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1년ㅣ3월ㅣ지금 지역에서는] 고 김주현님, 장례 못 치른 채 49재 추모제 진행 등


고 김주현 님,
장례 못 치른 채 49재 추모제 진행


한노보연 선전위원 푸우씨

지난 2월 28일 고(故) 김주현 님의 49재 추모제가 반올림, 충남대책위, 유가족 주최로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천안역 광장에서 진행됐다.
아직 하늘로 떠나지 못한 영혼을 달래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하는 49재. 그러나 삼성과 노동부, 경찰의 무책임 일관으로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고인의 시신이 조금씩 부패해 가고 있는 형국에서 치러지는 49재라서 참석한 많은 이들은 더욱 무겁고 숙연한 분위기로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천안역을 오가던 시민들도 고 김주현 님의 사망과 관련해 많은 관심을 보이며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마침 추모제 자리에서 노동부 천안지청이 정보공개청구 심의위원회를 열어 삼성의 취업규칙조차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모제 참가자들은 고 김주현 님의 넋을 기리는 것과 함께 한 목소리로 삼성과 노동부를 규탄하며 촛불을 치켜들었다.
추모제가 막바지에 달할 무렵, 어느새 소리 없이 보슬비가 내렸다. 눈물과 빗물이 섞여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는 많은 이들의 가슴은 한껏 젖어들었다.
한편 고 김주현님 사망사건과 관련해 유족과 대책위가 요구한 자료는 삼성전자 LCD 사업주 천안공장 취업규칙, 물질안전보건자료,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그밖에 안전보건 관련 일체의 신고 내용, 천안공장 탕정기숙사 규칙, 고인의 특수건강검진결과, 천안공장 특수건강검진결과 질병 유소견자 현황, 삼성전자(주) 전체 자살자 현황 등이다. 그러나 노동부 천안지청은 대부분의 자료를 ‘영업, 경영상의 비밀’로, 일부 자료에 대해서는 ‘정보부족’과 ‘수사 중’임을 핑계삼아 자료 공개를 거부했다.
특히 취업규칙은 상시 10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한 사용자가 모든 노동자들이 오가는 곳에 볼 수 있도록 상시 비치하는 공개문서인데, 이를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해 온 삼성의 의견을 노동부가 그대로 수용해 비공개 결정을 했다는 것은 노동부가 실시하고 있는 진정조사의 진실성을 다시 한 번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노동자여! 우리의 미래를 노래하자!
서울남부노동자권리찾기 사업단 ‘노동자의 미래’ 출범


한노보연 선전위원 흑무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이 아니면 몹시 조용해지는 구로디지털단지 키콕스(KICOX-한국산업단지공단) 앞이 북적거린다. 2월 28일 금요일은 서울남부노동자권리찾기 사업단 '노동자의 미래'의 출범식이 있는 날이다.
민주노총 2기 전략조직화 사업으로 선정되어 출범한 이 사업단은 '옛날과 다른 것이라면 으리으리한 건물이 들어섰다는 것, 옛날과 같은 것이라면 길게 일하고 적게 받는 노동조건'이라는 구로디지털단지를 '살 맛나는, 일할 맛 나는 지역으로 만들어 보겠다'며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재용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그간 850만 중소영세비정규노동자 조직에 노력해왔다. 이제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권리 찾기 사업을 해나가겠다. 그를 통해 노동자의 미래, 운동의 미래를 찾아갈 것"이라 사업단의 출범을 알렸다. 덧붙여 "구로 지역은 과거 노동집약적 사업의 중심지였으나 옛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노동조건은 달라지지 않았다. 자기 권리를 주장하면 해고당하고 산재를 당해도 말할 곳이 없다. 이 사업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한, 성공사례로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남부지역지회 구자현 지회장이 구로디지털단지의 실태와 사업단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구 지회장은 "서울디지털단지에 13만 노동자가 있고 독산동일대를 포함하면 24만 명의 노동자가 있는데 이는 정부통계일 뿐이고 파견노동자들까지 합산하면 더 많은 노동자가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서 실태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한 파견노동자들의 현실을 '어딜 가나 똑같은 임금'이라 표현했다. 정부에서 매년 정하는 최저임금이 곧 이들의 임금이 된다는 것이다. 서울남부노동자권리찾기 사업단에서는 최저임금 문제를 핵심에 두고 정부와 사업주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포괄임금제', '연봉제'로 장시간 노동을 해도 추가 수당을 요구할 수 없는 IT산업 노동자나 이 지역 서비스/판매업종의 노동자들의 문제 또한 함께 해결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노동자의 미래', 줄여서 '노래'라고도 부르는 서울남부노동자권리찾기 사업단에서는 1) 최저임금 2) 파견노동 3) 연봉제 4) 근로기준법 적용 5) 노동자 건강권을 의제로 공단조직화의 전형을 열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3월부터 이 지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를 시작하며, 이후 서울남부 노동복지센터를 열어 지역 노동자들의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철탑 고공농성 돌입
“위장폐업, 해고살인 대우조선이 직접 고용하라”


