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 공통 포스터 |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출마 때부터 시민이 만드는 라디오, 방송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요, 이 사업을 시에서 직접 진행하기보다 민간에 위탁해서 운영하는 것이 취지에 맞는다고 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시작하는 단계이다 보니 영화진흥위원회에 위탁을 했고 그 실무를 사업단에서 담당하고 있는 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동안 각 지역에서 부문별로 공동체 운동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고 한편에서는 미디어교육 활동 또한 진행되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마을공동체의 회복을 내걸고 미디어교육을 진행한 사례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은 그 초보적인 단계로 마을과 미디어를 결합시켜본 시범사업인 셈이죠. 3년 사업으로 계획되었고 올해가 그 시작이었으니 앞으로 차근차근 밟아가야겠죠. 올해는 대단히 의미 있는 성과를 낸다기보다는 참여 주체를 발굴하고 마을미디어 활동의 조건을 마련하는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ACT! : 어떻게 이 사업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나요? 현재 주로 하는 업무는?
▲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 사업단 정은경 |
지금은 주로 전화를 하고 받아요. 농반 진반인데, 제가 하는 일이 사업 참여단체들이 교육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후속 활동을 컨설팅 해드리는 일이거든요. 이게 일회성 교육으로 끝나면 안 되니까요. 그러다보니 전화기를 붙들고 있을 때가 많네요. 각 단체 선생님들과, 그리고 외부에 계신 전문가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향후 계획도 세우고 저도 많이 배우고 그래요.
ACT! : 우리마을 미디어문화교실은 1기와 2기로 나누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1기의 진행과정에 대해 알려 주세요.
1기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진행되었고요, 서울시 각 지역의 21개 단체가 참여했었어요. 공모사업 공지 전에 풀뿌리단체 및 미디어교육 강사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고 탈락 단체에 대해서는 별도의 컨설팅을 통해 다음 기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드렸어요. 사업이 워낙 갑작스럽게 시작되어 일정에 쫓기듯이 진행했고 예산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참여단체들은 자체적으로 발표회를 진행하는 등 나름대로 마무리를 잘 해주셨어요.
ACT! : 1기를 진행하면서 보람을 느낀 지점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특히 소개하고 싶은 단위가 있다면?
아무래도 새로운 마을 주체를 발견한 게 아닐까 싶어요. 처음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전국 단위의 시민단체나 성미산마을 등 유명한(?) 곳들밖에 몰랐는데 서울 곳곳에 정말 다양한 공동체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특히 미디어와 문화를 중심으로 뭔가 해보려는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성북 ‘함께하는 성북마당’(함성)은 지역 단체 실무자들을 참여자로 모아 영화를 제작했는데요, 먹고 마시고 놀면서 진행하는 과정도 재미있었지만 결과물을 영화제에 출품하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예산을 마련해 동네에서 영상제를 진행하기도 하는 등 저력을 많이 보여줬어요.
종로구지역아동센터협의회에서 진행한 ‘창신동 여인네 이야기’도 재밌었어요. 창신동에 사는 여성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라디오 교육을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서로 몰랐던 주민들이 만나 ‘언니’ ‘동생’으로 연대감을 맺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공개방송 형식으로 발표회를 진행했는데 서로에게 쓴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을 글썽이던 모습이 생각나요. 웃음이 나면서도 진심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진행 중인 <창신동 여인네 이야기> 교육. 참여자들이 창신동의 마을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골목길 계단을 오르고 있다. |
ACT! : 1기 진행과정에서 다소 미흡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일정에 쫓기다보니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참여자 모집을 위한 홍보 기간도 부족했고 2기를 곧바로 시작해야 해서 1기 평가도 제대로 못했죠. 각 단체 입장에서는 참여자를 모집하고 꾸준히 유지, 관리하는 것을 가장 힘들어하셨던 것 같아요. 마을공동체 형성과 미디어 활동에 관심이 있고 의지가 있는 주민들을 조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이외에도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차차 보완해 나가야죠.
ACT! : 2기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기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2기에는 1기보다 조금 많은 2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어요. 이 중 16개 단체는 1, 2기 연속으로 참여하는 곳이고 9개 단체는 이번에 새롭게 시작한 경우에요. 라디오 방송국을 설립하려고 라디오교육부터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제일 많고요, 영화나 UCC 등 영상 작품을 제작하는 경우도 많아요. 소수이긴 하지만 잡지나 신문 등 인쇄매체로 동네 소식을 담는 단체들도 있습니다. 대부분 의욕이 넘치셔서 짧은 기간 안에 많은 걸 하려고 하시네요^^.
ACT! : 1기와 2기를 거치면서 단순히 교육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후속활동이 구체화되고 있는 단위도 있나요? 인상적이었던 곳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라디오 방송국을 개국하기 위해서 장비를 마련하는 등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곳들이 몇 군데 있어요. 성북학부모회, 구로민중의집, 용산 종점수다방 등이 그런 곳에 해당하죠. 성북 함성의 경우에는 ‘함성미디어’라는 별도의 법인을 만들 계획인데 이것을 협동조합 형식으로 조직하기 위해서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고 있고요. 도봉 지역에서는 아예 교육 시작 때부터 마을신문 ‘도봉N’을 중심으로 마을미디어교실 기획단을 꾸려 ‘마을미디어 종편재벌’(!)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1기 때 청소년 참여자들이 중심이 되었던 노원 마들창조학교, 양천 나무와숲 지역아동센터, 마포 대안공간 나무그늘은 오는 17일에 성북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연합 상영회도 할 예정이에요.
▲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 참여단체. 노란색은 1, 2기 연속 참여단체. 파란색은 1기만 참여한 단체, 초록색은 2기만 참여한 단체. |
ACT! :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단위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향후 참여를 원하는 단위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아무래도 참여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참여자를 잘 조직하고 관리(?)해서 지속적으로 마을미디어 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단체들이 운영에 성공하시는 듯해요. 반대로 지역에서 주민들과 밀접하게 지내지 못하는 전문가나 활동가 중심의 단체는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물론 운영담당자나 강사의 역할도 중요하구요. 스토커처럼 챙겨주면서(^^) 계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어야할 것 같습니다.
ACT! : 올해 사업의 마무리로 통합발표회를 준비 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2012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에 참여했던 단체와 참여자들이 모두 함께 모이는 잔치를 하려고 하는데요, 대선 때문에 여러 가지가 유동적이지만 일단은 12월말 서울의 모처에서 진행할 계획이에요. 이날은 마을미디어에 관심 있는 다른 서울 시민들, 전국 각 지역 주민들도 오셔서 사례 발표도 듣고 맛난 음식도 즐기시면 좋겠어요. 마을스럽게, 미디어스럽게 진행해볼 계획인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입니다(^^).
ACT! : 내년에도 이 사업이 계속되나요? 내년에 이 사업에 참여를 원하는 단위는 어떻게 하면 준비하면 될까요?
서울시 사업계획에 따르면 내년에도 <우리마을 미디어문화교실>은 3기, 4기로 이어집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서 저도 뭐라 말씀드릴 수 없지만 교육과 함께 마을에 작은 미디어공방을 만드는 사업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같이 작당 모의해볼 수 있는 동네 주민들과 친하게 지내면 좋지 않을까요? 조직화라고 해야 할까요?(^^) 추가로 더 궁금하신 내용이 있으시거나 사업단에 제안할 내용이 있으시면 전화나 이메일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우리마을 미디어문화교실
전화 070-4352-6379
이메일 scmedu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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