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1년|9월|연구리포트] 아주대 시설관리 노동자 실태조사(1)

한노보연 운영집행위원 송 윤 희

1. 들어가며

올해 초 홍익대 청소 및 경비 노동자(이하 시설 관리 노동자)들 170여명이 일방적인 ‘계약해지’로 생존권을 박탈당하자 거리로 나왔다. 곧이어 이들의 불안정한 고용 실태에 대한 개선을 바라는 사회의 움직임이 시작됐고 2011년 3월 8일에는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에서 일하는 시설 관리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의미 있는 연대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주지하다시피, 이 노동자들에게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은 현재의 간접 고용 형태이다. 대학, 공공기관, 민간 회사 등이 원청이 되어 용역 업체를 2-3년에 한번 꼴로 바꾸면서 해당 용역 업체로부터 청소 노동자들의 파견 근무를 받는 방식인데, 계약 만기 후 합의가 제대로 안 되거나 입찰에 밀릴 경우 업체가 바뀌고 고용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통상적으로 바뀐 업체로 노동자들이 새로 고용되는 방식으로 고용 승계를 하게 마련인데, 홍익대의 경우처럼 업체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노동자들은 십 수 년간 일한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고 마는 것이다.
서울 지역 대학교에서 문제가 불거졌지만, 이러한 현상은 실상 아직 수면 위로 오르지 못한 수많은 학교, 기관, 회사, 아파트, 등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전국의 모든 빌딩의 노동 현장의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경기/수원 지역의 여러 시민단체와 진보 정당이 아주대학교 시설관리 노동자 권리 찾기 지원단(이하 지원단)을 구성했고, 아주대학교의 시설 관리 노동자들의 실태를 조사하여 노동 조건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 연구소 리포트는 지원단의 공개토론회 때 발표했던 설문 조사 결과를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다.
본 설문은 아주대학교의 19개 동에서 일을 하고 있는 60 여명의 시설관리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이며, 이에 최종 수거된 44건에 대해 간략한 조사 결과를 정리하였다. 이 설문은 노동자가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을 알아보기 위한 기초 조사와 노동 시간과 임금, 산재 여부 및 식사 지급과 휴게소 공급 여부 등의 노동 환경 조사, 그리고 부당 경험 및 성희롱 경험에 대한 인권 실태 조사로 이루어졌다.

2. 기초 조사

기초 조사를 통해 주거 형태를 물었을 때 자가라고 답한 이들이 대부분으로 약 82%, 전세 9%, 월세와 기타 고시원 등이 9%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계 책임을 누가 지냐는 질문에는 본인이라고 답한 이들이 약 60%, 배우자가 30%로 나와 노동자의 임금이 주된 생계인 것으로 나왔다.

3. 노동 환경 조사

표 1. 해고 사례


수 비율
없음 16 48.48

계약 기간 종료 이유로 해고 9 27.27

정년 단축으로 해고 8 24.24

별 다른 사유없이 일방 해고 0 0


고용 계약의 실태의 개괄을 보면, 응답자 모두 다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었으나 아무도 본인의 계약서를 보관하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근로 계약의 구체적인 상황을 제대로 알고 문제 제기를 할 여건이 쉽지 않을 것이란 유추를 할 수 있다. 계약 기간이 정해지지 않고 정규직과 같이 일을 하고 있는 이는 6%였고, 나머지 모두(응답자 34명 중 32명, 94%)가 기간이 정해져 있는 계약직이었다. 동료의 경험을 포함한 해고 사례를 물었을 때 반 정도가 특별히 해고된 경험이 없다고 답했으나 33 명 중 9명(27%)가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해고된 (직간접)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8명은 정년 단축으로 해고된 (직간접)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청소의 노동 강도를 살피는 데 면적만으로 파악하기 힘들지만, 1인당 청소 면적은 평균 673.2m2 (약 204평)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시간은 평균 8.2시간이었고, 실제 근무 시간은 8.4시간으로 나왔다. 계약으로는 평일 07:00~16:00 (휴게시간 2시간 제외 시 7시간)*5= 35시간, 토 07:00~11:00 (4시간)으로 총 주 40시간으로 계약이 되어 있으나, 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응답자 중 60% 이상이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산을 토대로 하면 (7.7*5)+4=42.5시간, 응답을 토대로 하면 (8.4*5)+4=46시간으로 적게는 두시간반에서 많게는 6시간 초과근무 상태였다. 또 아래 표와 같이 근무 시작 시간을 물었을 때 응답자 44 명 중 24명(63.6%)가 공식출근 시작 시간인 오전 7시 이전에 근무를 시작하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표 2. 근무 시작 시간

N %
5:00 1 2.27

5:30 2 4.55

5:40 1 2.27

6:00 20 45.45

6:10 2 4.55

6:20 1 2.27

6:30 1 2.27

7:00 16 36.36

또한 노동자들의 직접 면담을 통해 주어진 업무량이 이전에 비해서 늘어난 상황이며, 대체적으로 담당 직무 외의 일을 지시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들어났다. 이런 과한 업무 때문에 실제 출근을 공식 업무 시작 시간보다 30분에서 1시간 이상 빨리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월차 여부를 물었을 때 응답자 44명 중 42명(95%)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답을 했다. 부득이한 상황에서 월차를 쓸 수 밖에 없을 때 역시 태반인 94%가 동료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외출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답했다.
휴일 근무에 관해 물었을 때 토요일 근무는 응답자 36명 중 34명(94%)이 시행하고 있었으며 한 명 빼고 모두 4시간 근무하고 있었다. 일요일 근무자는 없었고 노동절에는 전원 다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휴게시간의 경우 오전 오후 따로 휴게시간은 없었으며 점심시간만 주어졌고, 점심 때 식사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겨우에는 따로 휴게시간이 주어진 것으로 나왔다. 점심 휴게 시간의 경우 92%가 120분이라고 응답했다.

식사 및 휴게 실태를 물었을 때 식사는 응답자 40명 중 39명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고, 이들 40명 중 한 명 (구내 식장 이용)빼고 모두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었다. 40 명 중 식사 지원을 받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식사 장소는 응답자 30명 중 27명이 휴게실을 이용하고 있었고 3명은 기타 장소를 이용하고 있었다. 공식 휴게실 여부를 물었을 때 있다고 답한 이들은 18명이었다. (지하: 9명, 3층: 4명, 탈의실: 5명) 공식 휴게실이 없고 자체 간이 시설을 이용할 경우 총 18명이었다. (구석 골방이나 창고: 14명, 도서관 탈의실이나 자투리 강의실: 4명) 또한 공간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을 때 총 40명 중 31명이 비좁다(71%)고 대답했다. 이는 공식 휴게실을 쓰는 경우에도 17명/18명 비좁다고 답했고 간이 휴게실의 경우 14명/22명이 비좁다고 답했다.

일터



* 10월호 연구소리포트에 아주대 시설노동자 실태조사(2)가 이어집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한노보연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