울산노동뉴스 조성웅 기자

정규직노조 활동가들 천막 치고 고공농성 연대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강병재 의장이 7일 새벽2시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남문 옆 송전선 철탑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강병재 의장은 "제조업의 모든 비정규직은 불법파견이다. 위장폐업, 해고살인 대우조선이 직접 고용하라"는 요구를 내걸고 있다.

강병재 의장은 2년전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하노위)를 만들어 활동하다 해고됐다. 강 의장은 지난 2년 동안 하노위 소식지를 발행하며 현장을 조직하기 위해 노력했고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조선하청노동자연대'를 만들어 활동해왔다.
강병재 의장이 철탑 고공농성에 돌입하자 대우조선노동조합과 현장조직 활동가들은 송전선 철탑 밑에 천막을 치고 연대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으며 이후 투쟁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재 의장, 노동조합결성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해고, 복직과 노조건설투쟁 진행
하노위 김영재 의장은 '고공철탑에 오르며' 라는 글을 통해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임금인상도 요구하고, 노동자로서의 당당함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대우조선 1만7천 사내하청노동자와 1만2천 자회사 비정규직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하고자, 대우조선 비정규노동조합 결성을 목표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조직위원회"(하노위)를 결성하여 소식지를 발행하고 조직하고 투쟁하면서 꾸준히 활동해왔다"며 "그러나 대우조선 원청자본은 이를 방치하지 않았고 예외 없이 해고의 칼날을 휘두르며 우리의 목줄을 잘라버렸다. 비정규노동자 탄압의 전형인 원청의 직접개입에 의한 핵심사업장 위장폐업으로 하노위 의장 외 3명을 길거리로 내몰고 나머지 전원을 2개 업체에 분산 고용승계 시키고는 이후 하노위 회원 색출작업 등 온갖 탄압을 자행해 왔다. 저들의 탄압에 맞서 하노위를 지켜내고 부당한 해고에 맞서 투쟁한지 2년을 넘긴다"며 고공농성 돌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2009년 3월 하노위 의장이 대우조선의 탄압으로 부당해고를 당한 이후 아침에는 통근버스 정류장에서, 퇴근시간에는 대우조선 각 문에서 '하청노동자 소식지'를 배포하며 단결투쟁을 고무하는 선전 선동과 부당해고에 대한 항의를 지속하고 있다. 또 대우조선해양의 직접개입에 의한 위장폐업과 해고 그리고 사내하청에 대한 실질적인 사용자임을 밝히기 위해 법정투쟁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소에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대우조선해양 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비정규노동자들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 결성을 시도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되어 탄압받아야만 하는 현실에 온몸으로 저항하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철탑에 오른다"며 해고노동자의 절박한 심정을 밝혔다.

