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의 주간지 사회와노동

의료민영화 추진 해결사로 나선 최경환노믹스

또다른 참사를 낳을 경제활성화 법안과 6차 투자활성화 대책





지난 8월 2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뜬금없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세월호 특별법 문제로 정체되어있는 경제활성화 법안을 국회가 처리해달라는 요구였다. 세월호 유가족과 야당이 세월호 특별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민생법안도 발목잡고 있다고 주장하는 꼴이다.
유가족과의 약속을 어기고 세월호 특별법을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쟁점을 왜곡시켜온 건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였다. 왜 아들딸이 죽어야 했는지 꼭 알고 싶어 곡기를 끊은 부모들을 무시하는 것도 모자라 일부 국회의원은 야만적 폄훼도 서슴지 않았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도 못 갖춰온 정부와 여당이 민생을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는가?
무엇보다 최경환 부총리가 처리를 요구하는 법안들은 사실 민생파괴법안이다. 특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대표적인 의료민영화 악법이다. 재벌의 돈벌이만을 위한 마구잡이 규제완화에 몰두하는 경제활성화 정책들은 경제에 미칠 실효성도 의문일 뿐만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뒷전으로 하는, 또다른 참사의 위험을 만들어 낼 정책이다. 세월호와 민생을 대립시키면서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쇼를 하고 있지만 사실 박근혜 정부는 침몰했던 세월호도, 민생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도 내팽개치고 있다.

최경환의 의료민영화 전면 추진 선언, 6차 투자활성화 대책

최경환 부총리는 8월 초 경제활성화 법안 30개를 국회가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여기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보험사의 환자 유인알선 행위를 허용하고,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과 같은 정부 초기부터 쟁점이 되어온 의료민영화 악법이 포함되어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렇게 의료민영화 법안을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포장하는 것도 모자라 ‘6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한다.
6차 투자활성화 대책은 지난해 발표한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강행하겠다는 선언이다.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의 핵심은 영리자회사 허용과 병원의 영리 부대사업 범위의 확대다. 그런데 6차 투자활성화 대책은 병원들이 영리자회사를 설립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추가로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병원의 부대사업 범위로 확대 허용한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불과 2달 전 국민들의 우려가 많아서 뺀다고 정부가 말했던 사업이다.
게다가 대학병원도 기술지주회사라는 명목으로 영리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애초에 사실도 아닌 주장이었지만, 중소병원의 경영이 어렵기 때문에 영리자회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던 정부 스스로의 주장도 뒤집어버렸다.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이 발표된 뒤 의료민영화에 반대하는 대국민 서명은 목표했던 100만을 넘어 200만에 달했다. 병원 노동자의 총파업 투쟁과 전국적으로 진행된 광범위한 시민사회의 연대가 이러한 여론의 촉매가 되었다. 6차 투자활성화 대책은 이러한 반대 의견을 일방적으로 묵살하고 있다.

제대로 준비도 안 한 막무가내 규제완화

6차 투자활성화 대책은 융단폭격처럼 의료민영화를 추진한다. 하나라도 통과시키겠다는 심정으로 그동안 논란이 되었고 보류되어 있었던 의료민영화 정책들을 막무가내로 제시했다. 그러나 새로 제시한 정책들은 대부분 의료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이라기에는 너무도 근거가 빈약하다. 또한 6차 투자활성화 대책으로 발표하기 이전에 검토하고 해명했어야 할 문제점이 산적해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이다. 작년에 설립 신고를 했지만 복지부가 승인하지 않은 중국 자본의 산얼병원을 올해 9월내로 승인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병원이라지만 사실상 모든 규제를 완화해서 내국인 의사가 내국인을 상대로 진료가 가능한 영리병원이다. 제주도에 1호 영리병원을 설립해 의료민영화를 기정사실화 하려는 조바심이 보인다.
정부 빼고 다 아는 영리병원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정부는 먼저 동네병원 수준인 48병상 규모의 중국 피부성형병원이 어떻게 100조 수준의 규모를 가진 한국의 의료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계획이고 의료서비스를 선진화하는 계획인지 해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산얼병원의 모기업인 (주)CSC 그룹의 회장이 이미 지난해 7월 사기대출 혐의로 중국 공안에 구속됐고 제주도에 열었던 사무소도 이미 지난해 말 철수되었는데 제주도 영리병원도 투자를 받기 위한 사기의 일부가 아니냐는 의혹부터 해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줄기세포 치료와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면제해주는 규제완화 계획도 위험천만하다. 줄기세포는 체내에서 장기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줄기세포 치료제의 효과는 장기간 추적관찰이 필요하고, 암 발생 등 의학적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유전자 치료는 더욱 위험해 임상시험 적용은커녕 기초 연구 단계에서부터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이런 지적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조차 없이 투자활성화를 위해 국민들의 제약기업의 실험에 동원하겠다는 발상은 당장 거둬야 할 것이다.

더 큰 투쟁을 만들어가자

이렇게 최경환의 서비스산업 육성정책은 그동안 세월호 참사와 선거 때문에 눈치만 본 의료민영화 정책들로 가득 차 있다.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재벌, 금융자본은 환자의 주머니를 털고 병원 노동자를 쥐어짜며 만든 병원의 이윤을 밖으로 빼갈 수 있다. 또한 영리병원이 과잉진료를 해 의료비가 높아지면 그만큼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커진다. 의료민영화 정책은 재벌, 금융자본에게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어도 민중에겐 재앙이나 다름없다.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며 당선되었던 박근혜 정부의 기만적인 본색은 이제 더 이상 드러날 것도 없다.
8월 27일부터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다시 파업 투쟁에 돌입했다. 정부는 영리병원을 허용해 민간병원들이 더욱 돈벌이에 매달리게 만드는 한편, 공공기관 정상화라는 명목으로 공공병원도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병원 노동자의 파업투쟁은 정당하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는 민영화에 반대하는 생명과 안전의 물결 행진이 펼쳐진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의료민영화 반대 여론은 더 커졌다. 돈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사회적 경각심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다시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세월호를 잊으라면서 민생파괴정책을 추진하는 최경환 경제정책의 기만에 맞서 더 큰 투쟁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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