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의 월간지 현장에서 미래를

[120호] 자동차공장 노동강도 평가

2005년 현대차노조 노동강도 평가와 대안마련을 위한 연구 프로젝트 보고

현장에서 미래를 제120호
공유정옥


대표발제 공유정옥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 노동강도평가사업의 문제인식과 접근방향

1) 왜 노동강도인가?
- 노동유연화로 무너진 현장을 다시 일으켜 세울 길을 찾기 위하여

IMF 이후 현대자동차 자본은 98년 정리해고 이후로도 고용 규모 축소, 외주・하청 비율 증대, 전환 배치 증대 등 노동 유연화 전략을 지속해왔다. 이렇게 줄기찬 노동 유연화 전략은 현장에 항상적인 고용 위기를 조성하고 자발적 잔업특근을 유도하는 실질적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시켰으며, 그 결과 노동강도 강화, 개별적 노동 환경 악화는 물론 현장조직력과 현장통제력 약화 등의 결과를 초래하였다.
노동 환경과 노동강도의 악화는 마침내 근골격계 직업병과 과로사 등 노동자 건강의 문제로 드러나게 되었다. 이 문제는 최근 몇년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노사합동 프로그램, 근골격계 집단요양투쟁, 주간연속 2교대제 사업과 노동강도 예비평가 사업 등이 이어지면서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모아가고 있었다. 또한 적극적인 산재요양 신청, 근골격계 직업병을 예방하기 위한 현장개선 노력 등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현장의 변화들은 노동자의 현장 통제력을 강화하고 노동강도를 저하시키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 가능성을 부여잡기 위해, 이제는 현장의 노동강도가 어떻게, 얼마나 강화되어왔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찾아내고, 자본의 노동강도 강화 의도를 저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마련하며, 향후 노동자의 현장통제력을 고양시킬 방안을 모색할 과제가 남아있었다.

2) 노동강도 평가 사업, 어떻게 하고자 했나?
- 노동자 스스로 분석과 해결의 주체가 되는 참여행동연구 참여행위연구의 기본 관점은 삶과 과학적 탐구를 분리하지 않으며, 살아있는 지식, 즉 내가 일하고 나를 위하여 사람들을 가치있게 만드는 지식을 창조하고 삶을 이해하기 위한, 그리고 삶을 위한 진정한 탐구... 참여행위연구에서 지식은 매일의 경험에 뿌리를 둔 살아있는 발전적인 과정... 사람들을 압박하고 있는 문제들과 지역사회의 무성한 이슈들에 대한 실재적 해결을 추구함에 있어 행위와 반성, 이론과 실무, 사람들과 참여를 촉구한다... 직선적/수평적/수직적 과정이 아닌 원형의 과정으로, 관찰하고 생각하고 활동이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 '수평적 상호관계'를 추구함... 참가자끼리 서로 존중하고 감사하는, 주체와 객체가 아닌 주체와 주체의 수평적 관계가 됨을 의미... John Heron은 '개인은 경험단계에서는 공동대상자이고, 반성단계에서는 공동연구자이다'라고 하였다... // Stinger는 연구가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삶을 강화하고, 비경쟁적이고 비착취적이기 위해 사회적 개인적 역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추구한다고 믿으며, '연구를 수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든 사람의 안녕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현장의 문제를 분석한 결과와 그 대응책은 다수의 현장 노동자들이 일상 실천의 무기로 활용할 수 있을 때만이 의미있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소위 전문가가 조사하고 노동자들은 조사당하는 관계를 벗어나, 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전문적・일상적・실천적 분석가가 되며 문제해결의 주체가 되는 과정을 만들고자 하였다.
위와 같은 목적과 기조를 담아 사업 과제를 (1)교육, 훈련, 현장활동 및 선전, (2)노동강도 평가 지표 개발과 현장 평가, (3)노동강도 저하를 위한 대응방안 마련 등 세 가지로 나누어 기획하였다.
1과제는 면접과 토론 등을 통하여 노동강도 실태를 보다 깊이있게 조사하고, 현장 노동자의 의견과 요구를 조직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상적인 실천들을 다양하게 시도하며, 이 모든 과정들을 수시로 현장에 알리고 평가하기 위해 사업 기간 내내 선전활동을 지속하였다. 이로써 노동강도 평가 사업에 대한 현장 참여를 조직하고 이후 일상적인 노동강도 저하투쟁을 조직할 주체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생산방식의 유연화
노동강도 강화
자본의 현장통제
노동강도 저하
노동자 현장통제력 강화
살맛나는 일터 쟁취
1과제
교육, 훈련 및 현장활동, 선전

3과제
노동강도저하를 위한
노동조합의 대응방안
2과제
육체적 부하평가 및
노동강도지표마련
노동강도 강화기전 분석 및 해결방안 마련
현장 조직력과 실천력 강화에 기여할 주체 형성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노동강도 저하 투쟁


2과제는 육체적 노동강도를 다각도로 평가하는 동시에, 노동자의 건강 상태 전반과 집단적 노동강도를 보다 포괄적으로 평가하고자 하였다. 이 결과들을 근거로 현대자동차의 노동강도 실태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노동자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노동강도 평가 지표를 개발하여, 이후 UPH 선정이나 적정 노동시간 및 인력 수준을 노동자가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개입할 무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3과제는 현대자동차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 및 그에 맞선 노동자의 저항과 현장의 변화를 분석하여 노동자의 현장통제력을 강화할 대안을 찾고자 하였다. 또한 기존 노동강도 연구보고서들을 총망라하여 검토하는 한편, 수차례의 세미나와 토론 및 교육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여 노동강도를 낮출 수 있는 대안을 수립하는 것이 목표였다.

