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6년|1월|특집] 제대로 해서 골병을 잡자

2016년은 다섯 번째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의 해

기억하시나요?

2003년에 제정된 ‘사업주의 근골격계질환 예방의무’와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조사’가 어떻게 법제화 되었는지.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으로 현장의 노동강도는 강화되고 자본의 현장통제력이 강화되었고, ‘고용안정’에 밀려 숨죽이며 강화된 노동을 감내해야했던 노동자들은 하나 둘씩 뇌심혈관계질환과 근골격계질환으로 몸과 마음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습니다.

하지만 2002년 근골격계직업병 집단요양투쟁으로 절박한 노동 현실을 드러내며, 더 이상 몸과 마음을 훼손당하지 않고 골병을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의 문제, 개별적 작업환경문제를 넘어서 집단적인 작업환경 개선, 노동 강도저하, 노동자의 현장통제력 강화가 필요함을 제기하고 요구했습니다. 그리하여 전국을 뒤흔든 투쟁이 될 수 있었고, 유해요인조사 법제화 또한 가능했습니다


그로부터 다섯 번째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앞두고 있는 지금.

현장에서 그리고 여러분에게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어떠한 활동, 사업입니까? 2 015년에 진행한‘금속노조의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조사 실태파악과 대안마련 조사결과’를 보면, 당시의 활력과 긴장은 사라진 채, 대부분의 현장에서 담당자 중심의 3년마다 돌아오는 관성화된 사업으로 전락되어 치료받을 권리는 물론이고 보호예방이라는 법적 취지조차 무색하게 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유해요인조사를 폐기하자는 경총의 뻔뻔스러운 요구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출처 : 일과건강

다시 시작해봅시다!!

2016년에 진행하는 유해요인조사는 제대로 해서 골병을 잡아봅시다. 여전히 골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의 건강권쟁취와 골병을 제대로 잡아내기 위한 유해요인조사가 되기 위해서 몇 가지 제안해봅니다.

먼저, 담당자 중심이 아닌 전체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상정되고 준비되어야 합니다.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조합원의 건강권 쟁취, 현장 조직력과 통제력 강화,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 찾기, 노동조건개선 등 현장문제 전체를 포괄할 수 있고, 포괄해야만 제대로 골병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목표설정부터 사업기획과정까지 노동조합 전체의 고민과 준비, 활동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조사와 개선, 평가를 하는 모든 과정이 조합원의 요구와 참여를 모아내고 실현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되려면 실제 조사에 함께 할 수 있는 조합원을 조직하고 일상적으로 활동이 가능할 수 있는 체계(예를 들어 근골격계 실행위원구성, 부서별 개선위원회 구성 등)를 마련해야합니다. 만약 전문가에게 의뢰를 한다거나 사측주도로 유해요인조사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노동자의 알권리 보장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그동안 조사에만 매몰되었던 유해요인조사를 넘어서 느리더라도 실제로 현장의 변화를 조합원이 함께 경험하고 실현할 수 있는 일상 활동이 되어야합니다. 3년마다 하는 유해요인조사가 아니라 3년동안 개선하는 활동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기간 진행된 유해요인조사에 대한 평가를 시작으로 이번 유해요인조사에서 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유해요인조사 사업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의 구체적인 활동 평가를 통하여 성과를 축적해 내고 부족한 부분은 보강해 나가는 활동이 되어야합니다.

2016년 안팎으로 녹록하지 않는 한 해이지만 이번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관성화 되고 있는 사업에 활력을 만들어내는 활동으로, 공상이 아닌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 쟁취로, 인간공학적 개선만이 아니라 노동강도를 포함한 근본적인 노동조건의 개선으로, 자본의 이윤보다는 ‘노동자의 몸과 삶이 우선’인 현장과 세상 만들기로 거듭날 수 있는 활동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도 이러한 활동에 한 주체로서 함께 할 것을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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