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의 월간지 현장에서 미래를

[120호] 5.31 지방선거 분석

정당별 투표의 의미와 계급계층 균열의 전망

현장에서 미래를 제120호
정병기


I. 서론

2006년 제4회 지방선거는 각종 스캔들 외에도 행정 수도 이전, 한미FTA 체결, 사학법 개정, 비정규직 법안 통과 및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어느 때보다 시끄러운 정국에서 치러졌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둔 전초전이라는 면에서 각 당은 총력을 기울여 선거에 임했다. ‘오풍’, ‘강풍’ 등 바람의 정치도 여전했으며, 지역주의적 투표경향도 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이 선거를 열흘 정도 앞둔 5월 20일에 발생함으로써 선거 열기는 더욱 후끈 달아올랐다.
선거 결과는 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승과 열린우리당의 참패 및 민주당의 약진과 민주노동당의 침체로 나타나, 노무현 정부에 대한 혹독한 심판이나 노동 이슈의 약화가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비례대표 선거를 통해 보면,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이라는 돌발 변수와 수도권 이전에 따른 민심의 변화가 작용하기는 했지만, 단순다수제에 따른 정당지지율의 왜곡 현상과 여당의 분열이 가져온 효과도 경시할 수 없다. 때문에 단순다수제와 비례대표제 선거를 동시에 분석해야 이 번 선거의 의미를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도 지난 2004년 총선에 비해서는 줄어들었지만, 제3회 지방선거인 2002년 선거와 비교해 보면 오히려 상승했으며 그 상승하는 경향도 지역에 따라 동일한 추세를 지속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인물 효과와 향토성 투표 및 전국적 이슈와 지방적 이슈의 차이를 감안할 때 총선과 지방선거의 단순 비교는 제3변수를 통제할 수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동일한 수준의 선거인 지방선거를 비교함으로써 투표 경향에 대한 올바른 분석을 담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글은 제4회 지방선거에 대해 단순다수제와 비례대표제의 선거 결과를 역대 지방선거와 비교해 균형 있게 파악하면서 선거 결과를 좌우한 주요 요인과 의미를 고찰하고자 한다. 우선 이번 지방선거 정국의 특징을 밝힘으로써 선거 결과 분석과 전망의 배경을 제시한 후, 이를 토대로 주요 선거 결과를 분석할 것이다. 해석의 주요 내용은 선거 이후 가장 크게 회자되는, 열린우리당의 참패 원인과 민주노동당의 전망이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나라당의 승리 원인이 함께 밝혀질 것이며, 새로운 화두인 이념정당과 계급/계층 균열의 전망도 함께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Ⅱ. 2006년 지방선거 정국의 특징:
투표참여율 저조와 사회양극화 심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고 제4회 지방선거가 치러지기까지 한국의 사회경제적 환경과 정치적 배경은 지속되는 정치 스캔들과 개혁정치의 실종에 따른 투표참여율의 하락과 소득불평등 및 사회 양극화의 심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노무현 정부는 과거 어느 때보다 정치 개혁과 서민경제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정치는 인기 위주로 흘러가 ‘포퓰리스트적 정치’라거나 ‘무능한 정치’라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도 했으며, ‘서민경제 살리기’는 야당의 구호가 되기까지 했다. 사실 노무현 정부 초기의 통계들은 개혁 정치의 인기와 경제생활의 안정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후기로 갈수록 여러 지표들은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우선 투표참여율의 변화를 보면, 지난 2004년 총선에서 약간의 증가세를 보였을 뿐 민주화 이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다(<그림 1> 참조). 지방선거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나타나,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68.4%였던 투표율은 지난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8.9%에 머물렀다. 다행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약 2.7% 포인트 증가한 51.6%를 기록해 노무현 정부 들어 국회의선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모두 투표율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2002년 총선이나 2006년 지방선거 모두 특이한 바람이나 사건이 발생하여 투표율 증가를 가능케 했을 뿐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희대의 사건이 있었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중앙선관위도 50% 이하의 투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따라서 두 선거에서 나타난 소폭의 투표율 상승은 국민들의 정치관심도 제고의 결과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투표참여율 하락 현상은 심화되는 계층간 격차와 갈등에 대한 정치적 무관심과 무능력에 대한 혐오증이라고 불 수 있다. 실제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득불평등 지수인 지니계수는 1990년대 초반 하향세를 보이다가 중후반으로 들면서 다시 악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지니계수가 1.0에 가까울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됨을 뜻하며, 0.4 이상이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의미한다. 1990년대 한국의 경제발전과 구조조정의 결과는 빈부격차의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노무현 정부 출범을 전후하여 도시근로자 가구의 지니계수는 다시 낮아져 2001년 0.319에서 2003년에는 0.306으로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집권 1년째인 2003년부터 도시근로자 가구 지니계수는 다시 악화되기 시작하여 0.310으로 올라갔으며, 비농어가 전 가구의 지니 계수는 더욱 높아 0.341에서 0.344로 높아졌다. 한국의 농어촌 현실을 볼 때 농어촌 가구를 포함시키면 상황은 더욱 열악할 것이다. 더욱이 농산물 개방이 추진되면서 한미FTA 체결까지 눈앞에 두고 있는 현재 농어민들의 표심은 적지 않게 동요하고 있다.