3) 연구 진행 주요 경과

3월에는 각 연구 과제별로 사전 준비 회의를 거쳐 4월부터 본격적인 현장 조사 사업이 진행되었다. 4월부터 5월 초반까지는 사업 내용과 문제 의식을 공유하기 위하여 사전 설명회와 교육을 진행하였다. 특히 조사에 직접 참여하는 승용1공장, 소재공장, 소형엔진공장에서는 대의원, 소위원, 실행위원 회의 및 간담회, 수련회 등을 집중적으로 배치하였으며, 조합원 안전보건교육 시간에 최대한 결합하고자 하였다.
4월 말부터 5, 6월에 걸쳐 각 과제별로 조합원 면접조사, 육체적 부하 평가, 활동가 면접 조사 등을 진행하면서 조합원 설문 조사를 위한 사전 검토 회의를 가졌다. 현장 조사 기간 동안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해당 사업부 대의원, 실행위원 회의에 참석하여 진행 경과를 공유하고 점검하였다.
6, 7월에는 일차 조사 내용을 보완하기 위한 추가 조사와 조합원 설문 조사를 진행하였다. 8월에는 활동가 설문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연구 결과를 분석하여 중간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이후 전체 연구 결과를 종합 분석하고 최종 보고서 집필을 위한 연구원 회의와 토론을 거쳐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한편, 연구 진행 기간 내내 연구원들과 상집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매월 전체 월례 회의와 세미나를 통하여 진행 경과를 공유하고 점검하였다. 1과제 선전팀은 3월 24일부터 매주 노동조합 신문 기획 기사를 연재하고 수시로 노동조합 소식지를 통하여 주요 진행 경과를 현장에 알렸고, 현장팀은 대중행동 대자보를 통한 현장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2과제 노동강도 평가 프로그램 개발팀에서는 1~2주 간격으로 연구원과 프로그램 개발업체 점검 회의를 가졌고, 각 과제별로 연구원들의 수시 점검 회의와 토론이 있었다.


2. 연구의 주요 결과

1) 구조조정이 가져온 결과 - 노동자의 몸과 삶은 어떠한가?

1) 노동자의 몸은 너무 혹사당하고 있다 /육체부하평가 결과

① 에너지 소모량 - 한국인의 체형을 기준으로 할 때 작업 중 에너지 소비량 허용기준은 1분당 3.02kcal(서양은 5.0)이고, 이 허용기준은 나이가 많을수록 더욱 낮아진다. 그런데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평균 에너지 소비량은 1분당 4.7kcal으로, 모든 부서에서 기준을 초과하고 있었다. 작업 중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피로가 생길 뿐 아니라 심장과 근골격계에 해롭다. 스스로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노동자의 몸은 이미 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늘 피로한 이유, 골병과 과로사가 많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게다가 똑같은 노동강도라 해도 30대 이후에는 점점 기초 체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 위험성은 훨씬 커지게 된다.


② 관절 반복성 - 관절을 빠른 속도로 반복해서 쓰면 결국 닳고 망가질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 유럽연합(EU) 연구팀에서는 팔 관절을 1분당 10회 이상 반복해서 쓰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손목은 평균 15.5번, 팔꿈치는 평균 13번을 사용하고 있었다. 어떤 부서에서는 허용기준의 두배를 넘어 세배에 이르기도 한다. 유럽연합에 따르면 관절 반복성이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50분 작업 후 10분씩 휴식을 가져야만 관절이 망가지지 않는다.



③ 근육 사용도 - 일할 때 근육의 힘은 그 근육이 낼 수 있는 최대 힘의 2%를 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에서는 모든 부서에서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깨 근육(승모근)은 평균적으로 최대 힘의 4.4%를 쓰고 있어 어깨에 심각한 골병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평가에서 사용한 기준들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 노동을 가정하고 만든 것이다. 그러니 매일 2시간 잔업에, 월 3~4회 특근을 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게다가 장기간 주야 맞교대로 인한 건강 장해까지 생각한다면, 지금의 노동강도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한 수준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 노동자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설문, 면접, 문헌자료 조사 결과

① 골병과 사고가 만연한 현장 - 구조조정과 노동강도 강화는 골병과 사고의 증가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00년에 165명이었던 골병 환자는 2004년 722명으로 늘어났고, 근골격계 자각증상 설문 결과도 이와 다를 바 없었다. 증상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는 2001년 노사합동 근골격계 프로그램에서 71.7%, 2004년 교대제 프로젝트에서 86.2%, 2005년 노동강도 평가 사업에서 84.9%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00년 140건에 불과하던 사고성 재해도 2004년 391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2005년 연구 사업이 진행되고 있던 도중에도 추락, 절단, 협착 등 사망 재해가 잇달았다. 작업 시간을 단축하거나 작업 인원을 줄여보려는 시도의 결과들이었다. 골병과 사고로 생기는 빈 자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채워지고 있다.

② 잔업과 특근에 빼앗긴 일상 -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일주일 평균 60.6시간, 한달 평균 282.4시간을 노동한다. 매일 잔업 두 시간과 한달 평균 서너 번 특근은 기본이다. 이런 장시간 노동을 견디는 이유는 대부분 가족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작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은 없다. 모처럼 시간이 나도 할 줄 아는 것이 없어서 TV앞에 누워 꾸벅꾸벅 졸며 보낸다. 직장 동료나 가족 이외의 다른 대인관계는 거의 없다. 일주일마다 밤낮이 뒤바뀌는 데다가 휴일조차 불규칙하기 때문에 공장 밖에서의 사회 생활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피폐해져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몇 푼의 임금을 더 받기 위해 더 많은 물량과 더 오랜 노동을 자청하고 있는 것이 현대자동차 노동자의 현실이다.

③ 만성 피로와 과로사에 위협받는 노동자 -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피로도는 94.5점으로 비슷한 조건의 완성차 4사 노동자들의 평균(88.6점)보다도 훨씬 높다. 피로에 쩔어있는 몸으로 노동해야 하는 이들의 생존 전략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피로를 잊기 위해 술을 마셔대는 것이고, 또 하나는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술담배를 끊거나 헬스, 마라톤에 전념하는 것이다. 둘 중 어느 쪽이건 노동으로 인한 피로를 견디려는 목적은 동일하다. 그러나 노동으로 인한 피로를 줄이지 않는 한, 술도 운동도 한계가 분명하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최근 몇 년간 한해 평균 최소한 8명이 과로사로 목숨을 잃고 있다. 술을 끊고 운동을 해서 ‘견디는 것’이 아니라, 노동강도를 줄이고, 과로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만이 유일한 대책이다.

이처럼 노동자는 현장통제전략으로 저항이 차단된 채 일상적 구조조정을 감내해온 결과, 몸(건강)과 삶(일상)이 완전히 자본의 이윤달성을 위한 생산계획에 짜맞춰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을 견디는 동안 ‘노동자 말고 인간으로서의 시간’은 거의 갖지 못하며, 현장의 인간공학적 위험은 대공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할만큼 악화되었고, 고도의 스트레스와 만성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주창한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건강은 생산성과 고용안정 앞에서 늘 밀려나고 있다.


