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RFID로 안전이 보장될까?

 최근 여러 언론들이 ‘RFID를 이용한 택시 안심서비스’(이하 택시안심서비스)에 대해 문의를 해 왔다. 과연 '택시안심서비스‘가 안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인권 침해는 없는지에 대해 인권단체에게 의견을 묻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택시안심서비스’에 대해 간단한 의견을 밝혀보려 한다.
 우선 RFID라는 단어에 생소함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 RFID란 소형 전자 칩에 사물의 정보를 입력하여 그 정보를 읽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또한 이러한 RFID를 읽기 위해선 반드시 RFID리더기가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택시안심서비스’에 대해 알아보자. 직접 눈으로 본 적은 없지만 신문과 언론사에 나온 기사들을 종합해보면 서울시에 적을 두고 있는 7만 5천대의 택시에 RFID칩을 부착하고, 승객들은 RFID리더기가 탑재된 휴대폰으로 해당 칩을 읽어, 택시정보를 조회하고 부모와 친구들에게 승차정보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겠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불안한 택시에 대한 정보를 휴대폰을 통해 읽을 수 있게 해서 보다 안전한 귀가 길을 만들겠다는 휴대폰 회사의 전략이다.

 하지만 여기에 몇 가지 문제점이 보인다. 첫째로, 택시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택시 승객은 이제부터 자기부담으로 안전을 사야만 한다. 택시에 대한 정보를 읽기 위해서 택시는 반드시 RFID칩을 부착해야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읽기 위해 승객은 RFID리더기를 자부담으로 사는 것이다. 또한 RFID리더기로 해당 정보를 읽었다 해도 이 차량이 도난차량인지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을 통한 조회서비스로 알아낼 수 있는데, 이 또한 자부담으로 서비스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안전에 대한 관리와 비용을 승객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과 같다. ‘택시안심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는 모기업들과 유사한 기업들이 전국 몇 몇 지역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전자명찰사업을 진행할 때, 부모들이 자기부담으로 일일이 조회를 해야 했던 것과 같은 것이다.  

 둘째로, ‘택시안심서비스’에 대한 정보통제의 주체는 택시운전노동자들인데도 노동자들은 전혀 선택권이 없다. LPG특소세폐지, 택시운전노동자들의 급격한 증가 등으로 인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생계를 호전시키기 위해 택시운전노동자들은 해당 서비스에 대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회사의 서비스 체계를 그냥 받아들여야만 한다. 현재 계획되고 있는 정보는 택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택시소속, 차량번호, 전화번호 등)라 하지만 한번 구축되면 시스템은 점점 더 정보의 양을 늘려갈 수밖에 없다. 이후에 택시차량에 대한 정보뿐만이 아니라 택시운전노동자들에 대한 개인정보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구축될 정보 범위에 대한 판단은 노동자들의 몫인데도 노동자들은 적극적인 공지와 교육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자기 정보를 타인에 의해 통제 당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과연 RFID칩으로 안전이 보장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불안하고 끔찍하기 때문에 꼭 RFID칩을 설치한 차량에, 직접 구입한 리더기로 택시정보를 읽어야한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러한 비참한 상황을 경찰에서는 여지껏 방치만 하고 있었다는 것인가? 근본적으로 범죄는 첨단 장비를 설치한다고 해서 근절되거나 예방되지 않는다. 신고시스템강화 방안, 도난차량에 대한 빠른 대처방안 등 개선책을 모색한다면, 첨단 장비가 아니더라도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자칫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답시고 일부 대기업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 사업을 추진하려는 서울시, 그리고 해당 기업들은 ‘택시안심서비스’에 대한 종합적인 영향 평가를 반드시 실시하고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검토 후 사업추진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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