2003년에 다소 완화된 수치도 달리 해석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의 정책이 실시된 후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에 결과가 나타난다고 볼 때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연도인 2003년의 수치들은 노무현 정부의 정책적 결과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현 정부의 정책을 평가하려면 2004년도 이후의 수치를 기준으로 해야 할 것이다.
주관적 계층의식의 변화도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그림 3>을 보면, 2003년도에 스스로 중간층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56.2%이고 하층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42.4%였다. 이것은 1999년에 비해 중간층은 1.3% 포인트 증가했고 하층은 1.6% 포인트 하락하여 1994년에 비해 악화되었던 주관적 계층의식이 다시 개선되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조사한 <그림 4>를 보면 노무현 정부 시기에 이 수치는 다시 악화되어 2003년도와 2005년 사이 스스로 하층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은 2% 포인트 높아져 25%가 되었고 중간층과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각각 1% 포인트씩 하락하였다. 특히 투표 경향과 주관적 계층의식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지수는 이번 선거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 노무현 정부 시기 사회양극화의 현상은 실업률과 비정규직 증가 추이에서도 나타난다. 실업률에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직후 놀라운 속도로 개선되어 1998년 7.1%에서 2002년에는 3.1%까지 내려갔다(<그림 5> 참조). 그러나 그 이후에는 다시 증가하여 2005년 3.7%까지 상승했다. 비정규직의 추세도 유사하다. 2000년 58.4%에서 2003년 55.4%로 하락했던 비정규직이 2005년도에서 다시 56.1%로 상승한 것이다. 구체적인 노동자 수를 보면 2001년 737만 명이었던 비정규직이 2005년에는 무려 100만 명 이상이 증가하여 약 840만 명을 헤아린다. 김유선, 2004,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서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http://www. 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2005110 2091808&s_menu=사회(검색일: 2006년 6월 1일).


더욱이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시작한 1999년도부터 실업률이 큰 폭의 회복 추세로 돌아섰는데, 이와 동일한 시기에 비정규직이 급격하게 상승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잇다. IMF 외환위기 극복 이후 실업률의 해소는 비정규직 급증에 기인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제는 이미 비정규직이 절반이 넘음으로써 비정규직 확대로서도 실업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비정규직 증가와 실업률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 정부는 농산물 개방을 통해 농어민들에게 한 것처럼 비정규직 악법을 제정함으로써 노동자 유권자들에게 자충수를 두려 하고 있다. 더욱이 IMF가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비정규직을 양산한 것처럼 한미FTA 체결도 농어촌 피폐뿐만 아니라 또다시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비정규직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Ⅲ. 정당별 투표: 여당 분열, 지역주의 잔존,
선거제도상 왜곡 효과, 정부 심판의 4중주