2)구조조정이 가져온 결과 - 자본은 어떠한가? /재무구조 분석

몸과 삶을 이윤에 저당잡힌 노동자의 현실과는 정반대로 현대자동차 자본은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달성해왔다. 현대자동차의 매출액은 1993년 7조여 원에서 2004년 27조여 원으로 증가하였고, 영업이익, 경상이익, 당기순이익 역시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매출액과 이익 모두 98년 IMF를 맞아 급감했지만, 이듬해인 99년 바로 98년 이전 상태를 회복하고, 이후 2004년까지 98년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다. 대규모 정리해고와 무급휴직으로 노동자에게 위기를 전가하여 98년 위기를 거뜬히 극복하고, 그 이후 일상적 구조조정과 현장통제를 통해 안정성, 수익성, 생산성 면에서 놀라운 실적을 거둬들인 셈이다.

(1) 안정성
현대자동차 자본은 98년 이후 매우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단기간에 조달할 수 있는 유동자산과 단기간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의 비율을 의미하는 유동비율이 2000년 60.63%로 최저를 기록한 이후 2004년 130.19%까지 증가하였다. 유동비율이 100을 넘는다는 것은 유동부채로 인해서는 금융위기 상황이 초래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IMF 이전 350% 전후였던 부채비율은 97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4년에는 84.82%로 매우 개선되었다. 총자본금 중 총차입금을 의미하는 차입금의존도 역시 97년에 47.6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4년에는 7.57%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 자본의 안정성 지표 변화 (단위:%)
한국신용평가정보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함


(2) 수익성
자본 대비 순이익이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총자본 순이익율과 자기자본 순이익율은 모두 98년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2004년까지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매출액 대비 이익이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매출액 순이익율과 매출액 영업이익율 역시 98년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2004년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만 각종 이익률지표가 2004년 다소 감소되었는데, 이는 순이익 증가폭이 자본 및 매출액 증가폭에 비해 적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자본의 수익성 지표 변화 (단위:%)
한국신용평가정보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함


(3) 생산성
이처럼 현대자동차 자본은 IMF이후 자본의 규모자체가 엄청나게 성장하였고, 매출과 이익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안정성과 수익성 측면에서도 괄목상대할 만한 성과를 달성하였다. 이러한 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동력을 생산성 지표 분석에서 찾을 수 있다.
1995년 각각 457만 원, 346만 원이었던 노동자 1인당 경상이익과 노동자 1인당 순이익은 10년이 지난 2004년 각각 4,936만 원, 3,537만 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하였다. 10년 사이에 노동자 1인당 생산성이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노동자 1인당 인건비는 1995년 3001만 원이던 것이 10년이 지난 2004년 5,410만 원으로 2배도 증가하지 못하였다. 쉽게 얘기해서 10년 전에는 현대자동차 노동자 한 사람이 일년 동안 346만원의 순이익을 회사에 벌어주고 3001만 원을 받아갔는데, 이제는 10배가 넘는 3,537만 원의 순이익을 벌어주고 5,410만 원을 받아가는 것이다.
노동자 1인당 인건비가 3,001만 원에서 5,410만 원으로 증가한 것마저도 표준생계비가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민주노총 4인가족 표준생계비, 1995년 159만 8,185원→2004년 360만 6,082원)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으로 노동자 1인당 인건비는 감소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디로 간 것인가. 1999년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2004년 현재 7조 원에 육박하고 있는 자본의 이익잉여금(기업의 영업활동에서 생긴 순이익으로, 배당이나 상여 등의 형태로 사외로 유출시키지 않고 사내에 유보한 부분)으로 축적되어왔다.

현대자동차 자본의 생산성 지표 변화 (단위:만원)
한국신용평가정보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함


현대자동차 자본의 이익잉여금 변화 (단위:억원)
한국신용평가정보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함


3) 이러한 착취는 어떻게 가능했나? - 노동강도 강화 기전 분석

98년 정리해고 이후 현대자동차 자본은 생산의 유연화, 노동의 유연화, 노사관계의 유연화를 도모하는 일상적 구조조정을 해왔다. 한편으로는 ‘고용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노사협조주의에 대한 포섭, 저항세력에 대한 배제를 기본으로 한 이중적 현장통제전략을 구사하였다. 그러나 노동은 일상적이고 전방위적인 자본의 공세에 맞선 대중의 저항과 실천을 조직하지 못하였다.

(1) 구조조정의 일상화
현대자동차 노동강도 강화의 핵심은 구조조정의 ‘일상화’에 있다. 구조조정의 일상화란, 공장마다, 부서마다, 반마다, 노동자 한사람 한사람마다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내용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자본은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떤 구조조정이든 손쉽게 해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그래야 유연 생산 체제를 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의 입장에서 볼 때 구조조정의 일상화는 유연 생산 체제에 한발 다가서는 것일 뿐 아니라 더 효과적으로 다가서는 수단이기도 하다. 만일 98년 정리해고처럼 단기간에 전 공장에 걸쳐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면 노동자들은 ‘한 배의 운명’임을 느끼고 조직적으로 저항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상적인 구조조정은 노동자들의 처지와 요구를 조각내었다. 이쪽 부서와 저쪽 부서, 이쪽 라인과 저쪽 라인, 이 노동자와 저 노동자가 단결하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
자본은 가능한 모든 방식을 총동원하여 일상적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이렇게 쓰여온 구조조정 방식들은 인력 감축, 고용 유연화, 시급과 성과급에 기초한 임금 체계, 노동시간 연장과 유연화, 신공정과 신기술 도입, 생산과정과 작업조직의 변화 등 여섯 가지로 정리된다.
각각의 구조조정 방식들은 각 부서와 생산 과정마다 다른 순서와 속도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일단 어느 한 가지 구조조정이 도입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다음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연쇄반응을 일으켜왔다. 그 연쇄반응은 대개 고용의 유연화와 노동시간의 연장 및 유연화로 귀결되고 있다.
예컨대, 자동화 등 신기술이 도입되면 그로 인한 작업 속도의 증가, 다기능화, 인력 감축 등 이차적인 변화를 통해 상대적 노동강도, 즉 작업 밀도가 강화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노동자가 감당할 수 있는 체력적 한계나 기계의 고유한 한계 때문에 상대적 노동강도의 강화만으로는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를 일시 채용하거나, 특근을 늘려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방식(기계를 쉬지 않고 하루종일 가동하는 방식을 포함하여)으로 자본의 생산 목표를 충당한다. 이로써 자본은 탄력적인 생산 계획에 발맞출 수 있는 유연생산체제를 완성해 나가고 있으며, 노동자는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상대적・절대적 노동강도의 극대화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2) 자본의 현장통제전략과 노동의 대응
현대자동차 자본의 현장통제전략은 한마디로 노사협조주의를 적극적으로 포섭하고 저항세력을 철저히 탄압·배제하는 이중전략이며, 그 핵심에는 ‘고용 이데올로기’가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고용이데올로기’는 일반적인 ‘고용안정’과는 전혀 다르다. ‘끊임없이 고용불안을 느끼고, 따라서 고용의 문제를 가장 중요시 여기며, 결국 고용을 위해서는 다른 어떠한 조건도 양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나 관점’, 더 나아가 ‘고용을 위해서 다른 것들을 양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불안이나 현실적 위협이 사라지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고용안정을 이루지 못하고, 다시금 불안과 양보의 과정을 반복하게 만드는 생각이나 관점’을 의미한다. 고용 이데올로기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라는 자본의 논리에 동화되어 ‘언제 짤릴 지 모르니 (물량) 있을 때 (잔업 특근 많이 해서) 벌자’라며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불안감에서 한치도 벗어날 수 없어 또다시 노동강도 강화를 낳는 악순환을 가져왔다.
이러한 고용 이데올로기와 직접 연관된 공세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을 파괴하려는 이데올로기 공세, 고용을 지키기 위해서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한다는 이데올로기 공세, 잦은 생산량 변동과 노동자들 간의 물량 경쟁을 유발하는 정책, 합리화 공사를 신차투입과 결부하는 정책 등이 있다. 이 밖의 다른 공세들은 활동가들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노동조합의 집합적 힘을 저하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고용이데올로기를 심화시키기 위한 간접적인 공세들이라고 할 수 있다.

