼성은 하나의 '사회권력'이 되었다. 이것은 '삼성이 하는 것은 곧 우리 사회의 표준이다’'삼성이 하면 역시 다르다’'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식의 사고로써 완성되고 있다. 한편 삼성이 내세우는 철저한 서비스를 통한 기업 윤리를 들여다보면, 전 국민을 '삼성의 가족'으로 만듦으로써 세계적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에 뒤지지 않는 국민기업으로써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한편 삼성의 이미지를 상생과 나눔의 공익기업으로 포장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삼성이 망하면, 곧 전 국민이 망한다는 공포를 조장해서, 삼성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를 일거에 소거시키고 있다.

신자유주의 전도사, 삼성 공화국

작은 국가, 시장 원리에 의해 작동하는 사회, 노동자의 무권리 상태, 가족을 중시하는 사회, 사회 공공성의 붕괴,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이념에 철저한 것이 삼성의 경영방식이다. 삼성은 자신들 자본의 증식을 위해 국가능력을 축소시키고, 탈규제와 노동 유연화를 통해 기업 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들의 생존 방식은 지구적인 무한경쟁 분위기를 이데올로기로 활용하여, 사회의 공공성을 붕괴시키는 첨병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또한 삼성경제연구소, 법조인, 학자 등의 막강한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시장원리에 입각한 정책을 입법화하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노동자 규율 통제시스템을 철저히 '경쟁'논리로 구성해, 인맥관리까지 인사고가에 반영시키고, 노동자들에게는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생존논리로 노동자들 스스로를 비효율과 비생산의 적으로 몰아가게 한다. 결국 이러한 삼성의 영향은 다른 기업에게 파장을 일으켜, 전경련 업무의 80%가 삼성과 관련한 일이 되도록 했으며, 삼성경제연구소를 통해 기업에서의 노동자 관리에 대한 전반적 대책들을 마련하고 반영토록 하고 있다.

사회적 차별의 가속화

삼성의 복지와 임금이 한국최고 수준이라는, 한국 최고 연봉자 10위권에 삼성맨들이 즐비하다는 보도를 통해, 삼성의 최고이데올로기는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그룹 임직원 임금과 삼성 일반 정규직 임금의 차이는 90억대 연봉과 15년차 남성 생산직 정규노동자 본봉 180만원으로 극대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삼성의 성공은 극소수의 특별계층에게 귀속되는 것인 반면, '삼성맨'이라는 일류이미지는 최저임금을 받는 삼성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까지 마취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특권의식이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와 여성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내재화하고 있기 때문에 더 큰 문제이다. 또한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인 노동조합 구성과 결성의 자유를 침해하는 '무노조경영'을 구조적으로 합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정상가족이데올로기 유포

또한 삼성이 내세우는 광고를 통해, 삼성제품을 쓰는 소비자는 곧 삼성의 가족이라는 논리가 형성됨을 볼 수 있다. 즉 삼성의 소비자는 곧 삼성의 가족이라고 등치시킴으로써 가족단위의 소비를 조장하고 있다. 모든 가족이 삼성 휴대폰을 들고, 삼성냉장고, 삼성TV를 통해 생활하고, 삼성카드로 소비하는 생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들고 있다. 특히 이들이 말하는 가족은 이성애자와 부모, 자식을 근간으로 하는 소위 '정상가족'으로써,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일류만이 생존할 수 있는 경쟁 사회

삼성의 부패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지만, 삼성 이건희와 이재용의 그룹승계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것은 삼성의 권력이 가진 위대함을 체감한 국민정서에 근거하고 있고, 이러한 패배감은 공정하고 합법적인 사회질서에 대한 믿음을 상실케한다. 결국 경쟁력있는 일류는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안전할 것이라는 패권의식을 통해, 민주주의 사회질서와 공공성을 무력화시키게 된다. 삼성이 중소기업이 장악한 mp3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애플사에게 내장반도체를 헐값에 넘기는 방식이 바로 삼성의 일류화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삼성이 지배하는 사회란 결국 ‘일류만이 생존할 수 있는 경쟁사회’이기에 위험 천만한 것이다. 달리 말해 삼성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사회는 민중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데, 최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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