각급 단체장 선거에서 정당별 투표경향은 광역단체와 기초단체에서 다른 양상을 보인다.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역사적으로 항상 한나라당(1995년 민자당)이 우세했던 반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했던 1995년 및 1998년과 달리 2002년과 2006년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역전을 했다. 특히 2002년 선거에서는 자민련이 크게 약화되고 민주노동당이 선전함으로써 3김에 의한 지역구도가 무너지기 시작한 선거였다. 안청시 외, 2002, 『6ㆍ13 지방선거 평가』, 서울: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45쪽 참조.
그러나 지역구도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당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양대 지역구도가 다시 강화되면서 민주당의 호남 지역주의가 당시 대통령 아들들의 병역비리와 관련해 정부에 대한 심판의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 표 1> 각급 단체장 선거 결과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06년 선거에서도 정부에 대한 심판과 호남 지역주의 고립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관계를 보면, 한나라당의 압승과 열린우리당의 참패를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열린우리당 21석과 민주당 19석을 합하면 2002년 민주당 44석에 비해 4석이 더 많은 반면, 한나라당은 2002년에 비해 추가한 것은 광역단체장 1명과 기초단체장 19명(의석 점유율 8.8% 포인트 상승)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6년 지방선거는 정부에 대한 비판성뿐만 아니라 지역주의가 일정하게 지속되는 가운데 여당의 분리에 따른 효과도 컸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역대 선거의 흐름을 볼 때 두드러지는 현상은 무소속 당선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독주로 이어가기도 하지만 지방선거의 경향은 점차 양당 혹은 3개 정당 중심의 정당정치가 확립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표 2> 참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2006년 득표율을 합하면 2002년 민주당 득표율보다 3.9% 포인트 높은 반면, 한나라당의 득표율은 2002년에 비해 불과 0.3% 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기타 군소 정당들의 득표율은 모두 감소했다. 역시 양당 혹은 3개 정당 중심의 구도가 잡혀가는 양상이다. 그러나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여러 정당들 중 민주노동당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표 2> 광역의회 비례대표 득표율(%)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역주의 투표 경향의 지속은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표 3> 참조). 국민중심당과 민주당 및 한나라당의 지역별 텃밭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지역색을 버리고 민주노동당이 선전하면서 전체적으로 지역주의 구도는 전에 비해 약화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정병기, 2004, “17대 총선의 의미와 한국 정당체제의 변화 전망,” 『현장에서 미래를』제100호, 180-195쪽 참조.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에 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므로 지역주의 구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히는 것은 어렵지만 민주노동당의 효과가 지역구도를 잠식해 가고 있음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라도 지역의 경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율을 합하면 2002년보다 많이 높아졌지만,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율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표 3> 2006년 지방선거 광역의회 비례대표 득표율(%)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한편 비례대표 선거와 다수대표 선거를 비교해 보면 또 다른 사실이 하나 발견된다. 비례대표 선거결과인 <표 2>와 다수대표 선거결과인 <표 1>을 비교해 보자. 한나라당은 52.8%의 비례대표 득표율로 광역단체장 75%, 기초단체장 69.1%를 차지한 반면, 비례대표 득표율 21.2%를 얻은 열린우리당은 광역단체장 8.3%, 기초단체장 9.1%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게다가 비례대표 득표율 11.8%를 얻은 민주노동당은 한 명의 단체장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따라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은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결과라기보다 단순다수 선거제도의 왜곡현상에 기인하는 바가 더 크다. 여기에 투표참여율 51.6%를 감안하면 한나라당은 전체 유권자들의 약 25%를 조금 넘는 지지율로 지방정권을 독차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IV. 계급/계층 균열: 민주노동당 지지표를 중심으로

계급/계층별 투표 경향은 노동자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노동당 지지표를 중심으로 고찰한다. 현재 한국의 계급/계층별 투표경향도 투표자 개인이 속한 사회경제적 집단보다 지역 정체성에 따라 더 크게 구분되므로 여기에서도 지역성 투표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정병기, 2003, “16대 대선과 계급/계층 균열: 양대 정당 후보 지지표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지지표 분석을 중심으로,” 김세균 편, 『16대 대선의 선거과정과 의의』, 서울: 서울대학교 출판부, 133-156 참조. 사회경제적 계층 구분에 따른 분석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나 아직 충분한 자료가 축적되지 않아 지역성 투표와의 관계 분석에 한정한다.