① 고용이데올로기의 발생과 확장 과정
현대자동차의 98년 정리해고 반대 투쟁은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을 낳고, 이는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 상실과 사측의 일상적 구조조정 시도와 맞물려 조합원들의 노동시간 상승(잔업・특근 선호)과 비정규직 선호라는 변화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조합원들의 변화는 활동가들의 변화를 야기하였고, 두 현장주체들의 변화는 완전고용 합의서 체결로 드러나게 된다. 이는 고용을 위해 다른 것을 양보하는 전략을 제도적으로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가시적 양보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을 완전히 해결해내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고용 문제와 관련하여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를 더욱 상실하게 만든다.
그 결과 현장의 변화에서 자본이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고, 활동가들은 변화된 조합원들을 거스르기 보다는 그들을 인정하고 그에 맞추어 자신의 활동을 재구성하려는 경향을 드러내게 된다. 이에 따라 이후 사측의 구조조정 요구에서 고용 문제만을 우선시하고 다른 사안들은 부차화시키는 경향이 현장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한편 이러한 모습들은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운동의 활동 양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특히 역대 집행부 활동 과정에서 7・5 연대 총파업 철회, 산별 추진과 실패, 사회공헌기금 추진 등 중요한 현안들에 대한 대응의 향방을 결정짓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현안들에 대한 대응들은 기존의 경향들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심화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이 결과 현대자동차 현장에는 물량 확보가 곧 고용 안정, 회사의 발전이 곧 고용안정이므로 회사 발전을 위해 양보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자리잡게 된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노동자들은 노동강도 강화, 비정규직 확대, 직업병과 노동재해의 만연, 다시 말해 ‘노동자의 몸과 일상 그리고 삶’이 황폐화되는 현실을 감내하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고용불안감이 더욱 일상적으로 만연하고 있다.

역사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살펴본 고용이데올로기의 발생과 확장 과정



② 고용이데올로기의 영향 - 현장의 변화
98년 정리해고 반대투쟁의 패배는 고용문제와 관련하여 조합원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어졌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 대부분의 활동가들은 무급휴직을 받게 됨에 따라 현장을 떠나게 되고, 복귀 이후에도 대응이 미흡하여 전 조합원들의 신뢰 회복의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여, 조합원들은 일상화된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되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조합원들은 모듈화, 외주화, 해외생산, 모답스 도입 등 일상적 구조조정 공세에 직면하게 되는 한편, 전사회적 신자유주의 경제 위기로 인한 실업과 저임금의 공포를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조합원들은 무엇보다 고용안정을 열망하게 되었다. 그런데 절실하고 당연한 고용안정의 열망은 안타깝게도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해나갔다. ‘노동조합은 정리해고를 막아낼 수 없다, 물량이 줄어들면 정리해고가 이루어진다’는 98년 투쟁에 대한 아픈 기억으로 인해 조합원들은 ‘물량을 확보해야만 내 고용을 지킬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활동가들은 이에 편승하여 물량 확보를 위한 투쟁에 나섬으로써 이러한 조합원들의 생각을 강화시켜왔다.
이로써 활동가와 조합원사이의 관계가 실리 중심으로 제한되어갔고, 이를 활용하여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키려는 사측의 공세로 인해 마침내 물량과 구조조정을 맞교환하기에 이른다. 조합원들이 고용을 부분적으로 보장받는 대신, 사측의 다양한 구조조정 공세들은 손쉽게 관철되어온 것이다. 활동가들은 이러한 결과를 저지하지 못하는 수세적 대응에 갇히는 모습을 보이며, 계속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대응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이런 과정들은 노동과정과 이데올로기 양 측면에서 사측의 현장 장악력 증대와 노동조합의 현장 통제력 약화로 이어졌고, 일상적 구조조정이 관철됨에 따라 노동조건은 나날이 악화되고 정규직 일자리 감소로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은 오히려 심화되었다.

