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끔찍하고, 추악한 정보인권침해 가해자들

2005빅브라더상 수상에 주민등록번호제도, 정통부, 삼성SDI

국민의 프라이버시에 가장 위협적인 사업과 인물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2005 빅브라더상(http://bigbrother.or.kr) 시상식'이 지난 22일 오후7시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진행됐다.

빅브라더상 조직위원회는 지난 10월31일까지 빅브라더상 홈페이지를 통해서 가장 끔찍한 프로젝트상, 가장 가증스러운 정부상, 가장 탐욕스러운 기업상 등 총 3개 부문에 걸쳐 후모를 공모한 결과 총27개 후보가 네티즌으로부터 공개추천 받았으며, 정보화, 인권, 법률, 보안 등 각계의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추천된 후보들을 대상으로 엄정하게 심사한 결과 수상자가 결정됐다.

'주민등록번호제도' : 가장 끔찍한 프로젝트상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불변의 전국민 고유식별자로 인해 각종 개인정보 도용 사건을 유발하는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번호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피해를 입더라도 효과적으로 권리 구제할 방법이 전혀 없다. 또한 번호 조합체계 자체가 출생년월일과 성별, 출신지역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되어있어 국가의 통제 및 각종 사회적 차별을 더욱 심하게 만드는 요소라는 이유로 인해 '가장 끔찍한 프로젝트상'을 수여받았다.

'정보통신부' : 가장 가증스러운 정부상
개인정보 보호의 책임을 자처하면서도 정작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인터넷의 자유를 말살하는 여러 가지 정책을 펴 온 명실상부한 '가증스러운' 기관이다. 특히 지난 2003년에 이어 올해 또다시 실효성이 의심되는 인터넷실명제를 재추진하면서 익명의 권리를 말살하기 위한 정책을 진행함으로 인해 '가장 가증스러운 정부상'을 수여했다.

'삼성SDI를 배회하는 유령' : 가장 탐욕스러운 기업상
지난 2003년부터 2년간 삼성SDI 전, 현직 노동자 12명의 휴대폰이 누군가에 의해 반복적으로 위치추적됐다. 이들은 모두 노조 설립활동에 관여한 노동자들이었으며, 위치추적장소가 삼성SDI 소재지역이며, 집중적으로 위치추적을 한 시기가 구조조정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 등 정황상 삼성SDI측의 조직적인 직원감시 행위라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로 '가장 탐욕스러운 기업상'을 수여했다.

이밖에도 특별상으로 2005년 최고의 화제작인 'X파일'의 주연을 맡은 '국가정보
원'이 '내 귀의 도청장치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영화제 시상식을 패러디한 영화꽁트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수상자로 분장한 배우들의 익살스런 연기가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이날 시상식에서는 일본에서 정보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토시마루 오구라 교수가 참석해 최근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라이버시 사안을 소개했으며, 행사장 주변에는 기획사진전 '빅브라더의 눈'이 열렸다.

빅브라더상은 각 국의 시민단체들이 매 년 가장 심각하게 프라이버시를 위협하는 사업이나 기관들을 선정하는 행사로, 현재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 20개 국가에서 해마다 실시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올 해 처음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다산인권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