2002년 16대 대선을 계급/계층 균열 정착의 가능성을 연 정초선거라고 한다면, 2004년 17대 총선은 민주노동당의 의회진입으로 인해 계급/계층 균열이 제도권 내에 가시화된 중대선거였으며, 정병기(2004).
2006년 지방선거는 민주노동당의 약진을 통해 계급/계층 균열이 완만하게 성장해간 선거라고 할 수 있다. <그림 7>은 2002년과 2006년의 광역의회 비례대표 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노동당 지지율을 비교한 것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비록 단체장을 배출하지는 못했지만, 비례대표 선거에서 2002년 지방선거에 비해 3.7% 포인트의 지지율을 제고했다(수치는 <표 3>도 참조).
<그림 7>의 계산은 이전 선거와 비교한 득표율 변화를 더 명확하게 표기하기 위해, 2006년 득표율에서 2002년 득표율을 뺀 다음 2002년 득표율로 나눈 것이다. 이 계산에 따르면, 민주노동당의 득표율이 가장 크게 신장된 지역은 인천지역으로 2006년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2002년 득표율의 1.2배를 더 얻었다. 경북과 경남 지역에서도 각각 한 배씩 득표율이 상승했으며, 경기, 충남, 제주 지역에서도 약 0.9배 올라갔다.

반면 울산과 전남 지역에서는 각각 2002년도 득표율의 10%와 20%씩 하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그 밖에 근소한 상승세를 보인 지역은 광주(10%), 부산(20%), 대전(20%), 전북(20%) 지역이며,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인 지역은 대구(70%), 충북(70%), 서울(60%) 지역이었다.
<그림 7>을 <그림 8>과 비교해 보면, 득표율이 감소하거나 상승폭이 낮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았던 지역이며, 반대로 득표율이 큰 폭으로 신장된 지역은 지지율이 낮은 지역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2년도에 상대적으로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높았던 지역은 울산(2002년 28.7%, 2006년 -0.1배), 전남(15.0%, -0.2배), 광주(14.8%, +0.1배), 전북(12.8%, +0.2배)이었는데, 이 지역들은 2006년 선거에서 득표율이 하락하거나 상승폭이 가장 미미한 지역에 속했다. 반면 경북(2002년 4.5%, 2006년 +1.0배), 충남(4.5%, 0.9배), 대구(5.2%, +0.7배), 경기(5.8%, +0.9배), 서울(2002년 6.1%, 2006년 +0.6배), 인천(6.3%, +1.2배) 지역은 2002년도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가장 낮았던 지역으로 2006년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지역이었다.