조합원의 인식을 중심으로 살펴본 고용이데올로기의 확산 과정


이런 과정을 통해 조합원들이 겪은 변화는 어떤 것인가? 첫째, 조합원들이 개별화됨에 따라 단결과 집합적 행동의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 둘째, 잔업 특근을 선호하게 됨에 따라 노동시간이 상승하고 있다. 셋째, 자신의 실리가 걸리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지고 있다. 넷째, 노동조합이 자신의 고용을 지켜줄 것이라는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 다섯째, 회사 측의 통제에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고 있다. 여섯째, 물량이 줄어들면 고용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일곱째, 물량 확보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고용이데올로기의 원인이자 또한 결과이다. 자신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은 조합원들의 위와 같은 변화를 이끌어냈으며, 이 변화들은 더욱 더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고 출구를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
한편 조합원들의 변화는 (특히 선거를 통해) 활동가들을 변화시켜왔다. 조합원들은 활동가들이 자신의 실리를 확보해주기를 기대했고, 대의원 선거에서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 사람을 뽑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활동가들은 자신의 생각과 실제 행동에서 괴리를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조합원들과의 관계 설정에서 혼란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활동가들이 그 혼란을 제대로 극복하지 않고 우회로를 택하면서, 자본의 구조조정과 이데올로기 공세는 번번히 승리를 거두고, 노동자의 대응력은 갈수록 왜곡, 약화되는 악순환에 일조하게 되었다.
첫째, 활동가들의 지향성 동요, 활동의 원칙 상실, 사측에 의한 포섭 등 활동가 개인의 문제들로 인하여 활동가들에 대한 신뢰가 하락해왔다. 둘째, 활동가들이 물량 확보와 잔업 특근 확보에 나서게 되었다. 이는 고용 이외의 다른 여러 쟁점들을 부차화시키는 한편, 대중의 직접 실천보다는 활동가 소수가 대리하여 협상하고 투쟁하는 방식을 뿌리내리는데 크게 일조했다. 셋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확대하려는 사측의 공세나, 그러한 공세에 동조해가는 조합원들에 대해 활동가들이 올곧게 맞서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대응하거나 오히려 능동적으로 신규인력을 비정규직으로 충원하는 데 나서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정규직 노동자 대중과 비정규직 투쟁 분리를 가속시켰다. 넷째, 집행부건 대의원이건, 조합원들에게 실리를 많이 가져다주는 것이 활동가들의 중요한 역할로 자리잡게 되었다. 문제는 그렇게 실리를 챙겨주는 방식이 변동급에 대한 의존을 심화시켜 장시간 노동을 감내케 하고, 노동자들의 개별적 차이를 확산시킴에 따라 노동자들의 단결과 노동조합의 힘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되레 훼손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4) 현대자동차 노동강도 강화 과정(요약)

98년 정리해고의 경험
현대자동차 노동강도 강화 과정


3. 노동강도, 얼마나 낮춰야 하나?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육체부하평가 결과는 모든 평가 지표들이 허용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이 지표들을 제시했던 국제적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적어도 50분 작업에 10분 휴식을 확보해야 하며, 이와 동시에 작업 시간 중에도 작업 속도와 강도를 낮추어 여유시간을 늘려야 한다. 또한 이 모든 것의 전제는 하루 8시간만 노동한다는 데 있다. 하루 8시간 노동, 주 40시간 노동 쟁취는 노동강도를 낮추는 것 뿐 아니라 노동자의 시간과 인간다운 일상을 되찾기 위해 꼭 필요한 요구이다.



1) 50분 일하고 10분 쉬기

관절과 근육을 무리해서 사용하여 골병이 들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바꾸려면 당연히 공정을 개선하고 공구 무게를 감량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현장 개선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 우선 취해야 할 조치는 휴식 시간을 늘리는 일이다. 유럽연합에서는 관절과 근육의 과도한 사용을 예방하기 위해 50분 일하고 10분씩 휴식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물론 50분 작업 중에도 적절한 속도와 강도로 작업할 수 있어야 한다.

2) 작업 중 여유율 62%(107%) 쟁취하기

작업시간 중 작업 속도와 강도는 ‘여유율 자본은 제품의 원가 계산이나 생산계획, 인원배치 등을 결정할 때 이른바 <표준시간>을 근거로 한다. 표준시간은 정해진 1단위의 작업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는데, 노동과정을 획일화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다만, 자본이 물량과 맨아워 산출 근거로 표준시간 기법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노동자의 관점에서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이 바로 여유율이다. 표준시간은 정미시간(순수하게 작업만 하는 시간)과 여유시간(노동자의 건강과 기본적인 안전 및 고장이나 사고 대처 등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시간)을 더해서 계산한다. 이 때 정미시간을 100이라고 할 때 여유시간은 이에 대해 몇 %나 되는지를 표현한 것이 바로 여유율이다. 즉,‘정미시간’에 대한 ‘여유시간’의 비율을 뜻한다. 예를 들어 볼트를 하나 조이는 데 드는 순수한 작업시간(정미시간)이 1분이고, 여유율이 50%라면, 볼트를 조이는 표준시간은 1분+30초(정미시간의 50% 여유시간)=1분 30초로 설정하게 된다.
’로 표현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제시했던 여유율 계산방법을 한국인 체형과 우리 현장에 맞도록 개선하여 각 반별로 평가해 보았다. 그 결과, 50분마다 10분의 휴식시간이 보장된다면 50분의 작업시간 동안 여유율은 평균 62.3%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지금처럼 2시간에 10분의 휴식시간을 유지한다면 작업 중 여유율은 106.9%가 필요하다.

3) 작업량이나 작업속도 30-40% 낮추기

설문지를 통해 피로가 쌓이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작업량과 작업속도를 조사한 결과, 하였다. 그 결과, 노동자의 몸과 삶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키려면 노동강도를 얼마나 낮추어야 할 지에 대해 분명하고 구체적이며, 일관됨을 확인할 수 있다.
흔히 설문지는 주관적이고 부정확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설문 조사는 객관적 조사만으로는 미처 포괄하지 못하는 각 작업과 개별 노동자들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으며, 조사 과정에서 현장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현장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설문조사는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단순히 정보를 얻는데 그치지 않고 현실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현장을 조직하는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


4. 실천 제안

유연생산체제의 완성을 위한 노사상생, 노사협조를 요구하는 자본에게는 건강한 일터, 살맛나는 일터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없다. 자본이 세계시장 5위권 진입(Global Top 5, 일명 GT-5)을 목표로 파죽지세의 성장을 내달아오는 동안, 노동자의 몸과 삶은 끝간데 없이 추락하고 있으며, 건강하게 일하고 건강하게 삶을 누릴 권리는 고용과 돈으로 맞바꾸어져온 것이다.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과, 그 권리를 되찾고 지키기 위한 단결의 힘을 모아가기 위한 시도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 그 시도는 자본의 이윤을 위해 기획당해온 노동자의 몸과 삶을 되찾는 것, 자본의 이익에 편승하는 상업성 ‘웰빙’이 아니라 노동자의 몸과 삶을 착취하는 자본의 이윤에 맞서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무엇부터 시작할 것인가?