“제조업 모든 비정규직은 불법파견, 대우조선이 직접고용하라”
강 의장은 "2010년 매출12조745억원, 영업이익 1조111억원 사상최대 경영성과 달성은 비정규노동자의 피와 땀, 저임금과 가난의 산물이다. 자본의 끊임없는 이윤추구 앞에 쓰러지고 짓밟히는 비정규노동자의 아우성이 자본주의 거짓언론에 철저히 외면, 왜곡당하는 야만의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고 떠벌리는 희망이 사라진 세상, 불평등한 세상에 내가 온몸으로 저항하는 이유"라며 "자본가 정권의 사법부에서조차 인정한 불법파견의 문제는 비단 자동차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제조업 전반의 문제이며 여기 대우조선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형식적인 도급계약과 상관없이 실제 사용여부, 사업경영상의 독립성, 실제 사용사업주로서의 지휘명령권 보유 등을 볼때 대우조선해양이 비정규노동자의 실질적인 사용자"라며 대우조선이 직접고용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하노위 활동에 대한 대우조선해양의 직접적인 개입에 의한 위장폐업과 해고살인은 명백한 대우조선해양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소송 결과에 상관없이 해고에 대한 사용자성의 책임과 복직의 대상이 대우조선해양"이라며 "본인은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죽기를 각오하고 철탑에 오른다. 이후 본인의 정당하고 처절한 복직 요구 고공철탑투쟁을 물리력으로 탄압할 시에는 죽음으로 자신의 권리를 방어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는 지지성명을 통해 "비정규·하청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려 하면 원청은 하청노동자들을 탄압해 기본적인 권리조차도 박탈한다. 투쟁하는 하청노동자들은 해고되거나 노조나 모임을 탈퇴하도록 강요당한다. 원청 자본은 투쟁하는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타 사업장 취업까지 봉쇄해 생존마저 위협을 느끼도록 만들기까지 한다"며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강병재 동지의 고공농성은 바로 하청노동자들도 노동자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우조선 정규직 노조와 활동가들이 강병재 동지 고공농성 투쟁에 함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중한 연대는 강병재 동지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원·하청 노동자 단결과 연대는 하청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뿐만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제조업 사내하청은 불법이다. 그런데도 노동부와 원청 자본은 조선소 하청을 도급으로 위장해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들 거짓에 맞서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은 투쟁으로 화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울산노동뉴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신신기계 현장대표 단식농성 돌입


한노보연 선전위원 타래


금속노조 정관지역지회 신신기계 현장위원회 박명환 대표가 지난 2월 21일부터 회사의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신신기계 노조는 노동조건 개선과 단협 갱신을 요구하며 9개월 동아 사업장 밖에서 전개하던 천막농성을 지난 2월 9일 현장내로 이동하였으며 21일부터는 현장위원회 박 대표가 끝장 단식농성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신신기계 노사는 지난 해 4월부터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회사는 단체협약 갱신 요구를 9개월 째 거부했고 지난 8월부터는 ‘타임오프제도’를 빌미로 현장대표의 임금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는 비조합원 전원에게 임금교섭 권한 위임 서명을 받아 사무관리직과 생산직 비조합원 등 8명을 교섭위원으로 선정해 2월 18일 노조를 배제한 채 비조합원들과의 임금교섭을 일방적으로 체결했다.
이에 박 대표는 사측이 선정한 관리직 및 교섭권이 없는 비조합원들과 임금 교섭을 체결한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임을 강조하고, 사측의 노동자 분열 공작에 맞서 24년간 투쟁으로 힘겹게 지켜온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신기계는 1999년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전환하면서 회사는 직장폐쇄, 손해배상, 가압류 등으로 조합원들을 퇴사시키거나 노조탈퇴를 종용하여 많은 조합원들이 노조탈퇴를 하고 현재 17명의 조합원들만이 남아있다. 비록 소수의 조합원들이지만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모진 탄압과 시련 속에서도 현장대표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비롯해, 외롭고 힘겨운 싸움을 전개해오고 있다.

<일터>에 보내온 신신기계 노동자의 글
고등학교시절 하굣길에 선전물을 나누어주는 노동자 아저씨를 보았다(지금 생각하면 우리 학교 출신인 모 중공업 노조원들의 선전전 인듯하다). 종례시간에 담임선생님이 하굣길에 유인물을 받지 말라고 하셨고, 경찰들도 정문과 후문에 서서 우리에게 유인물 받지 말고 그냥 가라고 했다.
선배들이 노동운동을 많이 해서인지 우리가 졸업할 당시엔 많은 회사에서 우리학교 출신들을 받지 않았다. 당시엔 우리가 피해자라고 생각했고, 당연히 노동조합에 대해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 선생님들도 우리가 졸업할 당시 ‘너희들은 사회 나가서 후배들의 앞길을 막지 말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20여년이 지난 지금, 내가 학생일 당시의 아저씨들처럼 거리에서 선전전을 하는 날 볼 때 묘한 감정이 든다.
입사한 후 회사에선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말 것을 당부했었다. 그러나 어떤 일이 있어 그를 계기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랬더니 가입과 동시에 회사가 날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반감이 생겨 더 조합에 마음이 갔다.
우리 회사도 처음엔 현장사원 다수가 조합원이었다. 그러나 민주노총으로 전환하면서 탄압이 심해지고, 탈퇴 조합원이 늘어 지금은 몇 명 안 되지만 아직도 회사는 우리의 투쟁을 유도하고 있다. 조합원이라 불이익도 받지만 다수의 사원들을 위해 우리 조합원들은 오늘도 회사와 긴 싸움을 이어 가고 있다. 힘이 되어주는 동지들이 있어 내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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