이러한 상반되는 현상은 2002년 대선과 지방선거 및2004년 총선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정병기의 글 2002, 2004 참조.
2002년 지방선거에 비해 가장 큰 폭의 신장율을 보인 지역은 순서대로 경북(1.6배 증가), 인천(1.4배), 경기와 충남(1.3배)으로서, 당 해 선거에서는 모두 평균이하의 득표율을 보였던 곳이다. 반면, 하락세를 보인 지역은 전남(-0.3배), 울산(-0.2배), 광주와 전북(-0.1배)으로 지방선거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였던 지역들이었다. 이 지역들은 또한 울산을 제외하면, 15대와 16대 대선의 증가율 면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지역(전남과 광주)이거나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지역(전북)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노동자정당이라는 진보성이 기성정당의 지역주의와 대립될 뿐만 아니라 울산과 같은 노동자 밀집 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진보성이라는 보편적 성향이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특이한 현상은 이른바 지역주의가 강력한 호남지역에서 진보 정당인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 점은 한국의 지역주의와 계급/계층 균열의 관계를 설명하는 관건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는 지역주의 문제와 관련해 열린우리당에 대한 호남주민들의 매우 높은 지지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와도 연관된다.
지역주의 문제를 가장 중시하는 입장은,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고 호남의 지역주의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취약한 민주당보다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하는 비판적 지지를 강조할 것이다. 그러나 외교안보문제나 반공이데올로기 및 반독재투쟁에서 호남주민들의 상대적 진보성은 이미 밝혀진 바 있다. 강원택, 2002, “유권자의 정치이념과 16대 총선: 지역 균열과 이념 균열의 중첩?.” 『한국의 선거 IV』, 서울: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99-132쪽 참조.
16대 대선과 17대 총선뿐만 아니라 2006년 지방선거(전북 39.7%, 광주 28.4%, 전남 22.9%)에서도 나타난 호남주민들의 노무현 및 열린우리당 지지는 이러한 진보성이 표출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강원택은 영남과 호남간의 이념 평균의 차이는 일정하게 존재하나 그것은 호남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정책을 펴는 김대중과 민주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나타난 진보성에 불과하다고 한다(강원택, 2004, “탄핵정국과 17대 총선.” 한국정치학회 총선분석특별학술회의 발표논문(4월 22일)도 참조). 그렇다면 호남주민들의 상대적 진보성은 김대중이라는 인물에 대한 지지에 반영되고 또 그것을 통해 굴절된 지역주의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것은 지역주의의 약화를 인정하는 이 입장 자신들의 논리와 모순을 일으킨다.
과거 반독재 투쟁에서 김대중이라는 인물적 상징효과로 표출되었던 지역주의가 김대중의 민주주의적 진보성향과 일치함으로써 진보로 보인 것이었다면, 민주화 이후 이러한 성향은 바로 반독재 투쟁의 지역사적 경험을 통해 학습되고 내화됨으로써 새로운 개혁적 진보성향으로 전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호남주민들의 새로운 개혁적 진보성은 바로 그러한 경험적 요인으로 인해 또 다른 역설을 불러오기도 한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월등히 높았고 16대 대선에서도 괄목상대할 정도로 증가했으며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이어지는 호남주민들의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보여주듯이 그들의 진보성은 일부 계급/계층적 진보성으로 전화하기도 하였다. <그림 7>에서 본 것처럼 호남주민들의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2002년에 비해 일정한 포인트씩 하락하기도 했으나, <그림 8>에서 보면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도시인 광주에서는 여전히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2006년에 더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민주화 운동이 격했던 만큼 계급적 진보 성향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높은 지역이라 할 수 있다.


V. 결론

갖가지 스캔들과 대내외적으로 혼란한 정국에서 치러진 제4회 지방선거는 그 배경의 복잡함 만큼이나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각급 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대부분 싹쓸이를 하고 열린우리당은 ‘밀린당’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지도부의 공백을 가져왔다. 민주노동당도 의도한 만큼의 득표율을 얻지 못했고 지난 총선에 비해 실표한 것에 부심하는 듯하다. 민주당의 선전과 영남 지역의 표심을 보면 아직 지역주의 구도가 잔존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지표들은 노무현 정부 정책의 실패를 증명하며 투표참여율의 저조도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장기적 회의를 시사하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분명 여당의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압승은 평가성 투표에 따른 반사효과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단순다수 선거제도의 왜곡현상에 기인하는 바도 매우 크다. 약 50%를 조금 넘는 지지율을 얻은 한나라당이 70%를 넘는 단체장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또한 2002년 지방선거와 비교해 볼 때 열린우리당의 실표는 민주당과의 분리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게 받았다. 2006년 선거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득표율을 합하면 2002년 선거 때보다 대부분 높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민주노동당의 경우도 선거제도의 질곡에 빠진 것은 마찬가지이다. 단순다수제의 왜곡으로 인해 비록 단체장을 배출하지는 못했지만, 광역의회 비례대표 선거를 보면 득표율은 오히려 2002년에 비해 적지 않게 신장되었다. 더욱이 호남의 진보성에 기반해 이 지역에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정당으로서 이미 고른 득표율을 보이기 시작했다. 소수정당이 특히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주의 정당일 때 가능하다. 때문에 각급 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과 마찬가지로 전국정당으로서 당연히 불리한 경쟁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단순다수제와 비례대표제를 함께 고찰하면서 역대 선거와 비교해 볼 때, 2006년 지방선거는 지역주의 구도가 일정하게 지속되면서도 여당의 분리에 따른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의 약진을 통해 미미하게나마 전국정당과 계급/계층 구도의 가능성을 높인 선거였다고 할 수 있다.


<참고 문헌>

강원택, 2002, “유권자의 정치이념과 16대 총선: 지역 균열과 이념 균열의 중첩?.” 『한국의 선거 IV』, 서울: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99-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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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 cle.asp?article_num=20051102091808&s_menu=사회(검색일: 2006년 6월 1일).