1) 맨아워 투쟁, 왜 중요한가

앞서 노동강도 강화 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해 현재 자본의 일상적·연쇄적 구조조정은 주로 고용의 유연화(비정규직을 ‘자유롭게’ 고용하고 해고하는 것)와 노동시간의 연장 및 유연화(잔업, 특근, 무급휴가를 ‘자유롭게’ 배치하는 것)로 귀결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비정규직과 장시간 노동, 이것들은 유연생산체제를 완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의 몸과 삶을 옥죄어오는 자본의 무기임이 분명하나, 실제 현실에서는 흔히 물량 협상, 혹은 맨아워 협상으로 표현되는 과정 속에서 노동자의 ‘요구’와 ‘승인’을 얻어 관철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가 더 많은 물량, 더 오랜 노동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는 척박한 기본급과 고질적인 고용 불안감이 존재한다. 이것을 깨뜨리지 않는 한 맨아워 협상은 결국 노동자 스스로 ‘평화적’이고 ‘자발적’으로 노동강도 강화를 인정하게 만드는 자본의 무기가 될 뿐이다. 또한 협상이 개별 대의원의 몫으로 떨어지고 현장의 단결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어야 할 필요 역시 절박하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은 조합원과 활동가들로 하여금 맨아워에 대한 근본적 대응이 아니라 인원 조절과 물량 확보라는 당장의 성과에만 연연하도록 부추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본의 구조조정이 현장에서 완결되는 지점, 또한 현장 노동자들의 필요와 요구가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지점, 자본의 현장통제전략이 절정에 이르는 지점이 바로 맨아워 투쟁이다.
이제 맨아워 결정 기준과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자본의 이윤과 생산 계획에 따라 결정해온 맨아워를 ‘노동자의 몸과 삶’이라는 노동자의 기준으로 재평가하고, 극소수의 활동가가 대리해온 협상 대신 현장 대중의 실천력을 일상 속에서 조직하는 ‘투쟁’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해보자.

2) 노동자의 몸과 삶을 건강하게 할 맨아워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

(1) 맨아워에 대한 인식의 전환으로부터 시작하자.
현장 주체들이 현안에 대한 동의와 실천결의를 복원해내기 위해서는 현장노동자들의 구체적인 요구를 묶어 세울 공동의 잣대가 조직되어야 한다. 동시에 현재까지의 주요 투쟁 경험에 대한 반성적 분석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임단협 투쟁의 경험에서 대부분의 집행간부와 활동가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관행화된 임단협 투쟁이고, 움직이지 않으려는 주체들과 투쟁을 대행하면서 누적되는 투쟁피로도를 호소하고 있다. 사실 구체적인 분석과 토론이 필요하겠지만, 정리해고 반대투쟁이후 자본의 고용이데올로기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이래, 자본의 현장과 노동자에 대한 통제력은 야금야금 세를 불려왔다. 반면에 노동의 대응은 투쟁의 요구 및 목표 뿐아니라 실천적 의미를 조직하는데 실패함으로써 현장이라는 교두보를 빼앗겨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동의 실천기조가 이윤의 논리 혹은 아류적 행태에 그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실천적 반성이 필요하다. 소위 투쟁동력론과 정책대안론 등의 한계를 적극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다하기 식’, ‘파이키워서 더많이 달라는 식’, ‘지향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대리하는 식’ 등의 관행을 극복해야 한다.
현장주체가 참여하지 않고 현장주체 내부의 현실을 비켜가서는 혁신은 그저 좋은 이야기이거나 상층 활동가만의 반성이라는 선언에 그치게 될 뿐이다. 요구의 조직, 주체의 조직, 행동의 조직 등을 통해 자본의 이윤 자체에 대한 저항과 노동내부에 인입되어있는 자본의 논리에 대한 자기혁신을 시작해야 자본이 잠식하고 있는 현장과 노동자를 노동자운동의 주체로 올곧게 묶어세울 수 있다.
맨아워를 둘러싸고 자본의 이윤이라는 잣대가 아니라 노동자의 몸과 시간 나아가 삶이라는 잣대를 현장노동자들의 동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별적 기준과 경험에 머무르고 있는 맨아워 투쟁을 민주적, 조직적, 실천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지하듯, 맨아워 투쟁은 노동자 건강, 인력과 임금 그리고 노동강도, 고용 및 노사관계 등 유연화 공세에 대한 대중적 관심사이자 실천적 교두보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및 자동차 관련 노조와 금속 차원에서 진행하였던 제반 연구사업에 대한 일차적인 자료를 복원, 축적해야 한다. 내용 뿐 아니라 각 사업이 실제 현장주체들의 참여와 요구를 반영하였는가를 꼼꼼히 분석하여 극복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그 전제는 고용안정대책위 차원에서 일차적으로 맨아워 관련한 인식에 대한 공유와 실천방안을 함께 할 교육 및 토론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전반적인 실행기획을 토론하고 확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용대책위원들의 손과 발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사업과 활동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한 첫단추로서 제대로 조직하지 못하게 된다면, 고용대책위원회는 의도와는 무관하게 정책대안적 한계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동의를 조직하는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동의를 전제로 함께 할 역량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의원, 소위원, 실행위원, 교육위원 등 노동조합 활동의 주요 주체들이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예시
전공장 차원의 M/H 투쟁 지침


󰊱 M/H 투쟁의 대응원칙

M/H투쟁은 자본의 유연화 공세에 의한 생산방식 변경 및 노동강도강화에 대한 현장으로부터의 저항이다. 유연화 공세에 저항한다는 총체적 관점을 가지고, 어떻게 생산현장을 노동의 통제영역으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구체적 고민 속에서, 현장노동자와 함께 공개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① M/H투쟁은 자본의 유연화 공세와 노동강도강화에 대한 현장의 대응이다. 그리고 사측의 공세는 유연화를 중심으로, 생산방식을 전반적으로 바꾸려는 총체적인 것임을 분명히 한다.
② 노동강도를 저하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동력으로 현장분위기를 고취시키고, 현장의 노동자들의 문제의식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③ M/H투쟁은 철저하게 힘의 논리가 작용한다. 노동조합이나 사업부(지부) 대의원들의 투쟁의지와 현장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회사의 일방적인 공세를 막아냄으로써, 노동현장 개선과 현장투쟁력 강화를 통해 노동강도를 저하시킬 수 있도록 배치되어야 한다.
④ 작업형태의 변경이나 공정변경 혹은 개선시, 신기술 도입(신차종)시는 근로기준법, 근로자 참여와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그리고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과 분명히 협의절차를 준수하게 되어 있으므로 당당하게 M/H 협상을 요구하고,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통한 노동강도 저하, 인력확충, 월급제 쟁취 등과 함께 가야한다.
⑤ M/H의 결정에는 자본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공세와 노동자의 동작을 통제하려는 ‘표준동작’, ‘표준시간’의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이를 숙지하기 위한 충분한 훈련과 교육이 노동조합 간부,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현장노동자들까지 진행되어야 한다. 교육과 훈련의 내용은 기술적인 부분을 포함하여, 노동자적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M/H투쟁 경험자나 노동자적 관점을 충분히 공유한 활동가들과 함께 조직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 M/H 투쟁의 구체적 실천

