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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76호] ‘2mb18nomA’사건으로 조롱거리 자처한 방통심의위

얼마 전 트위터를 휩쓸었던 '2mb18nomA' 사건을 기억하는가? 한 네티즌이 '2mb18nomA'라는 ID로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고, 그 후 수많은 패러디 계정들이 생겨나고, 심지어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한 단편영화까지 만들어졌다. 사실 이 이슈가 이렇게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이유는 대통령 욕설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2mb18nomA' 트위터 계정이 '접속차단'을 당했기 때문이다. 누가 이 감당 못할 일을 저지르고 스스로 조롱거리를 자처하게 되었을까? 바로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데 한 가닥 한다는 비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다. 방통심의위는 '2mb18nomA' ID의 페이스북, 유투브, 블로그 등도 추가로 접속차단 조치하는 등 '2mb18nomA' ID 관련 총 18건의 접속차단과 1건의 이용해지 시정요구를 했다. 이 사건으로 많은 네티즌들에게 조롱거리가 된 방통심의위, 도대체 정체가 무엇일까?

인터넷 내용 규제하는 행정기구

방통심의위는 인터넷상의 불법정보, 음란 등 유해정보, 권리침해 정보를 심의하고 있는 행정기구이다. 방통심의위 스스로는 민간기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2010년 2월 행정법원에서는 이 기구를 행정기구라고 판결했다. 심의위원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예산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조성하는 방송발전기금으로 편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방통심의위는 아직도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스스로가 민간기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2010년 한 해 동안 45,758건(일일평균 125건)의 게시물을 심의했고 그 중 41,103건의 게시물은 삭제, 이용해지, 접속차단 등의 시정요구를 해왔다. 방통심의위의 시정요구(게시물의 삭제, 접속차단, 이용해지 등)권고를 따른 이행률은 2010년 98%에 달하는데 이 사실만 보더라도 방통심의위가 거역할 수 없는 권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방통심의위가 음란물, 불법 식의약품, 불법금융 등의 명백한 불법 정보만을 규제해왔다면 오늘날의 국가검열기구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오명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가 지난 3년 동안 심의 해 온 내용이나 결과들을 보면 누구를 위해 심의하고 결정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해 다방면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방통심의위의 결정을 한번 살펴볼까.

내 무덤은 내가 판다!

2009년 방통심의위는 국내 시멘트에 발암물질이 다량 함유되어있다고 주장한 한 환경운동가의 글을 삭제한다. 이에 게시자가 이의신청을 하자 위원들은 심의과정에서 시멘트가 유해한지 판단하기 위해 직접 실험을 해보자는 망언을 하다가 이의신청마저 기각했다. 이 결정으로 인해 방통심의위에 수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방통심의위의 자기무덤파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경기도지사의 발언을 식민적이라고 비판한 게시물을 '불법 명예훼손'이라고 삭제했다. 게시자가 언론보도에만 의존했고 경기도지사가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을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는 정부의 의견과 다른 주장을 했다고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 이렇게 수많은 게시물을 쿨하게 삭제한 결과 헌법재판소에서는 위헌심판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 해 10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불법정보 등에 대한 심의권 및 시정요구권을 민간자율심의기구에 이양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심지어 제 17차 유엔인권이사회(UNHRC) 한국 표현의 자유 보고서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모든 법은 어떠한 정치적, 상업적 및 기타 부당한 영향력으로부터도 독립적인 기구에 의해 운용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방통심의위를 겨냥한 말이다. 설립 3년 만에 방통심의위는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

대통령 욕은 용납 못해!

위의 사례같이 방통심의위는 정부나 공인의 방패막 역할을 해왔다. 그 중에도 방통심의위가 각별히 신주단지 모시듯이 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대통령님 되시겠다! 방통심의위가 2008년 5월 출범하자마자 했던 일은 대통령에 관한 부정적인 언어 필터링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2MB'로 표현하는 것은 인격을 폄하하는 것이니 언어순화를 하라고 권고한 사건으로 방통심의위는 출범하자마자 이름을 널리 떨치게 된다. 대통령에 대한 욕설의 경우 과도한 욕설 등 저속한 언어 등을 사용하여 혐오감 또는 불쾌감을 주는 내용이라며 해당 표현을 삭제하는데 “쥐새 대가리”, “c8쉑키”, “쥐색휘”, “썩을넘” 같은 표현이 들어간 내용이다. 대통령님께서 직접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게시물을 삭제해 대통령 기분을 살펴주는 방통심의위다. 마치 대통령에 관한 욕설 심의가 자기들의 중요한 책무인 듯한 태도를 고수하다 3년이 흐르고 흘러 오늘 날 '2mb18nomA' 사건까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방통심의위 심의 무엇이 문제인가?

최근 과도한 가요심의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 사건을 지켜보면 방통심의위의 유해게시물 심의의 기준을 떠올리게 된다. 두 심의기준은 국민들의 정서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며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2mb18nomA'트위터 계정을 심의하며 한 방통심의위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아버지로 비유하며 “아버지를 지칭하여 '18nomA'라고 하는 것은 보편적 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기각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정말 놀라운 발상 아닌가! 이처럼 방통심의위는 자신들의 상식으로는 이해 할 수 없다며 조선시대에나 있을 법한 기준을 적용하여 인터넷 상의 게시물을 규제하고 있다.

또한 방통심의위는 ‘인터넷 청정지대 만들기’라는 불가능한 꿈을 꾸고 있다. 저주방법 게시물은 미신을 조장하므로 삭제, 국제누드예술제 작품도 유해하다고 삭제, 싸움방법 묘사는 잔혹해서 삭제하는 식이다. 심지어 통신심의를 하는 심의위원이 통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심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할 일이다. 실제로 ‘2mb18nomA’ ID를 심의할 때 블로그, 트위터, 미니홈피의 차이도 알지 못한 채 심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여성가족부는 가요심의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자 술, 담배를 직접적으로 권유하는 내용만 규제하겠다고 살며시 꼬리를 내리고 있지만, 방통심의위는 무슨 자신감인지 한 발 더 앞서나가며‘2mb18nomAX'라는 계정도 차단하기에 이른다. 이와 같은 결정의 이유는 욕설로서 비판을 표현하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방통심의위는 참으로 심지가 굳건하다. 물론, 욕설이 옳고 바람직 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욕설을 엄격한 기준으로 국가행정기관이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국가검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국민의 게시물을 삭제, 이용해지, 접속차단 하는 것은 중대한 기본권 침해인 만큼 신중하게 심의하여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방통심의위가 계속해서 자의적인 심의기준으로 국민들의 정서에 맞추지 못하고 통신매체에 대한 이해 없이 막가파식 심의를 해나간다면 한낱 조롱거리에 불과한 기관으로 기억될 것 이다. 방통심의위는 이제 그만 인터넷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며 다스리겠다는 욕심을 내려놓을 때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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