① 노동조합에서 회사측과 M/H에 대한 변동시 사업부(지부) 대의원 대표와 대의원들과 협의 또는 합의의 원칙을 마련하여 노동조합 집행부를 중심으로 한 통일성을 갖는다.
② 단체협약에 근거해 사측의 M/H산정근거를 분명히 요구하고, 이들 자료에 대해서는 노동조합내 M/H투쟁 경험자 및 노동자의 관점을 가진 활동가들에 의한 사전적인 분석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자료의 요구와 함께 총체적 대응방침을 마련한다.
③ M/H관련 논의를 보다 적극적으로 노동강도와 연결시켜, 현장노동자들로 하여금 합리화 공사, 신차 투입, 인원 배정, 하청/외주의 문제, 모듈화, 자동화, 해외생산 등에 대한 판단과 저항을 자본의 유연화 공세와 노동강도 강화에 대한 대응이라는 총체적 이해아래 자리매김되도록 한다.
④ M/H의 선정에 관한 사측의 계산식 등 구체적인 근거자료들의 공개와 현장의 이해를 위한 공개설명회를 사측으로부터 요구하여 현장의 긴장감을 높인다. 이때 노조와 대의원에 대한 별도의 독자적인 설명회 시간을 동시에 요구하여야 한다. 조합원 설명회가 회사의 일방적인 해명의 자리가 되지 않도록 조합원들에 대한 사전조직과 교육을 조직화하여야 하고, 이를 위한 시간요구와 구체적 교육내용의 마련이 필요하다.
⑤ 협상 돌입 전, 후 조합원에게 공개의 원칙을 준수하고 회의록과 합의서가 작성되면 조합원 설명회 및 노동조합에 보고한다. M/H 투쟁을 현장동력화와 병행적으로 실시해 나가며 진행과정에 대한 공개적인 선전홍보와 노동자 의견수렴을 통해 사측의 M/H설정의 부당성에 대한 알려낸다.
⑥ M/H의 설정시에는 작업과정과 인력확보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현장요구사항의 구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라인의 소위원 대표나 단위공정을 잘 아는 노동자를 협상의 과정에 참여를 요구한다.
⑦ M/H 협상시 쟁점이 되는 여유율 적용과 대치인원 산정방식은 사측의 근거를 분명히 요구하고, 사전 준비된 통일된 노동조합의 지침을 따른다. 기본원칙은 기존의 관행에 따라 노동조합이 사업부(지부, 부서별)에 위임하여 합의 후 시행하며 사업부 차원에서 해결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노동조합과 함께 전사업장 차원에서 대응한다.
⑧ 하청화, 외주화는 일체 불허하며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하면 노동조합에 보고 후 결정한다. 기타 생산방식의 변경과 관련하여 향후 모듈화, 자동화 등 일체적인 생산방식의 변경계획에 대한 사측의 설명과 자료를 요구하고 확보하는 것을 통해 노동자 현장통제력을 높인다.
⑨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근골격계질환과 과로사/스트레스 등 건강권의 문제를 노동강도 강화와 연관시켜 선전한다. 2004년 의장 2부와 2005년 1공장을 대상으로 한 노동강도(예비)평가결과 현재의 작업량 혹은 작업속도와 관련하여 노동자 건강(관절의 반복성)을 중심으로 하였을 때, 20-30%의 감소가 필요하다는 근거를 확보하였다. 2004년과 2005년의 노동강도평가에 근거한 건강중심의 표준시간에 대한 문제제기 등을 중심으로 자본의 표준시간의 부당성과 비과학성을 알려내고, 노동자 건강권의 중요성을 선전한다.
⑩ 2005년 노동강도평가와 노동강도 및 인간공학 체크리스트를 이용한 정보, 그리고 평소 작업현장의 문제점들에 대한 현장조합원들의 의견수렴과 더불어 최근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하여 쏟아져 나왔던 연구결과에 기초한 문제점, 현장개선사항들을 점검하고, 공개적으로 선전함으로써 지속적 개선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M/H투쟁의 정당성과 향후 노동강도저하의 계기로 만드는 이데올로기를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기존에 활동하고 있는 실행위원과의 긴밀한 교류와 복귀한 ‘근골격계 산재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현장노동자들을 조직하여 현재의 노동조건에 관한 구체적인 문제들을 파악하여 노동자적 입장에서의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기한다.

󰊳 M/H 투쟁을 통일적, 조직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방안

① 각 사업부, 부서별로 제기되는 M/H 협상의 쟁점을 분명히 파악하고, 회사에 근거자료를 요구하여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마련한다. 마련된 요구사항을 노동조합과 협의/합의하여 전체 사업부의 M/H선정 (특히, 인원확보)에 있어서 통일성을 기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조합 차원에서의 통일된 M/H협상원칙과 방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② 대의원대표를 중심으로 부서간 문제점을 조율하고, 대표는 노동조합 또는 지부와 수시로 연락체계를 갖춘다.
③ 대의원들의 개별행동이나 접촉으로 내부분열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공식 협상 팀으로 구성된 주체들의 집단적 협의이외에 사측과의 임의접촉을 하지 않는다.
④ 협상과정의 조합원 공개와 합의 전 적극적인 의견수렴을 원칙으로 하여 현장노동자들을 중심에 두고 추진한다. 이를 담보하기 위해 반드시 회의록을 작성하고 서명을 한 뒤, 조합원들에게 반드시 공지한다. 해당쟁점에 대해서는 자보나 소식지, 혹은 설명회 등 공개적인 형태로 알려낸다.
⑤ M/H 협상시 계산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므로 정미시간에 누락된 작업 추가 및 양성화, 조합원이 제기한 문제점 개선과 해결을 요구하며, 부서에서 제시하는 작업편성 내역과 편성효율을 확인한다. 기술적인 분석은 노동조합의 M/H투쟁 경험자와 활동가들을 통해 구체적인 문제를 발굴해 낸다. 이때 표준시간선정의 기본적인 제한점들에 대해서는 항상 문제제기를 하여야 한다.
⑥ 적정한 인원이 제시되면 성급히 마무리하지 말고 가장 힘든 공정 몇 개를 선택하여 실제 작업후 피로, 육체적 불편함,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작업부담 없이 작업이 가능한지 설문이나 체크리스트 등을 통해 검증을 하고 문제가 있으면 추가요구를 통해 해결한다. 이러한 진행은 현장노동자의 요구수렴과 자주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⑦ 외주화나 하청인원 투입을 통한 해결은 대의원 합의사항을 불인정하므로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에 공식 통보후 해결토록 요구한다.
⑧ 반/조의 운영수, 조장 M/H, 키퍼배치 공정, 대치인원수 및 운영방법을 분명히 공유하고 합의서에 명기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측에 M/H산정에 대한 사전 교육시간을 요구하여야 하며, 노동자적 관점에서 설명회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자적 관점을 가진 활동가로부터 기술적인 부분을 포함하여 M/H에 관한 교육, 훈련을 받는다.
⑨ UPH 변동이나 추가 OPTION 적용률, 투입비율 변동, 공정이동, 작업삭제 등이 발생시 대의원과 표준 M/H 변경에 대한 협의절차를 명시하고, 협의과정의 충분한 준비와 현장참여를 위한 토론 및 교육시간을 요구한다.
⑩ 협상이 마무리되면 회의록을 점검하여 합의서에 누락되는 부분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후 협상에 참석자 전원이 서명한 후 노동조합에 보고하고 해당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다양한 선전매체를 통해 알려낸다. 그리고 한 번의 협상으로 M/H투쟁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여 개선되지 않은 현장에 대한 의견을 수집하고 개선을 요구함으로써 지속적인 노동조건개선 투쟁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2) 노동조합 차원의 총체적이고 조직적 대응을 준비하자
2005년 1공장 대의원회와 2006년 3공장대의원회의 모범을 따라 배우면서 그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공장별 대응의 기조는 3공장 대의원회의 결의사항을 전공장으로 확산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겠다. 물론 그 전제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차원에서 연구기획-생산-판매-정비 전체를 아우르면서도, 완성사와 부품사,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노동자와 남성노동자, 고령노동자와 산재노동자 등 전체를 포괄하는 노동조합차원의 총체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전형적인 ‘소탐대실’의 결과와 과정에 곤혹을 치룰 수밖에 없다. 그 곤혹의 핵심은 현장과 노동자에 대한 자주적이고 조직적인 통제력이 약화되는데 있다.

동시에 본격생산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대한 노동조합 차원의 조직적 대응이 필요하다. 조직적 대응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조합원들의 민주적이고 집단적인 의견수렴과정이며, 동시에 각자가 하고 있는 실제 작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M/H를 설정하기 위한 조직활동이다. 그래야 정책대안이 안에 머무르거나 전문위원들의 역량에 좌우되기 보다는 현장의 요구와 실천방안 나아가 실천결의를 조직할 수 있다.

전과정을 개괄해보면, 신차개발 단계-모델고정 단계(외주화와 모듈화 률)-시작차 단계(설계완료/설명회/설비방향)-파이롯 단계(P1, P2 차량 생산/생기와 숙련노동자 참여:1차 모니터링 작업장 점검 및 공수 취합 등)-신차 생산라인 투입 단계(M1, M2: 편성효율과 M/H 협상) 등이 있다. 이상의 전과정에 대한 조직적이고 대중적인 결합이 필요하다.


2005년 1공장 대의원회 신차(MC)와 개조차량(TB F/L) 투입에 따른 M/H 협상시 기본원칙

- 노동강도 강화 반대
- 1공장 원하청(조합원) 총고용 보장
- M/H 협의 종료와 투입시점 대의원회 집단결정
- 노동조합 임단협 일정이 있을 경우 M/H 협의 중단


2006년 3공장 대의원회 신차(HD) 투입 관련 M/H 협의시 기본원칙

- 총고용 보장을 위해 총력투쟁한다.
- 노동강도 강화 저지를 위해 총력투쟁한다.
- 부서별로 협상을 진행하고 시작과 끝은 사업부 대의원회에서 한다.
- 신차투입에 따른 일체의 자료와 협상 내용은 조합원에게 보고대회를 통해 공개한다.
- HD 신차 투입에 따른 일체의 합의서는 조합원에게 보고하고 노조의 인증번호를 얻은 후 체결한다.
- 모든 협상은 노동조합 일정이 있을 때는 중단한다.
- 점검회의를 통해 부서별 진행상황을 공유한다. 선거구별 실무협상을 인정하되, 반드시 그 결과를 부서에서 공개하도록 한다.

(3) 구체적인 노동자들의 현실과 요구를 조직하면서
노동자운동의 복원을 할 현장주체들의 신뢰를 형성해나가자

총체적인 대응과 조직적 역량배치가 되었다면, 작아보여도 작지않은 현장 노동자의 현실과 요구를 집단적 경험으로 만들어야 한다. 노동자의 몸과 삶을 지켜야 하고, 지킬 수 있다는 실천적 자신감은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이 곧바로 요구에 대한 동의와 요구쟁취를 위한 대중적 행동 결의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적지 않게 확인해왔다.
때문에 교육과 선전을 일상적으로 총괄하는 것과 함께, 아주 구체적인 개별개별 노동자의 목소리들을 듣고 서로 읽는 과정을 통해 해결해야 할 요구의 집단성과 공통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본의 기준이 갖고 있는 표준의 핵심은 획일화라면, 노동의 기준이 갖는 특징은 개별이 갖고 있는 구체적 요구의 다양성을 포괄하는 민주적이고 집단적인 과정을 통해 만들어 나간다는데 있기 때문이다.
공장별, 부서별, 반별, 공정별, 개인별 구체적인 요구를 어느 만큼 수렴하고 소통 공유하는 과정이 내실있게 되려면, 노동조합 차원에서 대의원 선거구별로 각 공정별(공동 라커룸 사용 단위별) 소그룹 모임을 공개적이고 정례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를 실행에 옮길 진행역량을 조직하고 훈련해야 하며, 이때 현장을 조직할 주체들은 앞서 동의한 초동주체들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전술을 사용하여, 실천적 역동성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예컨대, 임단협 투쟁과정에서 요구 자체뿐아니라 실천적 함의에 대한 선전과 대중적 동의를 조직한다. 노동강도 관련 체크리스트 활동을 통한 구체적인 요구 마련과 행동할 주체를 조직한다. 작업환경 개선 및 유해/위험 요인에 대한 작업중지권을 통한 현장의 요구와 행동주체를 조직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초동주체들로부터 자발적인 공정별 노강저하 실천 주체들을 조직하고 확대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